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테슬라 예비 구매자들에게 새로운 모델 Y 7인승 모델에 대한 안내가 일괄 배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시판 중인 테슬라 모델 Y는 5인승 모델로 북미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유행중인 3열이 없다. 하지만 이번 테슬라 모델Y 7인승은 3열 옵션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테슬라측은 이에 대한 온라인 홍보 문구로 “장거리 주행, 최대 7인승, 모든 사람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라는 점을 기재해 예비 구매자들에게 전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테슬라 모델 Y는 최초 기획 단계에서부터 7인승 모델에 대한 암시를 남겼었다. 주행거리 연장 혹은 축거 연장형인 일명 테슬라 모델 Y 롱휠베이스로도 불렸는데, 넉넉한 뒷좌석을 선호하는 구매자들에게는 안성맞춤형 차로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테슬라 모델 Y의 형태가 현행 모델 Y의 쿠페형 SUV로는 7인승을 구현할 수 없어 뒷 부분에 상당한 변화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는 점. 북미 자동차전문매체들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 7인승 생산은 5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곧 출시가 임박한 상태인데, 이를 안내하는 온라인 홍보가 시작된 것을 보면 확실히 이 차의 데뷔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7인승 SUV에 대한 전기차 부문의 수요는 중국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커와 니오는 이미 캡틴 체어가 포함된 전기 SUV에 7개 이상 좌석을 집어넣었다. 샤오미 역시 다음달 YU7의 소비자 인도를 시작할 예정인 상태다.
국내 시장 판매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테슬라의 인기는 우리나라 데뷔 후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수입차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했을 정도. 이런 인기라면 중국을 감안하지 않고도 국내 출시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12일 카이즈유가 발표한 중고차 등록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5월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총 18만 855대로 4월보다 9.1%, 전년 4월대비 무려 11.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로 잘 팔리는 모델은 국산 승용차는 주료 경차가, 수입차는 중형 세단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5년 5월 국내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올해 2월과 3월 각각 소폭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월의 경우 중고차 판매가 가장 적다는 1월 17만 5천대가 팔린 것보다 조금 더 많은 18만대가 팔렸다.
신차급 중고차
중고차 시세 하락세와 더불어 판매도 부진한 데에는 승용차와 상용차 모두 해당한다. 특히 생계형 차종으로 일컫는 상용차의 경우 전월 대비 14.6%나 감소해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고차 침체기는 국산과 수입을 가리지 않는데, 지난해 판매세가 거의 없어 통계적 의미가 없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모든 모델의 중고차 거래대수가 최대 26%까지 감소한 수준이다.
중고차 실거래대수가 이처럼 크게 줄어든 데에는 2025년 불경기가 심각해진 것도 문제지만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한 몫을 차지한다. 아직 5월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2025년 4월까지 중고차 수출대수는 29만 6,704대 이상으로 전년 동기의 2.1배 수준이다. 특히 올해 4월의 경우 무려 8만대라는 역대 최대 대수가 거래됐다. 거래 금액으로 보면 1.1조 원까지 증가했다.
중고차 수출단지 (DT옥션 제공)
종합하면 중고차 실거래 대수가 크게 줄어든 데에는 불경기로 지갑을 닫는 소매 판매가 줄었고, 차를 소유한 중고차 거래 딜러들 역시 소매보다는 중고차 수출로 물량을 덜어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탄핵 정국 마무리 이후 대선이 치러지고 이후 경기 흐름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중고차 시장에 반영되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 중고차 실거래 대수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산 승용차 모델은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 기아 뉴 레이가 주요 거래 모델로 순위권에 들었고, 수입차는 벤츠 E클래스, 7세대 BMW 5시리즈, 6세대 BMW 5시리즈가 각각 많은 거래대수를 보였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 TGR)은 6월 11일 액체수소(LH2)를 연료로 하는 테스트카 GR LH2 레이싱 콘셉트를 최초 공개했다.
토요타는 일본 슈퍼 내구 시리즈를 포함한 모터스포츠의 환경에서 수소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2023년에는 수소 엔진 카롤라를 르망의 무대에서 시연 주행한 것 외에, 향후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수소 카테고리를 상정해, 수소 엔진을 탑재한 콘셉트카 GR H2 레이싱 콘셉트를 선보인 것.
GR LH2 Racing Concept
이번 콘셉트카는 기술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액체수소를 연료로 하는 GR LH2 콘셉트를 새로운 단계로 선보였다. 이 테스트카는 6월 11일~15일에 걸쳐 제93회 르망 24시간 레이스가 개최되는 프랑스 르망의 사르트 서킷 내에 있는 프랑스 서부 자동차 클럽(Automobile Club de l'Ouest : ACO)이 설치하는 H2 빌리지에서 전시된다.
GR LH2 Racing Concept
GR LH2 레이싱 콘셉트는, 현재 FIA 세계 내구 선수권(WEC)에서 활약하는 GR010 하이브리드를 기본으로 개발했다. 향후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토요타의 수소 기술과 인프라의 지속적인 개발을 담당함과 동시에 모터스포츠에 대한 도전을 통한 수소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한 목표다.
포르쉐의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 여러 트림 중 가장 낭만적인 이름이 존재한다. 바로 ‘타르가’다. 1965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포르쉐 911 타르가는 카브리올레도 아니고 쿠페도. 세단도 아니다.
타르가는 독특한 형태를 가졌다. 카브리오레처럼 오픈형 루프를 가지고도 고정 안전 장치와 롤바를 탑재해 전복 시에도 운전자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형태기 때문이다.
최초의 타르가는 1965년 포르쉐 356 카브리오레의 변형으로부터 시작했다. 356 카브리올레를 대신할 오픈 톱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이 유형의 자동차 수요가 크게 치솟았다.
다만 ‘오픈카’들은 차가 전복될 경우 위험을 마주해야했다. 오픈 톱 자동차는 전복 시 시트 뒤에 롤바가 튀어나오는 형태지만 소비자들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따라서 더 안전한 낭만을 즐기기 위한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곧 정부의 규제가 이어졌다.
포르쉐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묘수를 고안했다. B필러를 단단히 세운 세미 컨버터블 형태의 911이 그 주인공이었다. 타르가라는 이름은 포르쉐 작명법에 따라 1950년대 중반 시칠리아 도로 경주의 이름이었던 ‘타르가 플로리오’에서 착안했다. 당시 판매 책임자였던 하랄트 바그너가 카피라이팅을 고민하던 중 “그냥 타르가라 부르자!’는 제안이 있었던 것. 그렇게 1965년 8월 포르쉐는 타르가 콘셉트에 대해 특허를 출원, 1966년 가을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이런 도전은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왔다. 당시 오픈 톱 자동차가 가진 안전성과 스포츠성에서 핸디캡을 정면 돌파해낸 것이다. 게다가 911 타르가는 멋스러웠다. 그 인기에 힘입어 911 전체 판매량 중 40%가 타르가였을 정도다. 롤 바를 숨기는 방식을 연구하기 바쁘던 경쟁자들에게 보기 좋게 한 방 먹이는 순간이었다.
