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9월 5일(목)부터 9월 8일(일, 현지시간)까지 그리스 라미아(Lamia)에서 열린 ‘2024 WRC(World Rally Championship)’ 시즌 10라운드에서 현대차 월드랠리팀 참가선수 전원이 1, 2, 3위를 석권하는 트리플 포디움을 달성했다고 9일(월) 밝혔다.
그리스 랠리의 정식 명칭은 ‘아크로폴리스 랠리 그리스(WRC EKO Acropolis Rally Greece)’로 험난한 비포장 노면과 고온 기후로 인해 WRC 랠리 코스 중 가장 어려운 지역의 하나로 꼽힌다. 총 305.3km의 거친 주행 코스에 제조사와 선수들이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가 관전 포인트였다.
이번 경기에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과 다니 소르도(Dani Sordo), 오트 타낙(Ott Tänak) 등 3명의 선수가 현대차 월드랠리팀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경주차로 출전했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이 이번 랠리에서 전체 포디움을 석권하는 최고의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아크로폴리스 랠리의 더운 기후와 비포장 노면에 맞춰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경주차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이끌어 낸 점이 주효했다.
다른 팀들의 경우 대부분의 차량들이 기술적인 신뢰성 및 내구성 문제가 있었던 반면 현대팀의 'i20 N Rally1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이러한 큰 문제없이 주행을 완료할 수 있어 포디움을 독식하는 결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현대팀 티에리 누빌은 팀 동료 2위 다니 소르도와 1분 이상의 차이로 1위를 차지하며 현대 월드랠리팀에 시즌 네 번째 우승컵을 선사했다.
현대팀의 다니 소르도, 오트 타낙 역시 초반 이슈는 있었지만 이후 안정적인 주행을 바탕으로 2위, 3위에 이름을 올리며 트리플 포디움을 달성했다.
정부는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회의를 열어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전기차 안정성 확보와 자하 주차장 등 안전관리 강화를 포함했다.
먼저 정부는 배터리 인증제를 올해 10월로 앞당겨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배터리 제조사, 형태, 주요 원료 등 주요 정보까지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전기차 정기검사 시 배터리 검사 항목도 대폭 늘린다. 현행 검사 항목에서 셀 전압, 배터리 온도, 충전, 열화 상태, 누적 충, 방전 등을 추가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검사소는 물론 민간 검사소까지 전기차 배터리 진단기 등 검사 인프라를 조속히 확충하는 한편, 배터리 이력관리제는 내년 2월부터 차질 없이 시행한다.
또한 정부는 전기차 제작사와 충전사업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확대하여, 전기차 화재로 인한 소비자 피해 보호를 강화한다.
내년부터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제외하고, 제조물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국내외 주요 제작사가 시행 중인 차량 무상점검을 매년 실시하도록 권고하여 배터리 안전관리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한다.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기능을 개선하고, 운전자의 실사용을 늘린다. BMS 연결·알림 서비스 무상제공 기간을 연장(예 : 5년 → 10년 등)하고, 자동차 보험료 할인과 홍보 캠페인을 통해 사용자 확대를 도모한다.
또한 정부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을 확대하고, 이미 설치된 완속충전기도 사용연한, 주변 소방시설 등을 고려하여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다만, 여론 등을 고려하여 기존 건물에 대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전기차 주차구역‧충전시설 확대(2%) 의무이행 시기를 지방자치단체 협조를 통해 1년간 유예한다.
정부는 지하주차장 등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신축 건물의 지하주차장에 습식 스프링 클러를 의무화하고, 지하주차장 내부 벽‧천장‧기둥 등에는 방화성능을 갖춘 소재를 사용하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법령(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KG모빌리티가 6일 개발한 PLC 모뎀 장착 충전기 대응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 후 충전기 제조사들과 호환성 테스트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PLC 모뎀 장착 전기차 충전기는 정부가 내년 보급을 확대하려는 일명 '스마트 충전기(화재예방충전기)'다. 정부는 이 충전기를 내년에 9만대로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환경부 스마트 충전기로도 불리는 이 충전기는 수집된 데이터를 충전 서비스 사업자 서버로 전송해 다시 환경부 배터리 빅데이터 센터로 전송 후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고 제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KGM측은 전기차 보급 확대 및 화재예방을 위해 협조한다는 목적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을 끝내고 충전기 제조사들과 함께 호환성 테스트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회사는 또 시판 중인 토레스 EVX가 이미 화재예방에 특화된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레스 EVX 배터리 셀은 중국 BYD가 제공하는 LFP 배터리셀이다. KGM은 LFP 배터리 셀이 외부 충격이나 고온 화재에도 열폭주 및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던 사례를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부산 북구의 강변도로를 달리던 토레스 EVX의 추돌 사고시 승용차 앞부분에서 발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토레스 EVX까지 옮기며 차량이 전소되었음에도 토레스 EVX에 탑재된 LFP 배터리는 강한 외부 충격이나 고온 화재에도 열폭주 및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던 사례를 예로 들었다.
KGM 관계자는 “이번 스마트충전기 제조사 대상 호환성 테스트 시행은 실용적이며 창의적인 제품으로 안전하고 즐거운 모빌리티 경험 제공이라는 제품개발 비전을 바탕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기차 및 배터리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이러한 KGM의 고객 안전 중심의 개발 방향을 통해 전기차 안전성을 강화하고 전기차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각) 미국 GM이 현대차와 주요 전략분야에서 미래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내용은 GM과 현대가 가진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활용한다는 것인데, 배터리 원자재 및 철강 그리고 자회사격으로 포진한 여러 그룹 내 기타분야에서 기회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GM 회장 겸 CEO인 메리 바라가 협정문에 서명함으로서 이루어졌다. 글로벌 OEM으로 두 회사의 목적인 근 시일내에 자동차, 공급망, 청정에너지 기술분야에서 협력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두 회사는 잠재적인 협력 프로젝트 즉 승용차 및 상용차, 내연기관, 청정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 중점을 두고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잠재적인 협력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두 회사는 규모를 확대하고 엄격하게 자본 배분을 지원함으로서 차량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현대차와 GM은 핵심 시장과 자동차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결합된 전문성과 혁신 기술을 통해 더 강력한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바라 CEO 역시 “양사는 상호 보완적인 강점과 재능 있는 팀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공동 목표를 향해 규모와 창의성을 최대한활용하여 고객에서 더 가치 있는 차량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GM이 협약한 양해각서는 서명한 후 기회 평가와 구속력이 있는 계약을 위한 다양한 진행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당장 앞으로 출시할 신차 부문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한편, GM은 2021년 일본 혼다와도 전기차 부문에서 동맹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미국에서 차량용 연료전기 생산을 시작했다. 양사는 전기차 개발에 부품 절반 이상을 공유하며 동맹의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아우디 코리아는 13일 국내 수입한 아우디 전기차를 대상으로 2025년 말까지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 무상 안전점검’을 연중 상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 무상 안전점검은 국내 판매 중인 모든 아우디 e-트론 전기차 15종, 총 8,355대를 대상으로 아우디 공식서비스센터에서 진행한다.
