GAC-FCA
2010년 3월 9일 중국 GAC와 스탤란티스의 전신인 FCA가 각각 50:50 지분투자로 설립한 GAC-FCA가 8일 최종 파산 신청을 중국 후난성 창사 중급인민법원에 제기했다.
GAC-FCA합작 법인의 총 투자액은 170억 위안(한화 약 3조 2,640억 원)이며 재정위기가 시작된 2022년 이후 3년만에 파산했다. GAC-FCA 초기 사업모델은 FCA의 모델들을 현지화해 중국에서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피아트의 비아지오, 프리몬트, 브라보 등을 중국 창사공장에서 생산했으며 2012년 6월 첫 해에는 비아지오가 9,104대를 판매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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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지프 브랜드도 투입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2016년 GAC-FCA의 판매량은 14만 6,400대로 전년 대비 270.84% 증가했다. 2017년에는 20만 5,200대로 전년 대비 57% 증가하며 당시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합작 자동차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GAC-FCA의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해 판매량은 125,100대로 전년 대비 38.99%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2019년에도 이어졌다. 2020년에는 판매량이 73,900대로 더욱 감소했고, 2021년에는 2만100대로 급감했다.
판매감소가 이어지자 스탤란티스 그룹과 GAC는 2020년 7월에 각각 10억 위안 및 30억 위안을 투자해 회생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투자가 악수가 됐다. 투자 이후에도 중국 GAC와 스탤란티스 그룹의 합작 법인 모델은 그다지 효과적인 판매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2022년에는 스탤란티스가 지분 50%를 75%까지 늘리는 계획을 발표하자 GAC가 무단결정이라며 반발하기 시작했고 이후 서로 비방전이 이어졌다.
GAC-FCA
GAC는 스탤란티스를 향해 “노력 없이 이기려 한다”고 비난했고, 스탤란티스 그룹은 합작 법인의 해지를 논의 없이 발표해 버렸다. 2022년 말에는 스탤란티스 그룹이 입은 손해에도 불구하고 지프 브랜드를 유지하며 중국산 모델없이 수입차 사업만 유지하겠다는 붕괴의 전조를 내비쳤다.
결국 냉랭하게 식어버린 두 회사의 관계는 물밑 논의도 없이 지난 8일 최종 파산 신청을 하고 말았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그간 내연기관차 시대에 서구 자동차 회사들과 막대한 기술격차를 인정하고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선진 기술’ 두 양자의 거래라는 길을 선택했었다. FAW-폭스바겐, 창안스즈키, SAIC-GM 등 수많은 합작 자동차 회사가 태동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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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 회사의 본질은 중국 외 외국 회사가 기술과 제품, 브랜드를 중국시장에 도입하고 중국은 마케팅과 생산에 집중하는 형태다. 이 모델은 중국 자동차 산업 가치사슬의 근간이 됐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해외 및 합작 브랜드들과 경쟁구도를 만드는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주류 합작 회사들의 점유율이 각각 51.1%, 45.6%, 39.5%, 34.5%, 27.5%으로 떨어지면서 표면화됐다.
더불어 배당금도 중국 외로 빠져나가기 보다는 중국 내부로 안착되는 금액이 늘어났다. GAC-FCA 합작법인 파산은 중국에선 놀라운 일이 아니다. 스즈키, 르노, 아큐라, 포드, 푸조, 시트로엥, 베이징 현대, 동풍 웨다 기아 등등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적어도 중국에서 합작투자의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