타르가 톱의 인기에 힘입어 포르쉐는 1960년대 후반 폭스바겐과 합작한 포르쉐 914를 비롯, 슈퍼카인 카레라 GT와 918 스파이더에도 타르가 옵션을 마련했다. 어느덧 타르가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후 타르가 톱은 소재와 개폐구조의 발전을 이뤘다. 특히 현재 타르가는 리어 글래스를 통 유리로 제작해 시원한 개방감을 자랑한다. 게다가 버튼을 한번 누르는 것만으로 커다란 리어 글래스가 열리고 톱을 트렁크에 수납할 수 있는 전동 개폐 기능도 제공한다. 이때 작동하는 모습이 마치 트랜스포머 변신 장면을 연상케 할 정도로 멋져 이에 반하는 팬이 있을 정도다.
이렇듯 타르가는 단순한 바디 스타일을 넘어, 시대의 요구에 맞춘 창의적 해법이었다. 기술과 낭만의 균형을 완성한 상징적인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 즉, 타르가는 911 라인업 중 가장 우아하게 바람을 맞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열림’의 진짜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테슬라의 가장 오래된 모델이자 맏형인 모델 S가 소소한 업데이트를 감행하고 돌아온다. 2011년 출시 이후 큰 변화없이 이어온 이 플래그십 세단으로선 이번 변화가 이색적이다.
테슬라 모델 S
2026년형으로 돌아온 테슬라 모델 S는 외관상 거의 변화가 없다. ‘성공한 디자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업계의 정설을 반영한 듯 하다. 다만 자세히 보면 어딘지 모를 변화 포인트가 눈에 띈다. 우선 램프류의 내부 디자인이 다소 변했다. 램프 형태보다는 디자인 그래픽을 바꾼 것. 아울러 플래드 모델은 전면 범퍼와 공기 흡입구 디자인도 소소한 변화를 줬다.
테슬라 모델 S
테슬라 모델 S
무엇보다 큰 디자인 변화는 휠이다. 기존보다는 더 넓은 면적으로 휠의 디자인을 공기역학적으로 개선한 것이 눈에 띈다. 색상은 새롭게 프로스트 블루가 추가됐고, 이 색상은 2,500달러를 추가해야 반영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 S
눈에 잘 띄지 않는 변경도 주목할 만 한데, 서스펜션 부싱을 개선해 승차감을 더 부드럽게 바꿨고 실내는 풍절음과 노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더 치밀하게 조정했다. 주행거리는 약간이지만 5~10마일(8~16km) 가량 늘었다. 가격은 주행거리보다 더 올랐다. 아직 국내 판매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북미 기준으로는 모델 S AWD가 8만 6,6,30달러, 모델 S 플래드가 10만 1,630달러 부터다.
테슬라 모델 S
테슬라 모델 S의 이번 변경은 차세대 모델이 언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데이트를 통해 상품성 개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신형이라 평가하기엔 어렵지만 일부 장치를 변경함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이다.
KG모빌리티의 야심작 토레스는 쌍용차 시절 출시한 이후 줄곧 브랜드 전체를 관통하는 모델이 됐다. KG모빌리티 가운데 가장 많은 팔리는 데다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모두 가지치기의 근원 모델임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자동차의 주류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담은 KG 모빌리티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높은 디자인 완성도와 이 차급의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경제성을 극한까지 추구한 모델이다. 외관상 기존 엔진차와 내외부에서 다른 점은 휠 디자인 하나 뿐 이지만 시승을 해보면 기존 토레스와는 전혀 다른 차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향상된 실력을 발휘한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먼저 KGM 토레스 내연기관차의 경우 4기통 가솔린 엔진에 아이신제 6단 변속기를 맞물려 그럭저럭 쓸만한 차였다. 달리는 성능은 내세울 것이 없어도 출중한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차였다. KG 모빌리티로 주인이 바뀌고 8단 변속기로 변속기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최근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로 돌아온 것.
우선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1.5L 가솔린 터보 엔진에 직병렬식 2개의 전기모터를 반영해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전기모터가 130kw급으로 강하고 배터리는 1.83kw 급으로 키워 웬만하면 엔진보다는 전기모터로 차를 밀어낸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모두 BYD로부터 공급받은 것으로 최근 KGM은 중국향이 물씬 묻어나는 MOU를 심심치 않게 전략화하고 있는 데 기인한 것이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중국발 기술력이라는 것이 안심할 만한 숙성의 시간을 갖진 못했지만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느낀 만족감은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다.
우선 시동을 걸기에 아무런 저항감이 없을 정도로 스르륵 켜지고 50km/h 이상까지 전기차 모드로만 주행할 정도로 엔진이 깨어나는 법이 없다.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시스템 3단계 조절로 운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할 뿐 아니라 다양한 주행모드까지 갖춰 조작하는 재미를 느끼게 만든다. 또 이전 액티언을 시승할 때 느꼈던 중저속에서 단절되는 듯한 가속력 그리고 고속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등은 이번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에선 상당히 절제되고 매끈하게 다듬어진 성능을 보여줬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전기차 배터리를 뒷좌석 시트 하단에 배치했는데, 역시 차축 안쪽에 배치해 운동성능을 저해할 만한 무게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묵직하면서도 회전구간에서 상당한 속도까지 중립적인 스티어링 감각을 발휘한다. KGM은 이 차를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라고 표현한다. 이런 데에는 그들 스스로 중저속에서 전기차 주행모드가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도 더 길기 때문이다. 엔진이 전기모터로부터 구동력을 보조받는다기 보다는 저속에선 그저 전기차로, 중고속에선 엔진 출력이 구동력의 상당 부분을 채운다. 하이브리드는 전기모드 영역이 크면 클수록 경제적이다. 그만큼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경제성을 추구한 모델이고 실제 경제적이었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경쟁차는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 르노 그랑콜레오스 하이브리드까지 걸쳐 있다. 이 가운데 경쟁력이라고 하면 분명 전기 주행시간이 길다는 것일 터. 주행간 소음이나 충격 상쇄력도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KGM에 따르면 승차감 향상을 위해 엔진룸이나 엔진커버, 펜더 내 흡차음 소재를 개선하고 타이어의 로드 노이즈와 공명음 감소를 최소화 한 탓이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저속에서 휠 스핀이 자주 나고 언덕길에서 전륜 추진력 배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동력 측면에서도 손볼 곳은 있다. 선형적인 제동력이 이루어진다기 보다 초반에 급격하게 제동력이 나오고 이후엔 제동력이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핸들링 역시 정밀하고 민첩하게 작동하는 느낌보다는 약간 허술했다. 시승 내내 지금보다는 이런 자잘한 단점들이 보완된 연식변경 이후 모델을 더 살펴보고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반자율 주행을 위한 표준 장비는 만족스러웠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및 첨단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 딥컨트롤(Deep Control) 작동 감각은 신속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아울러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이나 각종 경고시스템도 즉각적이고 실용적인 쓰임새를 보여줬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의 차세대 통합 UX 플랫폼 ‘아테나 2.0’도 쓰임새가 좋았는데, 메뉴 배치나 아이콘의 직관성, 미러링 성능과 AI 지원요소는 이 차급에선 보기 드문 성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같은 면적의 KGM 링크 내비게이션을 하나로 연결한 파노라믹 스타일 디스플레이는 최신형 모델을 누리고 있다는 산뜻함이 있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판매가격도 T5가 3,140만 원, T7이 3,635만 원인데 다분히 경쟁자를 의식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용기를 낼 만할 터. 이 차를 경험한 여러 자동차 전문매체들도 ‘KGM의 중심이 토레스라면 토레스의 주인공은 토레스 하이브리드’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동의한다. 당분간 이 차는 KGM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차가 될 것이다.