2024년 9월 기준, 아우디 코리아는 전기차 수리 역량을 갖춘 서비스센터 31개소와 고전압 배터리 정비센터 14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e-트론 지정 서비스센터가 아닌 일반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시에도 딜러가 직접 e-트론 수리가 가능한 서비스센터로 차량을 이동하여 A/S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든 e-트론 정비 센터에는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격리 구역’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재 발생 시 진압을 위한 소화기와 소화포를 상시 비치하고 있다.
아우디 e-트론 전기차량을 보유한 고객은 BMS(Battery Monitoring System) 기능을 통해 차량이 주행 중이거나 충전, 주차 중인 상황에서 배터리 관련 문제 발생 시 계기판을 통해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 아우디 커넥트(Audi Connect)가 적용된 차량은 myAudi 앱을 통해 충전 및 주차 중에도 배터리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한 24시간 긴급 출동 서비스를 이용해 ‘아우디 e-트론’ 고객은 고전압 배터리 방전 시 견인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우디 커넥트(Audi Connect)가 적용된 차량의 경우, 차량 내 긴급 출동 버튼을 통해 즉시 아우디 고객지원센터와 연결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아우디는 전기차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화된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전문 테크니션은 전기차 스페셜리스트(EIP), 고전압 테크니션(HVT), 어드밴스드, 고전압 전문가(HVE)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HVT(High-Voltage Technician)는 146명, 고전압배터리를 정비할 수 있는 전문인력 HVE (High-Voltage Expert)는 48명으로 지속적인 인력 충원을 통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대표 한상윤)가 12일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BMW 차징 허브 라운지’를 개소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BMW 차징 허브 라운지는 200kW급 충전기 6개와 30석 규모의 카페를 합한 라운지형 충전소다. 모든 브랜드의 전기차 고객이 이용 가능하며, 충전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카페 이용이 가능하다.
이날 BMW 차징 허브 라운지 설명은 BMW 그룹 코리아 충전 인프라 담당 김남균 매니저가 밑았다. 충전소및 라운지 설명, 화재 대응 대책, 국내 기업과 협업 등을 전했다.
충전소는 외부에 200kW급 충전기 6개를 설치했다. 상단 모니터로 충전 상태를 확인 가능하며 추후에 350kW급 충전기를 도입할 예정이라 밝혔다.
실내 라운지에는 BMW i7 인디비쥬얼을 비롯한 bmw, mini의 한정 에디션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공간이 될 것이라 밝혔다.
충전소 내 전기차 화재 대응책은 총 4단계의 화재 대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충전소 상단에 3중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사각지대 없이 확산 방지 및 빠른 소화가 가능하다.
열화상 CCTV로 실시간 모니터링해 화재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한다.
또한 AVD 리튬이온 소화기, 질식 소화포를 포함한 소방키트를 충전소에 배치했다.
마지막으로 연말까지 국내 최초로 하부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예정이다. 하부에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특성상 화재 대응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충전기 설치와 운영은 LG, GS와 협업했다. 200kW 급속 충전기와 라운지 내 전자제품은 모두 LG에서 납품한다. LG에서 선보인 충전 로봇도 차징 허브 라운지에 적용할 예정이며, 추후 도입할 충전 신기술도 이곳에서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또한 ‘플러그 앤 차지(Plug & Charge, 이하 PnC)’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PnC는 전기차에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차량 정보를 인식하여 사용자 인증 및 결제가 한 번에 이루어지는 충전 기술로 오는 11월에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충전소 운영은 GS 차지비에서 담당한다.
설명이 끝난 후 김남균 매니저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했다.
현대차 급속충전소 e-pit은 모든 충전기가 사용 중일 때 350kW 고속 충전을 두 대로 제한한다. BMW 차징 허브 라운지도 동일한 문제가 있는가에 대해 김남균 매니저는 "이는 대부분의 충전소가 겪는 공통적인 문제"라며, "건물이나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BMW 차징 허브의 경우, 200kW 급속 충전기 6대가 모두 가동 중일 때 급속 충전기 1대 당 전력이 200kW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350kW 충전기를 도입하더라도 모든 충전기가 동시에 사용되면 최대 출력인 350kW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BMW 차징 허브 라운지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충전소는 연중무휴)하며, 오는 10월 14일 정식 오픈할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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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 고급화 전략에 물가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 환율 효과 등이 더해진 결과다. 높게는 최근 5년 새 최대 2배까지 올랐다. 자동차들의 만듦새가 상향 평준화된 점은 인정하지만 주머니 사정은 하향 평준화를 못 벗어났다. 그래서 르노코리아 뉴 아르카나처럼 2천만원대에 ‘SUV + 쿠페 + 하이브리드’같은 요즘 유행하는 키워드가 몽땅 들어간 자동차들은 반갑다.
르노코리아 뉴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이전 XM3 하이브리드에서 배지를 바꿔 단 것으로 기계적으로 바뀐 점은 없다. 하지만 태풍의 눈 엠블럼을 버리고 르노 로장주 마크를 단 것은 그저 배지만 바꿔 단 것으로 얕잡아 보지 못할 만큼 새로워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이때다’ 싶었는지 범퍼 하단부와 로커 패널 부근 그리고 리어 범퍼 하단부에 금장의 포인트 요소를 장착했는데, 눈에 착 감길 정도로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전면부 그릴과 범퍼 하단부의 그릴 패턴도 로장주 마크를 형상화해 패턴을 만들었다. 아울러 헤드램프와 연결되는 부분도 사뭇 이질적이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넘친다. 헤드램프는 LED 타입으로 야간에도 시인성이 뛰어난데다 주간주행등도 수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세련된 면모를 잃지 않았다. 측면에는 치켜 세운 리어범퍼와 미려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이 어울려 매끈한 쿠페형 SUV 라인을 만든다. 휠 사이즈는 차급에 비해선 크게 키운 18인치로 금호 솔루스 타이어를 장착했다.
전천후 타이어로 성능에 비해 내구성이 좋고 소음도 적은 편이다. 휠 디자인은 로장주 마크를 형상화했는데, 투톤으로 음영을 배치하고 르노의 디자이너 질 비달이 좋아하는 사선형 패턴요소도 반했다.
태풍의 눈 마크가 사라지고 덩달아 ‘아르카나(ARKANA)’ 레터링도 트렁크 뒤편을 점령했다. 현재 르노코리아 사장인 스테판 드블레즈의 선택이었다. 이 선택은 현재까지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테리어도 로장주 마크가 혼 커버 중심으로 들어온 것을 제외하면 이전 XM3 E-테크 하이브리드와 동일하다. 토글식 버튼과 다이얼로 공조장치를 조절하도록 둔 것까지 같다. 기어봉은 넓고 낮아서 전체적으로 다른 디자인 요소와 잘 어울린다. 대시보드와 도어를 비롯한 인테리어류는 플라스틱 소재와 인조가죽 그리고 은색빛이 감도는 메탈 소재를 적절히 섞어서 썼다. 고급스럽다고 할 순 없지만 감촉이 나쁘지 않고 조작하기 편한데다 오래 써도 잘 버텨내 줄 것 같았다.
시트는 몸에 착 감기고 냉온기능도 모두 지원해 준다. 인포테인먼트 부분도 대체로 수준 이상이다. UI측면에서 조금 더 발전해야 할 점도 있지만 웬만한 기능은 모두 들어있고 조작감도 나쁘지 않은데다 그래픽도 시원하게 보여준다. 2천만원대 SUV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계기판은 약간 어색했지만 필요한 정보는 모두 담았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로서 전기모터와 엔진이 구동축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그리고 회생제동에 관한 다채로운 상황을 보여줘야 하는 터라 정보를 세심하게 나눴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엔진 회전수를 적절히 보여줘야 할 시점에선 약간의 핸디캡도 안고 있다.
시동음은 만족스럽다.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십분 살려 정적에 가까운 정숙성을 보여주고 초기 발진 성능도 전기차의 그것과 동등한 성능을 내준다. 한마디로 조용하고 미끄러지듯 차고 나간다. 엔진이 켜지더라도 이질감이 거의 없고 도심에서는 최대 75%까지 전기차처럼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의 핸디캡을 지워버리는 용도로 엔진을 장착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참고로 이 차의 최고출력은 135마력으로 전기모터가 36Kw를 내고 엔진은 86ps를 발휘한다. EV 사용구간이 많아서 르노코리아에서는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라고 자신감을 갖는 차다.
공인연비는 모두 17.4km/L인데 도심에서만 쓴다면 훨씬 상회하는 연비수치를 어렵지 않게 뽑아낼 수 있었다. 특히 전천후 성능에 포인트를 준 SUV답게 차고가 높아 웬만한 임도라도 충분히 지나갈 수 있고, 섀시 컨트롤이나 차 하부 충격 분산 능력도 수준급이다. 시야 확보도 좋은 편이고 핸들링도 과감하게 차를 코너에 밀어 넣더라도 든든하게 버텨내 줬다.
태생이 유럽형 브랜드인 탓일까? 전체적으로 서스펜션은 롤 허용량이 적으면서도 탄탄함이 인상적이다. 다만 뒤 차축은 토션빔을 써 2열 승차감으로서 추천할 만하진 않았지만 동급의 다른 모델들에 비해 현저하게 뒤처진다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코너의 피크 구간 이후 틀어진 거동을 회복하고 엔진의 회전력을 재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은 여전히 토션빔의 한계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다만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주행이 소형 SUV 차주들에게 빈번하지 않을 터.
도심 시승은 그런대로 마무리를 하고 쭉 뻗은 고속도로에 르노코리아 아르카나 하이브리드를 올려 보았다. 전기모터와 엔진이 힘을 보탠 가속력은 기대 이상. 출력의 전달과정도 더할 나위 없다. 이 정도면 가히 차급을 초월하는 능력이다. 소음이 들이치는 속도는 대략 120km/h 이상으로 사실 어느 차라도 풍절음이 도드라지는 구간이다. 다만 하부 소음은 절제되기 보다는 그대로 들이친다. 문제는 가속 이후 감속 그리고 가속으로 이어지는 반복되는 엑셀 페달링 과정에서 벌어진다. 토션빔이 지배하는 2열의 승차감 문제는 이 구간에서 특히 도드라지게 불쾌한데, 예상하지 못한 충격량이 들이친다. 차가 떨리는 진동 문제도 차속이 상승하는 만큼 커진다. 도심 주행에선 느껴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류의 승차감은 장거리 주행을 하면 할수록 주행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남긴다. 애초 B세그먼트 하이브리드 SUV들은 대체로 주행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구간은 도심이다. 좋은 연비와 시야 확보 그리고 날렵한 스타일링을 뽐 내기에 더할 나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장거리로 오랜 시간 주행을 해야 하는 고속도로 구간이라면 핸디캡을 드러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2천만 원대 르노코리아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의 가격을 감안한다면 역시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정도 가격구성을 가진 하이브리드 SUV는 현재 르노코리아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가 유일하다.
종합하자면 르노코리아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도드라지는 차다. 매끈한 스타일을 갖춘 데다 연비도 좋고 쿠페형 SUV지만 공간활용성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 한계까지 차를 밀어부치는 거친 주행 스타일이 아니라면 충분히 받아들여질 만하다. 혹여 약간의 모험심을 갖더라도 좋을 법한 차다. 최신의 자동차를 탄다는 맛은 덜할 지라도 신뢰할 만한 성능과 가성비를 갖춘 모델로 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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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봇모터스가 수입판매하는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를 강원도 인제 일대에서 시승했다. 지난 해 국내 출시를 한 이후 1호차 전달을 비롯해 다양한 소식을 알려오던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그리고 이 차를 드디어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공개한다는 메일을 받고 한달음에 인제로 향했다.