1950년대 대단한 인기를 모은 메르세데스 벤츠 300 SL은 이제 두가지 스포츠 GT카로 변화했다. 이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스포츠카로 트랙에 최적화된 모델은 단연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다. 그리고 이 차를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시승했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은 2015년 국내 데뷔 후 지난 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2세대로 돌아온 메르세데스-AMG의 정통 GT카다. 메르세데스-AMG SL이 같은 GT카 계열에서도 조금 더 럭셔리하고 과시적인 성향을 띄는 모델이라면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는 트랙에 최적화한 섀시 튜닝과 공력 성능을 강화하는 등 경쟁적 성향이 더 강하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는 2세대로 진화하면서 전후와 앞뒤 폭이 커졌다.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클래식 라인은 긴 후드와 짧은 트렁크 리드 그리고 붕긋하게 올랐다가 뚝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그대로. 하지만 주행장비 측면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액티브 롤 스테빌라이제이션, 리어 액슬 스티어링, AMG 전용 엔진 마운트 등인데, 특히 4매틱+는 시승 내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의 변화 포인트는 또한 실내에 있다. 좌우폭이 넓어져 과거 좁다란 느낌이 없다. 또 2열 공간도 새롭게 커졌다. 정통 스포츠 GT카 마니아들에겐 질색할 요소다. 하지만 최근 포르쉐도 같은 방향성으로 2열 공간 크기를 키웠다. 물론 실제 앉아보면 177cm인 보통 체격의 남자가 앉을 수 없는 공간이다. 트렁크 공간도 675리터로 1세대와 비교하면 2배나 넓다. “이 정도면 쓸만한데?”라고 말할 정도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21인치까지 키운 휠은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로 접지력을 키웠고, AMG 레터링을 브레이크 캘리퍼에 새겨 오너의 자부심을 한껏 키운다. 전후 펜더의 볼륨감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다. 특히 뒤편에서 볼 때 이 볼륨감은 그야말로 보는 맛이 대단하다. 리어뷰는 메르세데스-AMG가 최근 강조하는 일체감이 느껴지는 헤드램프와 리어범퍼 그리고 고속에서만 치켜드는 액티브 리어 윙까지 모두 조합되어 있다. 미적 그리고 기능적인 면모들이 한꺼번에 녹아 완성한 공학적 예술의 반열에 오른 차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이번 시승은 특별했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를 트랙에서 레이스 모드로 즐겨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스트럭터의 출발 신호는 머뭇거림이 없었다. 헬멧 쓰고 시트 맞췄으면 바로 트랙으로 돌진하라는 명령이다. 대시보드 위 엔진시동버튼을 누르니 V8 엔진이 눈을 뜬다. 낮고 강력한 배기 사운드는 이 차의 최고출력 476마력 그 이상의 감성적 매력을 발산한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이윽고 트랙에 들어서 1번 코너를 지나 용인 스피드웨이의 브릿지 하단부 직선 구간에서 최대토크 71.4kg.m을 풀어냈다. 머리가 아득해 질 정도로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의 가속력은 발군이다. 몸이 시트에 파 묻히는 듯 하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9초. 최고속은 295km/h를 낸다. 8개의 피스톤 밸리 안쪽엔 2개의 터보차저를 가지런히 뒀는데 랙은 아예 느껴지지 않는다. 향후 이 터보 배압을 늘려 476마력을 훨씬 상회하는 괴물로 다시 태어나리라.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11.9인치 인포테인먼트 패널과 스티어링 휠 안쪽에는 드라이브 모드를 고를 수 있다. 특별히 2랩째에서 레이스 모드를 눌렀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는 기다렸다는 듯이 배기음을 터트린다. 감속구간에서 팝콘 사운드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천상의 하모니. 두툼한 스티어링 휠을 꽉 쥔 채 그 시간을 아낌없이 즐겼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론치 에디션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과 11.9인치 화면 속 콘텐츠들은 건드려보지도 못했지만 괜찮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의 횡 이동간 내비친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의 효과, AMG 퍼포먼스 4매틱+의 쉴 새 없는 동작성능까지 확인했으니 말이다. 여기에 기대하지 않았다. 사이드 볼스터의 일체감 그리고 1mm의 페달 조작마저 눈치 채고 반응하는 성능까지.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짧지만 강렬했던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트랙 시승은 끝났다.
포르쉐 911의 헤리티지와 GTS 그리고 터보까지 이어지는 막강한 라인업과 맞대응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포르쉐 911이라는 ‘사기캐릭터’가 호락호락하지 않겠지만 메르세데스-AMG GT 55 4매틱+ 이 차 자체로도 트랙에선 부러울 것이 없었다.
1950년대 모터스포츠 부문을 휩쓸던 이탈리아 럭셔리 자동차 마세라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 막강한 럭셔리 스포츠카 메이커에게도 전동화 바람이 불었다. 순수 전기차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를 시승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브랜드 이름 마세라티는 누구나 알지만 그레칼레는 중형 SUV로 폴고레는 순수전기차의 뜻을 나타낸다는 건 이제 마세라티의 새로운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DNA를 바탕으로 스탤란티스로부터 수혈받은 전동화 부품을 잔뜩 장착하고 완전히 새로운 전동화 모델로 나타난 것이다.