처음 마주한 시승차는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필드마스터. 영국이 기획하고 디자인했으며 독일의 엔지니어링으로 편안함과 정교함을 바탕으로 고강도 오프로더임을 자부하는 차다. 영국은 과거 다양한 자동차 문화를 꽃 피웠던 국가지만 이젠 소량생산 그리고 고급 차량에만 집중하며 대량 생산을 통한 자동차시대 경쟁력을 잃었다. 하지만 영국이 디자인하고 기획한 차는 예외 없이 또렷한 본질적 가치를 간직한다. 쉽게 말해 콘셉트가 밋밋하거나 흐릿한 차가 없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핵심인 풀-박스형 사다리꼴 프레임 섀시, 헤비 듀티 솔리드 빔 액슬, 2단 트랜스퍼 케이스 및 최대 3개의 디퍼렌셜 록을 보라. 그레나디어만을 위해 특별히 캘리브레이션한 BMW 3.0L 직렬 6기통 터보차저 엔진 역시 이 차가 분명히 하나의 또렷한 지향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필요한 것만 남긴 디자인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디자이너 토비 이큐어(TOBY ECUYER)는 애초 건축과 요트 디자인에 정통한 사람이었다. 건축과 요트 디자인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토비 이큐어는 그레나디어를 디자인하기 전 저명한 4X4 자동차들을 참고했다고 말하며 형태보다는 기능을 중시하는 철학을 이번에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그레나디어의 둔탁한 외관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선 그다지 신경쓰지 않은 듯하다. 동그란 헤드램프에 툭 불거진 프론트 범퍼, 투박한 휠 디자인과 박스형 차체, 경첩이 드러난 도어 패널과 곧추선 A필러까지.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디자인은 오히려 소유자가 어떻게 이 차를 작동시킬지 더 큰 관심을 둔 모습이다. 동그란 헤드램프는 LED로 빛의 광원을 키웠고, 전후 범퍼는 오프로더에 가장 이상적인 접근각과 이탈각을 갖췄다. 휠은 최근엔 보기 드문 6개의 홀을 갖춘 것으로 엔진 토크 전달력을 감안한 것이다. 박스형 차체와 경첩이 드러난 도어는 오프로더의 이상향을 충실히 보여준다.
인테리어는 정통 오프로더의 본질적 가치를 그대로 드러낸다. 비행기 조종석 부럽지 않은 운전석은 기계식 토글 스위치가 가득 차 최근 터치감응식 디지털 버튼들과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감칠맛나는 조작감’을 자랑한다. 시트나 대시보드는 푹 안기거나 세련미는 없지만 때를 털 타고 먼지가 묻어도 슥 훔치면 다시 새 것 같았다.
스티어링 휠은 무거울 거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는 가벼운 편. 다만 오프로더임을 감안해 록 투 록(lock to lock)이 3회전 후반대로 일반 승용차나 SUV 대비 훨씬 길다. 래더 프레임 섀시 구조답게 타고 내리는 높이가 상당한데다 차체 대비 창문의 크기가 좁고 전면을 내려다보도록 구조화한 탓에 일반적인 SUV와는 탑승자가 느끼는 결이 전혀 달랐다. 견고한 철문을 닫을 때는 경첩이 강하게 접합하며 밀폐되는 느낌이 강했다. 메르세데스 AMG G클래스의 것과 같다. 더불어 트렁크 도어 역시 이런 느낌으로 오프로더 감각을 한층 더 고조시키는 듯 했다. 모두 이네오스 그레나디어가 아니었다면 구현할 수 없었을 터.
승용과 상용 전 영역에 걸친 매력
시동을 걸자 익숙한 BMW 6기통 가솔린 엔진의 배기 사운드가 나지막이 퍼진다. 그레나디어는 기존 BMW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오프로더에 걸맞게 새로 캘리브레이션했는데, 결정적으로 보면 어느 한 대역에 토크의 최대치를 몰아넣는 것 보다는 전체적으로 고른 출력 배열을 갖추도록 만들었다. 이는 오프로드 즉 노면이 고르지 못한 험로를 통과해야 하는 그레나디어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더불어 차륜의 배열이나 타이어는 물론 휠의 크기 역시 접근각과 이탈각 그리고 높은 차고를 십분 이용하는 휠 트래블을 고려한 접근이다.
시승차는 인제 스피디움 앞에 있는 오프로드 모굴 코스를 먼저 경험했다. 인위적으로 계단이나 도강코스를 비롯한 다양한 장애물 코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코스를 우선 둘러봤을 때 들었던 긴장감은 이네오스 그레나디어에 오르고선 모두 사라졌다. 접지력은 유지하면서도 안정감있는 핸들링과 충격량을 상쇄하는 섀시의 유연성이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측면 최대 대응각도 사실상 30도만 가도 긴장할 정도인데 45도까지 가능했고 도강 높이는 웬만한 성인 허리 위인 800mm 다.
이제 구불거리는 국도를 접어들었다. 꽤 긴 거리는 달리는 코스인데, 비가 온 뒤 젖은 노면인데도 과감한 핸들링을 거침없이 받아낸다. 코너 구석까지 깊게 밀어 넣어보는데도 섀시 컨트롤이 대단했다. 엔진 회전수는 분명 피크를 찍지 않았는데 아직 여유가 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 분명 사다리꼴 프레임 위에 얹은 정통 오프로더인데… BMW의 심장을 단 탓일까? 엔진의 반응성도 명성이 있는 여느 오프로더와 견주어도 충분히 압도적이다. 이 정도면 이 프레임 위에 어떤 섀시를 올려도 자신감이 들 터. 이네오스 픽업트럭인 쿼터마스터나 트래블러인 사파리일지라도 충분하겠다는 생각마저 무리는 아니었다.
감탄을 이어가는 도중 옆에 동승한 정진구 차봇모터스 대표이사는 생각이 달랐다. “그레나디어의 본 모습은 아직 한 줌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우리는 그레나디어를 인제군 덕적리의 야산으로 향했다. 길이 없어졌다. 흙과 돌 그리고 풀이 무성한 야산을 파헤치며 길을 만들어가야 했다.
도로위에선 아무 말없던 정진구 대표는 “차고가 높은 차도 어느 정도까지 올 수 있겠지만 정상까지 못 올라갑니다. 퍼지던지 차를 돌려 내려가야 해요. 이럴 때 쓰는 차가 그레나디어입니다”라며 자신감이 넘친다. 결론적으로 우린 정상까지 갔다. 심지어 폭우가 내려 산림관리자가 다녀가던 길마저 이리저리 할퀴고 파였다. 돌이 튀고 둔덕에 바닥이 닿아도 강철로 두른 언더커버를 믿으라는 것. 그대로 밀고 앞으로 가라는 신호다.