섬세한 헤리티지 간직한 디자인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마세라티 그레칼레는 전 세계적인 SUV 대유행에 맞춰 등장한 중형 SUV로 전장 4,865mm, 전폭 1,980mm, 높이 1,655mm로 지난해 말 국내 처음 등장했었다. 이 차급의 경쟁모델로는 포르쉐 마칸과 아우디 SQ6 E-트론, 메르세데스 벤츠 EQE 500 등이 손꼽힌다. 경쟁모델 모두 브랜드 파워나 기술력 그리고 디자인 등 그야말로 거를 타선이 없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다. 마세라티는 고유의 이탈리안 럭셔리 프리미엄과 누구나 마세라티를 떠올릴 때 응당 떠오르는 화려한 주행감성이 키 포인트로 작용할 터.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우선 전체적인 디자인은 그야말로 화려한 마세라티의 자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모가 나지 않은 유선형 차체 디자인은 곳곳에 새겨 넣은 마세라티 레터링과 폴고레 그리고 엠블럼으로 시선의 흐름을 멈추게 만든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역시 매끄러우면서도 곡면의 풍만함을 최대한 살렸다. 전체적으로 보면 차가 작아 보이기도 하는데 전혀 작지 않다. 공기역학적 효율에 치중한 탓에 차체 전면 트렁크는 프렁크를 포기하면서까지 낮추고 뒷 유리는 크게 눕혔기 때문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마세라티 DNA를 강조하는 전륜 좌우 펜더 상단에 3개의 공기 토출구도 흔적도 남겼다. 그릴 전기차임에도 크게 뚫고 화려한 디테일을 추가했다. 중앙의 삼지창 엠블럼을 한껏 추켜 세우는 듯 했다. 뒷 범퍼 하단부에는 배기 파이프의 역할을 대신해 컬러 포인트를 둬 마찬가지로 전기차로 전환한 스스로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이런 부분들은 모두 내연기관차 시대 마세라티 유산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취지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인테리어는 사뭇 화려하다. 패브릭과 인조가죽을 기능적으로 배치한 시트는 불룩하게 솟은 좌우 볼스터가 운전자를 꽉 움켜쥐는 듯 조여 준다. 헤드레스트에 양각으로 새긴 마세라티 엠블럼도 보는 맛이 쏠쏠하다. 대시보드는 스탤란티스 산하로 흡수되며 큰 변화를 겪었는데, 전체적으로 미국적 색체가 강한 편이다. 기능 부품들이 오밀조밀하고 치밀하기 보다는 툭툭 무심하게 배치했다. 기어는 버튼으로 인포테인먼트 화면 하단에 넣었고, 중형 사이즈의 컵홀더는 2개를 센터에 배치했다. 꺾고 돌리는 물리적 기능을 넣기 보다는 터치나 음성 그리고 버튼을 주요 명령 전달방식으로 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각종 주행보조 시스템 등을 체험해 보니 그간 마세라티의 복잡하고 난해했던 이탈리아 고유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새삼 느꼈다. 쇠와 가죽 그리고 가솔린 냄새로 잠든 눈을 깨우던 마세라티는 이제 디지털 장비를 가득 싣고 달리는 컴퓨터가 된 셈이다.
목소리 잃어버린 이탈리안 테너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고백하자면… 마세라티의 사운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묵직하면서도 엔진회전수가 높아지면서 함께 울부짖는 배기음. 여기에 타이어가 도로를 짓이길 때 내지르는 소리와 어울려 퍼지는 화음은 심금을 울렸다. 그것은 메르세데스-AMG이나 BMW M 그리고 포르쉐 박서 엔진 파이프에서도 듣지 못하는 마세라티 고유의 것이다. 하지만 그레칼레 폴고레는 전기차. 전동화 시대의 마세라티는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205kw 급 전기모터 2개는 558ps를 낸다. 토크만 해도 무려 82.4kg.m으로 웬만한 중형차 2배를 맞먹는다. 전기차로서 주행거리는 333km를 갈 수 있다. 공차 중량은 2,540kg으로 마세라티로선 낯선 숫자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푹 잠기는 듯 시트는 포근하게 운전자를 감쌌다. 엔진은 없지만 엔진 스타트 버튼은 있었다. 이윽고 출발준비를 마치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곧장 튀어나갈 것 같이 가뿐하게 차체를 밀어냈다. 소리나 진동은 극히 억제한 고요함이 꾸준하게 이어졌다. 이내 곧바로 뻗은 도로에서 상당한 속도까지 이르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즉시 인상적인 점은 차체가 매우 가볍게 느껴진다는 것. 배터리를 바닥에 깔고 400V 아키텍처의 주요 부분이 하모니를 이루는 각종 부품들도 실었음에도 무게가 가뿐하다. 스티어링 휠 역시 사뿐하게 돌려나갈 수 있도록 보조하는 전기모터의 힘이 튼실했다. 제동 역시 가속과 마찬가지로 사뿐하게 밟아도 도로위에 차를 스르르 세운다. 전기모터의 힘이 타이어로 전달되기까지 힘과 시간 손실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에어 서스펜션, 2개의 고속 프로세서를 통한 차체 제어, 속도에 따라 가변적으로 바뀌는 GT모드와 스포츠모드, 오프로드 모드까지 이 차급에서 갖춰야 할 완벽한 수준의 것을 채웠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도로를 읽는 수준도 상당하다. 핸들링이 민첩한 탓이다. 전후 무게 배분이 이상적이라는 점 롤링과 피칭을 극적으로 억제해 운전자에게 불쾌함을 전달할 만한 것을 모두 지워버렸다. 섀시 튜닝도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듯 주행의 어느 한 순간에도 허둥대거나 출력을 끊어 속력을 줄이는 일도 없다. 회전구간에서 고속으로 차를 밀어 넣어도 전후륜 모두 이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를 놓치는 법이 없다. 진동-소음-충격을 억제하는 능력도 탁월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이성적으로는 납득이 가는 변화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마세라티가 해야 할 일은 다른 차원일 터. 스피커가 빚어낸 가상의 소리를 듣기 위한 시승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그레칼레 폴고레를 경험한 짧은 시승이었지만 그간 마세라티를 타면서 느꼈던 호쾌함과 귓가를 넘어 가슴을 울렸던 감동은 느끼지 못했다. 응당 마세라티를 시승하면 그 감각을 찾아내고 반가움에 운전대를 손으로 쳐 댔지만 그레칼레 폴고레를 타면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러던 찰나… 기무라 다케유키 마세라티코리아 사장은 그레칼레 트로페오를 타고 나를 추월했다.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가진 것. 이를 '타임 리스(Timeless)'라 부른다. 오늘 소개할 차가 가진 핵심가치다. 1979년 출시 이후 45년의 역사를 이어온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이야기다.
하지만 시승한 G-클래스는 전기차라는 새로움을 담았다.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은 'G 580 with EQ Technology(이하 G580 EQ)'이기 때문이다. 바디 온 프레임 플랫폼 기반 정통 오프로더가 전기 파워트레인과 어떤 조합을 이룰지 궁금증이 앞선다.
Design.
G 580 EQ의 외모는 익숙하다. 네모반듯 박스형 실루엣 때문이다. 여기에 곧추선 A필러와 쭉 뻗은 루프라인 그리고 매끈한 차체 표면과 각진 휠 아치까지, 여기에 앞뒤 문 을 열 때마다 드러나는 힌지까지... 아주 오래된 사진 속에서 볼 법한 군용차 모습이다. 전기차임에도 그릴 디자인은 내연기관 G-클래스의 것과 같다.
'철컥' 열리는 힌지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정통 오프로더 인테리어를 마주할 수 있다. 반듯하고 높게 솟은 대시보드와 조수석 승객을 위한 손잡이 그리고 동그란 송풍구와 큼직한 오프로드 토글 스위치까지 옛 모습이 고스란하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엮은 디스플레이 패널까지 없었다면 2025년에 마주한 신차라고 보기 힘들었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실내에 사용한 소재 고급스러움은 충분하다. 몸이 닿는 부분은 모두 부드러운 가죽을 바르고 금속 느낌 소재와 카본 트림을 통해 스포티한 감각까지 묻어난다. 게다가 알칸타라 헤드라이너까지 합을 맞췄다. 실내 분위기는 마치 우아한 탐험가를 위한 라운지를 연상케 한다.