사다리꼴 프레임 섀시와 솔리드 빔 액슬이 빚어낸 하모니는 3개의 록킹 디퍼렌셜과 2단 트랜스퍼 케이스를 거쳐 자동차로는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산길을 무심하게 헤쳐 나갔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이정도면 거의 레저용에 머무는 SUV나 오프로더 장르로 해석할 차가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 재난 상황이나 구난 구조 혹은 농업, 임업이나 군용차 등 특수목적차 카테고리에 포함되어야 할 차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갔고 한참을 달려나간 그레나디어는 이내 정상에 올랐다.
이차의 견인력은 3.5톤. 토우바에 걸리는 무게가 350kg이니 웬만한 트레일러는 무리 없이 끌어낼 수 있는 셈이다. 비교하자면 쉐보레 타호 견인력이 3.4톤이니 커질대로 커진 북미형 풀사이즈 SUV에 비해도 손색이 없는 수치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는 승용형 SUV와 상용 트럭 영역 모두 아우르는 차였다. 이 차는 색채가 너무 또렷했고 전달하는 메시지도 정확하다. 이 차는 앞으로 전문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거의 모든 영역에 자연스럽게 퍼질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재료는 좋은 요리를 만든다. 그리고 그냥 날 것 자체로도 탐스럽다. 그레나디어 이네오스가 그렇다.
10년, 우리가 신형 미니를 맞이하기 위해 걸린 시간이다. 완전히 새롭게 거듭난 신형 미니는 과거 트림명이었던 쿠퍼(COOPER)를 차 이름으로 새기고 등장했다. 모든 부분이 새롭지만 여전히 한눈에 미니임을 알 수 있다. 미니만의 즐거운 주행 성능까지 고스란히 담겼을지 시승을 통해 알아보자.
Design.
신형 미니 쿠퍼 3도어는 ‘미니멀리즘’을 입었다. 한결 간결한 라인들로 매끈해진 차체는 요소요소 모두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채웠지만 여전히 미니스럽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높은 벨트라인, 반듯한 루프라인이 과거부터 이어온 미니의 전통을 고스란히 지키는 덕분이다.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꼽자면 리어램프 디자인이다. 도트 디자인으로 감각으로 풀어낸 유니언잭 그래픽은 미니의 뿌리가 영국에 있음을 단숨에 알게 한다. 게다가 기분에 맞춰 클래식, 페이버드, JCW 세가지 그래픽으로 바꿀 수 있어 다양한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도 활용 가능하다.
실내 변화는 더 극적이다. 과거 클래식 미니의 인테리어를 기억하는 골수팬이라면 감동이 더 클 터. 말끔한 대시보드 가운데 달린 원형 OLED 디스플레이와 그 아래 가지런한 토글 스위치들은 모두 클래식 미니의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요소다.
특히 원형 디스플레이는 삼성 디스플레이와 협업해 미니만을 위해 제작한 OLED 패널이다. 즉각 반응하는 터치 감각과 선명한 화질 등을 통해 헤리티지와 첨단 느낌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직물로 덮었다. 서로 꼬인 실의 질감이 드러나는 방식이다. 거친 듯 따뜻함이 어린 그 위로 그라데이션까지 표현해 미니만의 개성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아울러 도톰한 스티어링 휠 6시 방향 스포크에도 직물을 사용했다. 팽팽히 당긴 직물로 단단함을 구현한 게 독특하다.
실내 공간은 의외로 넉넉하다. 바짝 선 A 필러와 반듯하게 이어진 로프 라인으로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를 처음 설계한 알렉 이시고니스 경의 철학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성인 4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을 꾸린 것이다.
Performance.
국내에 출시한 미니 쿠퍼 3-도어는 모두 ‘S’뱃지를 붙이고 있다. 고성능 버전이 기본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과거 대비 12마력 오른 출력이다.
센터패시아로 자리를 옮긴 기어노브를 D로 옮기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적은 조작량으로도 차는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가속 페달을 조금만 더 깊게 밟으면 그야말로 쏜살같이 속도를 높인다. 1,355kg의 무게를 이끌기에 200마력이 넘는 출력은 고성능 차에서 느낄 법한 충분한 펀치력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맞물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감각도 무르익었다. 마치 토크컨버터의 감각과 거의 비슷해졌다. 정지 상태에서도 부드럽게 출발하고, 언덕에서도 뒤로 밀리는 일 없이 변속 감각은 매끈하다. 동시에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장점은 고스란히 챙겨 번개같이 빨리 다음 기어로 바꿔 문다.
다만, 수동 변속 모드로 들어서는 건 다소 번거로움을 동반한다. ‘L’ 상태의 변속 모드에서 레버를 20초간 아래로 누르고 있어야 수동 모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변속기 조작은 스티어링 휠 좌측 조그키를 통해 오르내릴 수 있다. 번거롭고 부자연스러운 수동 변속 조작 방식이다.
하체 감각은 여전히 단단하다. 미니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당혹스럽게 느낄 수 있을 정도. 그러나 당혹스러움은 잠시, 미니를 타면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 또한 단단한 서스펜션에서 비롯한다. 미니의 가장 큰 즐거움은 다이내믹한 주행 감각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고-카트 필링’이라고 말하는 주행 감각을 만들어내는 비법이 여기에 있다.
노면을 있는 그대로 읽고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곧장 코너 안쪽으로 파고들며 바로 따라붙는 꽁무니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날 것’에 가까운 차의 움직임을 구현한 게 미니가 3,875mm의 콤팩트한 차체에 양 끝으로 몰아붙인 바퀴와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완성한 ‘고-카트 필링’이다.
크고 무거운 차가 유행하는 요즘, 전동화 물결에 무거운 배터리까지 얹어 더더욱 ‘날 것’의 운전 재미가 사라져가는 가운데, 신형 미니 쿠퍼 S는 진짜 운전 재미를 간직한 귀한 차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고 운전에서 즐거움을 찾는 이들도 많다. 같은 도로 위를 달려도 조금 더 재미있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이다. 미니 쿠퍼 S는 그런 이들을 위한 차다. 누군가는 도로 위에 허비할 시간을 스트레스를 풀어줄 시간으로 승화시키는 셈이다.
2016년 처음 등장한 볼보 XC90은 등장과 동시에 볼보의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XC90이 보여준 파격적인 디자인은 차 자체의 인기는 물론 볼보 브랜드 전체를 프리미엄 브랜드 문턱까지 끌어올렸다. 이 차를 디자인한 토마스 잉엔라트는 폭스바겐 시절과는 달리 단숨에 스타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판매량은 치솟았으며 S90이나 V90도에도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플래그십 XC90은 맏이의 역할을 묵묵히 해낸 셈이다.
이 상태로 8년이 흘렀다.
XC90의 시계는 2016년에 멈춰 있다. 기존 가솔린 T와 디젤 D 라인업은 배터리를 확장한 B 라인업으로 재편하고 PEHV처럼 세미 전동화 모델까지 선보이는 것은 물론 다양한 편의장비로 참신함을 내세웠지만 XC90 여전히 그대로다.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클래식한 음계는 변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바꿀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터. XC90은 아직도 판매량이 가장 높은 SUV인데다 플래그십 SUV로서 위용이 굳건하다.
토르의 망치 LED 주간주행등과 반사식과 주사식의 헤드램프도 여전하다. 측면에서만 크롬 장식에 ‘인스크립션’ 레터링이 빠졌고, 휠 디자인을 조금 개선했다. 리어램프 역시 볼보 아이덴티티를 담은 폭포수 형태의 LED 타입 램프도 첫 선을 보인 이후 그대로 유지한다.
실내 역시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볼보의 전매특허인 오프로스 크리스탈제 기어봉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안락함과 공간감이 넘치는 실내 구성은 누구라도 반하게 만든다. 여기에 안정감이 느껴지는 대시보드 구성. 손에 꽉 차는 스티어링 그립도 확실히 볼보의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계기판 그래픽은 다소 심심하지만 시인성은 확실하다. 계기판 서체도 이전 세대 볼보부터 꾸준히 이어오던 것으로 볼보 자체의 심볼이 됐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T맵과 손을 잡고 공동개발한 인포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은 수입차 업계에선 그야말로 군계일학. 지금이야 평범한 것으로 치부하더라도 몇 해전만 해도 파격적인 형태로 주목받으며 여러 수입차 업체들이 팔을 걷어 부치도록 만들었었다.
뒷좌석도 여유롭다. 팔공간과 머리공간 그리고 발공간이 모두 대형 SUV라는 차급에 걸맞는 공간감을 발휘한다. 여기에 XC90 B6는 선쉐이드도 마련되어 있어 프라이버시도 지켜준다. 아울러 뒷좌석에서 맞이하는 선루프의 공간감은 개방감도 탁월하다.
XC90 B6, 단단한 차돌처럼 박차고 나가는 맛
XC90 B6는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췄다. 총 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42.8kg.m이다. 볼보 XC90 B6는 공차중량만 2.1톤에 이르는 육중한 덩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토크가 초반에 터져 나오는데다 출력이 높아 속도를 더할 때 스트레스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울러 21인치 타이어는 편평비 275mm에 달하는 데다 네바퀴에 모두 출력을 전달할 수 있다. 시승을 위해 나선 왕복 200km의 여정 이후 그려낸 복합연비는 9.3km/L로 공인연비인 9.1km/L를 상회한다. 만족스러운 결과다.
운전석은 꽤 높은 편이다. 평균키인 나로선 시야가 넓어지니 운전에 자신감도 생긴다. 페달감은 부드러운 편. 가솔린 SUV의 전형적인 나지막한 진동과 소음이 운전하는 내내 즐거운 감각으로 전해져 온다. 둔덕이나 다소 험난한 산길에서도 큰 무리 없이 지나갈 수 있는데다 넓은 실내와 어울린 개방감은 고급SUV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족스럽다.
급격한 코너에 차를 공격적으로 밀어 넣어봐도 생각보다 더 그립의 한계가 높다. 과감하게 속도를 끌어올려도 마찬가지. 제동력 역시 부드러우면서도 안정감 있게 차체를 몰아 세운다. 유럽식 자동차의 기본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격한 주행보다는 여유롭게 주행하는 편이 훨씬 차급에 어울린 방식이었다.
키가 큰 SUV의 둔한 운동성능을 우려했다면 타이트하게 조여진 핸들링이 기대 이상으로 다가온다. 프리미엄급 SUV와 비교하자면 아우디 Q7과 BMW X5의 중간형태로 느껴졌다. 여기에 시트의 착좌감이 기대이상이다. 특별히 버킷 타입으로 도드라진 형태는 아니지만 장시간의 운전에도 요추부위 피로가 덜하고 격하게 차를 움직여도 엉덩이가 시트를 빗겨가는 비중이 적었다.
바워스 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은 엄지 척!을 아끼지 않아도 될 포인트. 재즈 클럽 모드는 음장감이 생각보다 뛰어난데다 현악기 재생에 있어선 발군이다. 대시보드 중앙에 트위터는 대사와 현의 고음 부분 해석을 완벽하게 구현해 낸다. 경쟁차에선 느껴보지 못한 구성이다. 음원을 다양하게 입력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더라도 XC90 B6 트림에선 반드시 선택 포인트로 추천하고 싶었다.
볼보 XC90은 현 시점에서 구매하더라도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 모델이다. 패밀리 SUV라는 덕목에 이처럼 부합하는 차가 흔하지 않을 터. 서비스 네트워크도 수입차 브랜드에서 손꼽히는데다 고장율도 낮은 편이다. 심지어 중고차 감가 방어력 측면에서 볼보 XC90은 일명 ‘업자들이 선호하는’ 매물일 정도로 출중하다. 볼보 XC90이 참신한 맛은 떨어진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 차는 보수적인 선택에 더 부합하는 자동차다.
볼보는 XC90의 후속으로 전동화 모델인 EX90을 낙점했다. 현존하는 XC90은 이런 의미에서 클래식의 반열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 이유다.
제네시스 인기 SUV GV70의 가변형 스포일러가 의외의 장소에서 등장했다. 12일 공개한 현대차그룹 유튜브 채널에는 제네시스 GV70 가변형 스포일러가 커스터마이징 파츠 소개 부문에서 일부 공개된 것.
GV70은 제네시스 가운데에서 판매량이 가장 높고 젊은 층이 선호하는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차에 커스터마이징 파츠로 가변형 스포일러가 등장했다. 가변형 액티브 스포일러는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차량 뒷부분의 공기역학 성능을 높여주는 부품이다. 주로 날 형태로 된 날개 부분이 상승하면서 공기저항을 차량 아래 부분으로 발생하는 일명 ‘다운포스’를 극대화해주는 부품이다.
후륜구동 차에 주로 고속 접지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부품으로 성능이 높은 차량에 주로 적용되던 부품이다. 그리고 이 액티브 스포일러는 장착 부위가 어느 곳인지가 중요한데, 지금까지 대부분 차량의 뒷 유리가 끝나는 부분에 이 가변형 스포일러가 장착되어 왔었다. 테슬라 모델X나 포르쉐 카이엔 등이 대체로 이런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에 반해 이번에 선보인 제네시스 GV70의 경우 차량 최상단에 가변형 스포일러를 부착해 차별화한 모습이다. 다만 이 부분에 가변형 스포일러를 장착한 건 제네시스 GV70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포르쉐 카이엔 터보 역시 제네시스 GV70과 동일한 부위에 가변형 스포일러를 장착해 공개한 바 있다.