다만 실내 공간은 아쉽다. 구형 플랫폼 위에 빚어진 터라 1열과 2열 공간 모두 넉넉히 앉기엔 무리가 있다. 심지어 트렁크 넓이도 큰 짐을 싣기는 어렵다. 그나마 높은 천장 덕에 키가 큰 성인 남성이 앉기에 큰 불편함이 없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Performance.
G 580 EQ의 파워트레인은 4개의 전기모터를 사용해 최고 587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도 무려 118.7kgm에 달한다. 실제 가속 감각은 비현실적인 수준. 제원표에 적힌 0-100km/h 4.7초의 숫자는 다른 전기차에서 겪어 봤지만, G 580 EQ의 우람한 크기와 3톤이 넘어가는 무게(3,060kg)가 합쳐지니 완전히 새로운 가속 경험을 선사한다.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출력을 편안하게 쓸 수 있다. 가속 페달을 과격하게 다뤄도 전기 모터에 연결된 감속기가 출력을 서서히 전달하기 때문이다. 다분히 내연기관의 선형적인 토크 밴드를 닮은 듯한 출력 전달이다. 덕분에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도 없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출력을 지면에 전달하고, 끝을 모르고 뿜어져 나오는 고출력은 모든 주행상황에서 쾌적함으로 다가온다.
하체 감각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하체는 시내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요철을 너그럽게 흘려 보낸다. 게다가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크루징 상황에선 묵직한 무게로 안정감까지 더한다. 심지어 고속으로 주행하는 중 차체로 들어오는 큰 충격마저 단번에 상쇄해 바디 온 프레임 설계가 가진 불쾌한 잔진동마저 지워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무거운 무게는 급격한 코너 앞에서 속도를 줄이게 만들고 연속된 코너를 돌아 나갈 땐 프레임 위에 얹힌 캐빈이 어정쩡하게 흔들린다. 무게 중심 회복도 더뎌 빠른 코너 공략은 '그림의 떡'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하체를 바짝 조인다. 주행 안정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는 있지만 태생이 육중한 오프로더다. 마법처럼 몸놀림이 가볍게 느껴지진 않는다. 바디 온 프레임 구조의 한계점을 명확히 드러내는 지점이다.
물론 G 580 EQ의 주무대는 오프로드다. 크고 작은 돌들이 울퉁불퉁 박힌 길에서도 거침이 없다. 강도가 높은 탄소 복합 소재를 차체 바닥에 덧대 커다란 돌이 배터리를 직접 공격할 일도 방지한다.
유속이 빠르고 바퀴가 잠기는 물길도 무리 없이 헤치고 지난다. 도강능력이 내연기관보다 150mm나 더 깊은 850mm이나 된다. 이 정도 제원이면 ‘전기와 물은 상극’이라는 일말의 불안도 사라진다. 또 오프로드 콕핏 기능을 활용해 운전자가 지나는 길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심하고 주행 중 다가올 위험을 미리 피할 수도 있다.
나아가 G 580 EQ의 정면 경사각 45도(경사도 100%), 측면 경사각 최대 35도(경사도 70%)에 달하는 제원은 웬만한 정통 오프로더도 범접하기 힘든 수준이다. 따라서 오프로드 중 직면하는 거의 모든 경사는 G 580 EQ에게 만만하다. 혹여 정말 한계 상황을 맞이한다면? ‘G-스티어링’, ‘G-턴’,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 기능’등의 전자 장비로 극복하면 그만이다.
오프로드 주행을 마치고 돌아 나온 무렵 계기판에 배터리 잔량을 확인했다. 79%. 오프로드에 들어설 때 83% 수준이었으니 불과 4%의 배터리만 사용한 것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오프로드를 마칠 때까지 들인 시간은 총 3시간 13분. 이 중 2시간은 오프로드를 탐험했는데 그 대가로 사용한 전력이 고작 4%라니, 놀라운 효율성이다.
바디 온 프레임의 정통 SUV가 전기차에 어울릴까? 118kWh의 고용량 배터리를 넣고도 환경부 기준 392km를 인증 받은 주행거리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인가? 모든 궁금증은 풀렸다.
전기 G클래스는 더 험난한 오프로드를 지날 수 있었고 약간의 전력만 소모했다. 기존의 전기차 평가 기준은 전기 G클래스 앞에 무의미했고 전설적인 ‘지바겐’은 전기 파워트레인과 함께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를 그려냈다. 정통 오프로더의 지위도 여전하다. 2억 4,260만 원의 무자비한 가격표도 이런 가치를 반영한 숫자이지 않을까?
포르쉐의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 여러 트림 중 가장 낭만적인 이름이 존재한다. 바로 ‘타르가’다. 1965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포르쉐 911 타르가는 카브리올레도 아니고 쿠페도. 세단도 아니다.
타르가는 독특한 형태를 가졌다. 카브리오레처럼 오픈형 루프를 가지고도 고정 안전 장치와 롤바를 탑재해 전복 시에도 운전자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형태기 때문이다.
최초의 타르가는 1965년 포르쉐 356 카브리오레의 변형으로부터 시작했다. 356 카브리올레를 대신할 오픈 톱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이 유형의 자동차 수요가 크게 치솟았다.
다만 ‘오픈카’들은 차가 전복될 경우 위험을 마주해야했다. 오픈 톱 자동차는 전복 시 시트 뒤에 롤바가 튀어나오는 형태지만 소비자들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따라서 더 안전한 낭만을 즐기기 위한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곧 정부의 규제가 이어졌다.
포르쉐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묘수를 고안했다. B필러를 단단히 세운 세미 컨버터블 형태의 911이 그 주인공이었다. 타르가라는 이름은 포르쉐 작명법에 따라 1950년대 중반 시칠리아 도로 경주의 이름이었던 ‘타르가 플로리오’에서 착안했다. 당시 판매 책임자였던 하랄트 바그너가 카피라이팅을 고민하던 중 “그냥 타르가라 부르자!’는 제안이 있었던 것. 그렇게 1965년 8월 포르쉐는 타르가 콘셉트에 대해 특허를 출원, 1966년 가을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이런 도전은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왔다. 당시 오픈 톱 자동차가 가진 안전성과 스포츠성에서 핸디캡을 정면 돌파해낸 것이다. 게다가 911 타르가는 멋스러웠다. 그 인기에 힘입어 911 전체 판매량 중 40%가 타르가였을 정도다. 롤 바를 숨기는 방식을 연구하기 바쁘던 경쟁자들에게 보기 좋게 한 방 먹이는 순간이었다.
타르가 톱의 인기에 힘입어 포르쉐는 1960년대 후반 폭스바겐과 합작한 포르쉐 914를 비롯, 슈퍼카인 카레라 GT와 918 스파이더에도 타르가 옵션을 마련했다. 어느덧 타르가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후 타르가 톱은 소재와 개폐구조의 발전을 이뤘다. 특히 현재 타르가는 리어 글래스를 통 유리로 제작해 시원한 개방감을 자랑한다. 게다가 버튼을 한번 누르는 것만으로 커다란 리어 글래스가 열리고 톱을 트렁크에 수납할 수 있는 전동 개폐 기능도 제공한다. 이때 작동하는 모습이 마치 트랜스포머 변신 장면을 연상케 할 정도로 멋져 이에 반하는 팬이 있을 정도다.
이렇듯 타르가는 단순한 바디 스타일을 넘어, 시대의 요구에 맞춘 창의적 해법이었다. 기술과 낭만의 균형을 완성한 상징적인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 즉, 타르가는 911 라인업 중 가장 우아하게 바람을 맞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열림’의 진짜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11일 독일 현지에서 벌어진 샤오미 SU7 울트라 랩타임 주행에서 그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샤오미 SU7 울트라는 이를 통해 제조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소비자들에게도 기록적인 순간을 선사했다.
샤오미 SU7 울트라
샤오미 SU7 울트라가 세운 기록은 양산차 기준으로 7분 4.95초다. 완주가 이루어졌다는 점 이외에도 이 기록은 포르쉐 타이칸 GT가 세운 7분 5.55초보다 빠르고 리막 네베라 7분 5.29초보다도 빠른 랩타입이다. 심지어 4도어 세단 가운데에는 모든 기록 중 최고속을 기록했다.
샤오미 SU7 울트라는 최고속 359km로 제한되어 있지만 실제 기록 영상을 살펴보면 346km까지 치솟는 등 상당한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이 기록은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모두 통틀어 가장 빠른 것이다.
샤오미 SU7 울트라
샤오미 SU7 울트라는 올해 3월 양산형으로 출시된 것으로 데뷔 당시 빌슈타인 서스펜션, 아케보노 브레이크, 카본 세라믹 디스크, 엔들리스 패드, 그리고 피렐리 P Zero 타이어 등 고성능 부품이 듬뿍 담겨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현재 샤오미 SU7 울트라는 중국에서만 판매되는 모델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가 자동차 만들기에 도전한다는 뉴스를 들은 것이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은 또 하나의 업적을 세운 셈이다.
중국 BYD가 지난 해부터 공을 들여온 휴머노이드 사업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소식통에 따르면 왕촨푸 회장 직속 사업 부서로 휴머노이드 부서가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지난해 15번째 사업부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위한 인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이 사업부서 인원 충원이 끝나며 이제 점차 연구 단계에 있던 휴머노이드 로봇을 양산하는데 접어들기로 한 것.
BYD 휴머노이드
BYD는 자체 사업부서로 승격하기 전에 전담팀을 마련해 사업목표를 수립하고 개발에도 나섰다. 왕촨푸 BYD 회장이 이제 사업부서로 끌어올려 직접 사업을 챙긴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사업 초기를 지나 양산에 돌입하는 과정에 들어간 셈이다.
왕찬푸 BYD 회장의 휴머노이드 개발에 대한 의지는 상당하다. 그는 휴머노이드를 공장에 배치해 노동자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생산의 무인화를 이룰 예정이다. 그는 회사의 3대 주요 전략을 자동차 산업 경쟁의 1단계: 전기 자동차, 2단계: 지능형 자동차, 3단계: 무인 자동차 생산으로 정의한 바 있다.
지커의 휴머노이드
한편,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점차 이 휴머노이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BYD 외에도 샤오펑은 지난 11월 초 실제 인간과 비슷한 크기와 체중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Iron)’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현재 샤오펑 공장에서 작업 중이며, 향후 판매점, 사무실,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BMW가 5일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BMW 그룹 코리아 30주년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지난 30년간 국내에서 이룬 성과를 공유하고, 스카이탑, 드리프트 쇼, 택시 드라이빙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부품 국산화’,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존
BMW 그룹 코리아 30년
BMW 그룹 코리아는 1995년 창립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판매량 96만 8,336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지속적인 재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가 직간접적으로 고용한 인원은 총 1만 8,155명에 달한다. 또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 950억 원, 부품 물류 센터에 1,300억 원, 차량 물류 센터에 850억 원을 각각 투자했다.
BMW와 협력하는 국내 기업 제품
특히 국산 부품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도 주목할 만하다.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존에서 실제 BMW와 MINI에 탑재하는 국산 부품들을 직접 확인했다. 삼성 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MINI의 9.44인치 OLED, BMW 1시리즈에 장착하는 LG전자의 HUD, 한국타이어 등이 대표적이다.
‘드리프트부터 오프로드까지’, 드라이빙 체험 존
BMW M3 투어링
이어 드리프트와 오프로드 두 가지 택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먼저 드리프트 택시는 BMW M3로 체험했다. 출발하자마자 3L 직렬 6기통의 강렬한 엔진 사운드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또한 510마력에 달하는 출력으로 시트에 파묻히는 감속감을 체험했다.
BMW M3
그 후 M xDrive 설정을 2WD로 변경해 후륜에 출력을 100% 전달하며 본격적인 드리프트를 선보였다. 강렬한 스키드음과 함께 짜릿한 드리프트까지 체험할 수 있었다.
BMW X5 오프로드 택시
곧바로 BMW X5 오프로드 택시에 참여했다. 30도의 경사로도 여유롭게 오르는가 하면, 별도의 락 기능이 없이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모래 구간에서 자동으로 출력을 조절해 탈출을 도왔다.
BMW X5 오프로드 택시
뿐만 아니라 한쪽 바퀴가 들린 상황에서도 무리 없이 돌파했으며, 40도에 가까운 측면 경사로도 무난히 통과했다. 이때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거친 노면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과거와 미래를 한자리에’, 헤리티지 존
클래식 mini
헤리티지 존에는 브랜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은 모델들을 전시했다. 먼저 보이는 클래식 mini의 실용적인 차체, 원형 헤드램프 등 현세대까지 이어지는 요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BMW 7시리즈(E38), 5시리즈(E39), 3시리즈(E36)
또한 1990년대 BMW를 대표하는 E바디 세단을 선보였다. 5시리즈 최초로 엔젤아이 주간주행등을 장착한 E39, 투어링과 4기통 디젤 엔진을 처음 탑재한 E36 3시리즈 등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BMW 235 xDrive(좌), BMW 135 xDrive(우)
이와 함께 7월 출시 예정인 BMW 135 xDrive와 235 xDrvie도 공개했다. 가솔린 엔진 라인업에 i를 뺀 첫 모델이다. 블랙 하이글로스와 듀얼 이그조스트 테일파이프 배기로 스포티함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2L 4기통 엔진을 품고 최고출력 300마력을 발휘한다.
BMW 스카이탑
BMW 스카이탑
뿐만 아니라 BMW 스카이탑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8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한 한정판 로드스터다. 강렬한 샤크 노즈 디자인과 유려한 차체 라인, 얇은 램프 디자인까지 실물로 확인할 수 있었다.
‘BMW 그룹 총집합’, 드리프트 쇼
드리프트 쇼
M 퍼포먼스 존에서는 BMW, MINI, 모토라드가 총출동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먼저BMW 모토라드 바이크 두 대가 등장해 서로를 스치듯 지나가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앞바퀴를 맞댄 상태에서 뒷바퀴만으로 연기를 뿜어냈다. 윌리 묘기까지 펼쳐지자 관중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다음으로 MINI JCW 컨버터블과 쿠퍼가 등장했다. 두 차량은 교차 주행을 선보였고 서로를 마주 본 상태에서 한 방향으로 이동하며 180도 턴 묘기를 완성했다.