포르쉐는 당시 카이엔 터보 가변형 스포일러에 대해 90km/h 이상 차속이 상승하면 활성화되며 차량 뒷부분의 와류에 변형이 생기는 동시에 다운포스가 향상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훨씬 더 역동적이고 감성적으로 뛰어나다며 이는 기술적 세부사항을 초월한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포착된 현대차 아이오닉 6 N 스파이샷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E-GMP 기반 전기차 가운데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오닉 6 N는 이전에 출시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보다 공력 성능 측면에서 더 우월한데다 낮고 넓은 프로포션 덕분에 스포츠카의 성능 목표를 이루기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었다.
아울러 이번에 포착된 아이오닉 6 N은 직전 아이오닉 6의 디자인과는 다른 부분변경 이후 모델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스파이샷 사진 상으로 봐도 전면부와 후면부 램프 디자인이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픽셀 디자인을 입은 현대차 그룹의 전기차 디자인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미려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도 명확히 아이오닉 6임을 확인할 수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트렁크 리드에 내려 앉은 리어윙이다. 과격할 수도 있지만 이 차의 후륜구동 특성을 감안했을 때 선택한 부분으로 고성능 이미지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휠 디자인도 기존 아이오닉 6와 사뭇 다른데, 제네시스 디자인에서 엿보이는 콘셉트로 독특한 휠 이미지를 보여준다.
타이어는 피렐리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이며 고성능 자동차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한 다양한 하체 변화도 이번 아이오닉 6 N의 관전 포인트다.
아이오닉 6 N은 아이오닉 5 N과 마찬가지로 듀얼 모터를 탑재하고 최고출력 641마력 이상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는 단 3.2초 미만으로 테슬라 모델 3 퍼포먼스가 주요 경쟁차종으로 손꼽힌다.
출시는 대략 2025년 하반기가 유력하고 북미와 유럽 그리고 중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모두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에 판매된 신차 대수가 175만 대에 이르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 대부분이 SUV 그리고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쏠리고 있지만 어느덧 우리 도로에서도 보다 다양한 차종을 마주할 때면 문뜩 국내 자동차 시장도 다양성이 존중받는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은 이런 도로 위 다양한 자동차 중 해치백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먼저 사전적 의미를 따져보면 해치백(Hachback)은 이름 그대로 후면에 문을 하나 더 갖고 있는 차량을 말합니다. 세단 역시 후면 도어를 하나 더 갖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해치백은 이와 구별되는 또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트렁크 도어를 열면 차량 뒷부분이 완전히 열려 뒷좌석과 연결되는 구조를 나타냅니다. 또 이런 후면 도어는 보통 수직으로 열리게 되고 이로인해 차량 전체 도어의 수는 3도어와 5도어로 형태를 띠게 되죠.
세단과 구분되는 이런 특수한 구조상 해치백은 주로 소형차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작은 차체에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탄생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해치백 탄생을 따지다 보면, 1959년 첫 탄생 후 1990년 로버를 거쳐 현재 BMW그룹 일원이 되기까지 꾸준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미니 해치백 시작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찾아온 중동 전쟁 여파에서 비롯됐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오일 쇼크가 찾아온 영국에서 기름값을 최대로 절약할 수 있는 차량 개발이 시작됐는데요. 미니는 시대적 트렌드에 따라 최고의 연료 효율을 위한 차량 개발에서 탄생했습니다.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몸집을 최대로 줄여 연료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2박스 구조를 유지한 채 성인 4명이 타고도 문제없는 공간 설계를 바탕에 둔 차량으로 시작됐는데요.
또 이런 오일 쇼크 여파로 탄생했지만, 사실 현재까지도 여전히 해치백이 주류를 이루는 유럽 시장에선 SUV 판매가 눈에 띄는 상황에도 여전히 미니를 비롯한 폭스바겐 골프나 푸조 308, 현대차 i20나 i30와 같은 해치백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실용성뿐 아니라 현지 도로와 교통 상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럽 여행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아시겠지만 의외로 도심의 좁은 도로와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선 아무래도 덩치가 큰 차량보다 작은 차체가 유리하고 여기에 짐과 사람을 최대로 실어 나르면서도 연료 효율성이 높은 것들을 선호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해치백이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없는 환경입니다.
유럽의 대표 해치백이라고 불리는 폭스바겐의 골프나 미니 쿠퍼가 대표적인 자동차로 볼 수 있죠. 특히 미니. 첫 탄생부터 해치백 구조를 선택한 미니는 여기에 더해 기존 전륜구동 방식에서 흔히 사용되던 세로 배치 엔진을 가로 배치로 변경해 실내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게 됩니다.
여기서 또 바퀴를 차체 양 끝단으로 보내며 극단적으로 늘린 휠베이스를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런 구조로 인해 여느 차량에 비해 보다 여유로운 공간뿐 아니라 특유의 전륜 구동과 맞물린 주행 안정성과 경쾌한 주행 성능을 나타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모터스포츠 무대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미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존 쿠퍼는 미니를 설계한 알렉 이시고니스와 함께 레이스에 출전할 수 있는 쿠퍼와 쿠퍼 S 모델을 제작하게 되고 이를 통해 1964, 1965, 1967년까지 3번에 걸쳐 당대 최고의 레이스였던 몬테카를로 랠리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유럽형 해치백의 경우 실용성과 함께 특유의 직관적 핸들링 감각과 더불어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겸비한 자동차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판매량이 많다보니 다양한 파생모델도 나오기도 합니다. 고성능은 물론 공간을 더 키워서 라인업을 더 확충하기도 해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치백은 유럽을 대표하는 차종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여기에 유럽시장을 두드리는 자동차 메이커들은 응당 해치백을 팔 수 있는 차로 보유해야만 하죠. 수요가 든든하게 뒷받침한다는 증거로 볼 수 있는 대목이죠. 다만 우리나라는 일명 '해치백의 무덤'이라며 사실상 해치백의 판매량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의 자동차 취향은 다양하게 펼쳐지는 것 같네요.
전기차에 관심이 많아진 요즘. 제조사나 정부에서 배터리 이야기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자주 나오는 말이 있는데, 바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다. BMS란 대체 무엇일까?