드리프트 쇼
피날레는 BMW M2, M3, M4가 장식했다. 세 차량은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등장했고, 공연 내내 고속 교차 주행과 드리프트를 반복했다. 차량 간 간격을 점점 좁히며 아슬아슬하게 드리프트를 이어가는 모습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퍼포먼스가 끝난 후 굉음과 타이어 연기가 사라지고 난 뒤에도 관중석에는 여운이 오래 남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BMW 그룹이 지향하는 ‘운전의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 해 출시된 이후 6만대가 팔리며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볼륨 모델로 자리잡았다. 오로라 시리즈의 첫 모델이 시장에 안착하며 르노코리아의 견조한 실적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르노코리아의 올해 1~5월 누적 내수·수출은 3만84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이 기간 수출량은 1만 5,407대로 35.7% 줄었지만, 내수 판매량이 2만 3,052대로 151.3% 급증하며 수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쾌조의 출발이다. 다만 내수시장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해 그랑 콜레오스 이후 볼륨 모델에 대한 추가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수출부지
오로라 시리즈의 첫 모델로 지난해 데뷔한 그랑 콜레오스는 기존 현대차 그룹의 하이브리드 SUV와는 달리 더 긴 전기차 주행모드와 탄탄한 주행감각으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로부터 올해의 SUV 상을 수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판매도 줄을 이었다. 내수시상 기준 르노코리아의 판매량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일례로 5월 4,200대 중 3,200대가 그랑 콜레오스 일 정도다.
수출에서도 동반 성장 중이다. 르노코리아는 판매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국 대리점 수도 늘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연내 전국 대리점수를 180개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166개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나는 셈이다.
르노코리아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후속 모델들도 줄을 출시를 대기 중이다. 우선 8월 전기차 세닉 E-테크가 8월 출시한다. 주행거리 460km(인증 이전)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로 현대차 아이오닉5 그리고 곧 출시할 기아 EV5와 자웅을 겨룰 모델이다. 오로라 2 역시 내년 상반기 데뷔가 예정되어 있다. E-테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담은 스타일리시한 쿠페형 SUV다. 전장 5m에 육박하는 큰 덩치도 자랑거리다. 오로라 3는 순수 전기차 모델로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2026년 하반기나 되어야 정보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르노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도 국내 도입될 예정이다.
세닉 E-테크, 오로라 2, 알핀, 오로라 3 등 르노코리아의 브랜드 영역 확장을 위한 모델들은 충분히 갖췄다. 다만 이 모델들이 볼륨 모델로 떠오를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현재 국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20위권에는 전기차가 없다. 전기차는 여전히 볼륨모델과는 거리가 멀다. 르노코리아에서도 세닉 E-테크를 한정형 모델로 들여올 확률이 현재로선 가장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다. 스타일리쉬 쿠페형 SUV를 표방하는 오로라 2나 알핀, 오로라 3 등 후속작 역시 볼륨모델로서 자질은 부족하다.
르노코리아 QM6
지난해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의 신차 효과가 남은 기간은 대략 1년 반 남짓. 데뷔 후 6만대가 팔린 그랑 콜레오스가 올해 5개월간 판매된 것은 1.9만대다. 이 또한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랑 콜레오스는 현재 월 3천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차다. SM6나 QM6 그리고 아르카나, XM3 등 노후 모델들은 특별한 개선 없이 판매량을 기대하긴 어려운 모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르노코리아는 판매량 유지를 위해서 그랑 콜레오스의 모델 신선도 관리가 핵심 키워드다.
르노삼성 SM6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의 변신에 더 관심을 쏟아부어야 한다. 연식변경 모델로 상품성 개선을 하는 한편 에디션 모델을 통해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것은 물론 선호하는 사양을 조사해 사양 조정이 가능하도록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017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에서 2개의 상을 수상한 박동훈 르노코리아 사장(우측 두번째)
2025년 2개의 상을 받았다
2016년 1월 충남 태안 한서대학교 비행교육원에서 처음 미디어에 공개한 SM6는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을 평정했던 모델이다. 그랑 콜레오스가 기아 쏘렌토를 향했던 것처럼 현대차 쏘나타 목에 겨눈 칼은 날카로웠다. 2017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에서 올해의 세단으로 뽑혔던 내역도 같다. 그랑 콜레오스가 SM6의 역사를 되짚어야 할 이유다.
국내외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인기보다는 하이브리드 인기가 더 높다는 사실은 판매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해 두 자릿수 이상 판매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높다. 이 가운데 글로벌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24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출처 : SNE 리서치)
2025년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량은 전기차와 더불어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인기는 단연 독보적이다. 올해 1분기 현대차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21만 2,426대로 전년 13만 7천대 수준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르노코리아 하이브리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6.1% 늘어났다.
BYD DM 5.0 PHEV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원인으로는 저연비를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을 갖는 것과 동시에 구매 후 중고차 판매 시 감가 방어능력도 좋은데다 운행시에도 조용하고 안락한 승차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잊을 만하면 나오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뉴스 그리고 불안한 여론 때문으로 인해 제조사가 집중하는 만큼 판매량 견인이 되지 않는 상황.
이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더불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진화가 거듭되면서 점차 전력을 감당하는 배터리 용량이 커져 시내 주행 시 전기차와 거의 비슷한 주행감각과 경제성을 갖는 차들도 늘어나고 있다.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나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가 대표주자다. 지난 달에는 푸조가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내세우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배터리로 변속기 내 전기모터를 삽입해 풀 하이브리드와 엇비슷한 효과를 내는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푸조 스마트 하이브리드 & 스탤란티스코리아 방실 사장
그렇다면 자동차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 이후, 순수 전기차가 대세를 이루기 직전 볼륨모델로 어떤 자동차를 주목하고 있을까? 글로벌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신규 모델 개발 현황을 살펴보니 대체로 PHEV 그리고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HEV와 EREV는 둘 다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차의 전기모터 – 배터리를 가진 모델로 현행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범주에 속한다. 다만 전동화 부품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 이런 PEHV와 EREV 는 그간 제조의 복잡성이 크고 부품이 많아 크고 효율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볼보, 폭스바겐, 아우디, BYD, 닛산, 현대차, 기아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계는 다양한 모델을 신규 개발 사항으로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
우선 현대차그룹은 PHEV와 EREV의 다음세대 개발을 공언했으며, 2세대 PHEV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EREV는 내년 말 국내외 시장에 순차투입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역시 중국 상하이차와 함께 중국을 겨냥한 EREV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아우디는 무려 10종의 PHEV를 투입하기로 했는데, 전기모드로만 주행거리 110km를 갈 수 있는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데뷔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볼보 역시 기존 PHEV의 전기모드 주행거리를 최장 200km까지 연장하고 라인업도 보강해 XC70을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PEHV와 EREV에 주목하는 이유는 순수 전기차에 대한 충전 인프라와 불안감으로 인해 수요확대 예상이 빗나간 상황. 여기에 전기차 개발 과정에서 얻은 배터리 및 전기모터의 기술개발 등이 진전하면서 새로운 모델 개발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순수 전기차의 보조금이 전세계적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규제 여파까지 겹치며 하이브리드 다음 모델로 PHEV와 EREV를 주목하고 있다.
지프, 신형 그랜드 체로키 사전계약 시작… PHEV 포함
글로벌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의 이런 움직임과는 별도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여전히 내수시장은 전기차로, 해외시장은 시장특성별로 대응하는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삭감 등 친환경차 지원이 사실상 좌절되면서 전기차 브랜드의 기술개발 혁신 역시 멈춘 점도 분수령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736만대. 전년 대비 26.1% 늘어난 수치다. 반면 PHEV 판매량은 58%가 증가해 더 높은 판매량 상승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현재의 기술개발 기조를 유지한다면 향후 PHEV와 EREV는 현행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세로 자리 잡을 확률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가 13일 열흘간의 전시기간을 마치고 마무리했다. 방문객 수만 무려 56만명이 찾아 국내 최대 자동차쇼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전시공간을 채운 완성차 제조사 숫자와 규모는 초라했다.
서울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는 12개국 451개국사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빌리티쇼의 주인으로 불리는 완성차 브랜드는 현대-기아차, 제네시스까지 포함해 12개 브랜드에 불과했다. 다양한 전기차와 더불어 목적기반 모빌리티 기업과 롯데 화학, HD현대 등 건설기계 기업까지 참가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화학기업이나 중장비 기업들이 진정 ‘모빌리티’나 ‘모터쇼’ 행사 목적에 부합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쉐보레,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는 외면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한 포르쉐
국산 토종브랜드임을 자처하는 르노코리아나 GM한국사업장 그리고 KG모빌리티 등이 이번 2025 모빌리티쇼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향후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모터쇼의 위상이 아무리 떨어지고 모빌리티라는 울타리로 더 넓은 참가기업을 모집해 살아남겠다는 방향성 수정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어 자신들의 철학과 미래 발전방향을 소개하기에 모빌리티쇼만큼 적합한 무대는 없다.
BMW M5 PHEV
포르쉐 904 카레라 GTS, 쇼가 아니면 보기 힘든 차다
모터스포츠, 자동차 박물과 그리고 모터쇼는 한 나라의 자동차 문화를 보여주는 바로 미터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모터쇼는 그 문화를 보여주는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다. 하지만 르노코리아,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 등 대한민국 기업으로 다양한 보조금까지 받는 이런 기업들이 자동차 문화를 가꾸는 모빌리티쇼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차만 팔고 문화는 외면하는 세태를 보여준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포털액슬 프로토타입
모빌리티쇼는 자동차 문화의 꽃
이번 2020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만난 앞서 3개사 브랜드관계자들에게 ‘왜 참가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봤다. 그들은 한결같이 ‘모터쇼 참가는 비용대비 효과가 적다’는 내용으로 답했다. 이런 대답을 들어보니 향후 모빌리티쇼는 더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만약 실제 내부논의 과정에서 모빌리티쇼 참가가 ‘비용과 효율’이라는 면에서만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면 자동차 문화를 외면한 대가는 미래 세대가 질 것이 분명하다.
기아 PV5와 함께한 박위씨
기아차는 PBV 개념을 전신마비 C-6 등급의 지체장애인 박위씨를 통해 가능성을 알렸다. BMW코리아는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를 통해 여전히 ‘달리는 즐거움’을 권했다. BYD코리아 역시 앞으로 내놓을 모델들을 전시하고 다양한 플랫폼 구조도를 통해 자사의 기술을 소비자들에게 알렸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를 수입하는 차봇모터스는 그레나디어 포털액슬 프로토타입을 처음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자사의 오프로드 기술력을 알렸다. 로터스코리아도 부스를 차리고 아름다운 전기차 디자인과 경량 스포츠카의 진수를 소개했다. 모두 판매사들이 전시장에서 말할 수 없는 일들을 각고의 노력 끝에 해낸 것이다.
BYD 서울모빌리티쇼
자동차 문화를 이끄는 것은 자동차 제조사와 이를 감시하고 전달하는 자동차 전문매체 그리고 소비자인 대중들의 몫이다. 또 모빌리티쇼는 미래로 나아가는 숨은 원동력이다. 산업의 꽃이 자동차라면 꽃의 씨앗은 모빌리티쇼다. 국내에서 수천, 수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 기업들은 모빌리티쇼를 외면한 채 이 산업의 주인공이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2025년 1월 신차 판매실적과 2월 프로모션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GM의 하락세가 도드라지고 있다. 국산 신차 브랜드 중 가장 낮은 판매량으로 2025년 주목할 만한 신차 출시계획도 없는데다 미진한 영업전략과 서투른 조직 개편까지… 윤명옥 전무 등 GM한국사업장의 리더십이 다시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우선 지난달 GM 한국사업장의 내수 판매량은 크게 하락했다. 6개 모델 내수판매 총량은 단 1,229대. 이중 지난해 잠시나마 돌풍을 일으킨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953 대로 체면치레를 했다지만 당초 경쟁모델로 손꼽혔던 현대차 코나, 기아 셀토스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하다. 코나와 셀토스는 각각2,606대와 4,819대를 판매했다.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
트레일블레이저가 199대를 판매한 것 외에 트래버스, 타호, GMC 시에라, 콜로라도와 같은 차종은 모두 합쳐 100대가 되지 않을 정도다. 비교적 높은 차량 판매가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전년 동월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 내수판매 총 증감분은 -57.5%다.
2025년도 이렇다할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경쟁사 대비 높은 부품 유지비로 악명이 높은데, 신차효과도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데다 그 마저도 출시를 앞둔 신차가 없다. 캐딜락 미스틱 등 일부 신차가 대기 중이지만 쉐보레 브랜드와 결이 다르다. 여기에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가 압도적인 신차효과로 주목을 이어가고 있고, KGM은 무쏘를 전기픽업 트럭 브랜드로 전환하는 등 다채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GM의 희망은 내수보다 수출
수출로서 떨어진 내수판매량을 극복하는 전략도 전년대비 -24.6% 떨어진 수치를 보여 기대감을 키우기엔 녹록치 않다. GM 한국사업장은 수년 간의 자본잠식을 떨치고 상승곡선을 그리는 듯했으나, 사실상 수출 호조에 기댄 ‘수출 전진기지’ 역할로 추락했다. 다만 이 수출 호조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에 휘말린다면 타격을 받기 십상이다.
국내 영업부실과 전략 부재, 어두워진 신차 출시 일정 등은 지난해 말 100여명의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거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며 ‘철수설’까지 재차 불거지기도 했다. 이 와중에 GM 한국사업장 리더십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활동 마저도 소홀한 편이다. 끊임없이 메시지를 내고 기업활동을 통해 자사의 신념을 설파해야 하는 시점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것.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자동차 회사는 신차로 먹고 산다. 하지만 GM 한국사업장의 미래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얼마전 GM 본사는 부평공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생산 결정을 철회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후 어떤 설명도 내놓은 바 없다. 연 이은 내수 부진, 생산 라인의 축소, 영업 비용 삭감 등 GM 한국사업장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전략적 오류는 오롯이 GM 한국사업장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