BMS는 Battery Management System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배터리를 관리하는 장치다. 전기차 배터리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높은 출력으로 사용하다 보니 화재와 같은 위험이 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 배터리를 안전하게 제어하는 것이 BMS의 역할이다.
BMS는 모니터링, 관리, 제어 등 많은 부분에 관여한다. 전력을 사용할 때는 배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출력을 수시로 연산하고 제어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하고 충전할 때도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정상범위에서 벗어날 경우 즉시 충전을 중단해 과충전을 막는다.
또한 셀 밸런싱 제어로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 배터리 팩은 여러 개의 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하나의 셀만 성능이 저하되어도 전체 성능은 떨어진다. 이때 BMS가 가장 적은 용량이 남은 셀을 기준으로 전체 충전 가능 용량을 재산정한다.
여기에 일부 제조사는 미세 단락, 순간 단락을 감시하고 고객이나 서비스센터에 미리 고지하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서울시가 22일 완충 전기차를 충전주차 구역에서 빼지 않으면 최대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를 예고했다. 90% 이상 충전한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한다는 충전 제한 정책을 추진한 것에 이은 조치다.
대림대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율이 낮을수록 화재로부터 안전하다”며 “배터리관리시스템(BMS)를 강화해도 화재 가능성은 여전하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기차 수출 시 충전량을 30%로 제한한다”를 예로 들며 “배터리 셀을 출고하기 전에 불량 배터리를 걸러내는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소방청은 23일 17개 시도와 소속 소방안전재난본부에 완속 충전기 8~90% 정도로 충전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2일 강남구는 관내 공영주차장에 전기차 화재 대비 리튬이온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설치했다고 자료를 냈지만 몇일 후 소방청은 “전기차 리튬배터리 전용 또는 리튬배터리에 적응성이 있는 소화기는 국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모순된 메시지를 알렸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리튬배터리는 배터리셀 형태로 포장돼 있기 때문에 소화약제 침투가 곤란하고, 화재 시 열폭주 현상으로 국내외 유통 중인 일반 소화기로는 화재 진압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전기차 포비아에 대응하기 위한 각계의 대응은 그야말로 혼란 일색이다. 정부는 전기차 화재에 대응한다며 근거도 없는 90% 미만 충전이 안전하다는 정책을 추진하더니 하필 지금 이 시기에 전기차 충전 구역에 과태료까지 언급했다. 정책의 의도가 오인받기 쉽다. 이를 두고 박성택 산업통산자원부 1차관까지 나서 “‘90% 충전율’ 이런 부분은 엄밀한 검증 후에 발표되면 좋지 않았겠나” 고도 말했다.
김 교수의 발언은 더 기괴하다. 전기차 충전율과 화재는 대체 무슨 근거로 주장하는지 알 수 없다. 심지어 충전율 30%는 그 숫자가 말 그대로 수출 작업 간에 필요한 충전량을 상정한 것이지 화재율을 낮추기 위한 숫자와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
또 배터리 셀을 출고하기 전에 불량 배터리를 걸러내는 전수 조사는 이미 배터리 및 전기차 제조사들이 다방면의 기술적 검토와 전수조사를 거듭한 이후 나온 것이다. 배터리 제조과정에 대한 학습이나 조사과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한 토론은 현재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 주최로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박지혜, 박정현 의원들을 필두로 정책토론회가 열렸고,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는 국민의 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25일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 힘은 삼청동 국무총리공간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어 제조사들의 배터리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신축 건물 지하 주차장에 습식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를 추진한다.
여야가 같은 주제로 각기 다른 토론회를 진행하는 이유, 신축 건물 전기차 충전기는 지상에 설치한다면서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설치를 왜 논하는 건지 알 수 없다. 전기차 없는 구역에 전기차 화재를 대비하는 스프링클러 설치라니… 어불성설이다.
전기차 포비아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심지어 신세계 스타필드 주차장에는 전기차 열화상 감시 장치 논란까지 벌어졌다. 민간의 대응이 정부의 조치를 추월한 증거다. 작금의 상황은 전기차를 소유한 사람이나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스스로 대처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된 것. 문제는 아직도 지자체에선 잘못된 정보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일부 구청에서는 리튬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설치하겠다는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판매 침체기는 공포기로 가더니 이젠 그야말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난세(亂世)'까지 들어선 모양새다.
이달 초 인천 청라 지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 벤츠 EQE 350+ 전기차 화재로 인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면 정계에서도 신속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리고 22일 전기차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문제는 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각각 소속 상임위 국회의원들을 앞세워 정책토론회를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따로 개최했다는 것.
우선 민주당측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전기차 안전확보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이호근 대덕대 교수를 좌장으로 정홍영 SK온 부사장과 홍기철 현대차 상무 그리고 전기차 업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최영석 한라대 교수가 참여했다.
국민의 힘 소속 권영진 국회의원실에서 개최한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한 안전관리 방안 정책토론회’에는 최동석 자동차안전연구원 안전기준 국제화센터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윤영한 자동차안전학회 부설연구소장을 비롯해 김재경 삼성SDI 부사장, 최장욱 현대차-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장 등이 포진해 토론을 이어갔다.
두 회의 모두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방증하는 듯 했다. 하지만 토론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각계의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에 집중한 이야기만 늘어 놓았고, 토론의 방향성은 토론자가 나설 때 마다 바뀌었다.
전기차 업계에선 정부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정부로선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논의만 멤돌았다. 심지어 이 마저도 여야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전기차 논의를 따로 진행하고 있었다. 홍기철 현대차 상무는 “전기차 화재 비중은 23년 기준 1만대당 1.32건. 1만대 전기차의 배터리 셀을 적게 잡아도 400개면 4억개의 셀 중 하나의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이는 굉장히 낮은 불량율”이라고 말했다.
좌장이었던 이호근 교수는 “테슬라 BMS의 이상 신호를 감지한 소유자가 차를 공장에 옮기고 이후 화재가 났던 성수동 테슬라 화재는 BMS에 대한 개선사항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제조사의 철저한 태세를 주문했다.
나용운 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전기차 화재는 처음엔 수평으로 이후엔 수직으로 불이 퍼진다”며 “모든 전기차 화재는 골든 타임 이내면 끌 수 있지만 이 시간을 프로토콜화하는 것이 문제”라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 전기차 화재 대응 정책토론회는 내용의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실망스러웠다. 제조사와 정부를 비롯해 각계 기관 실무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논의 수준은 원론적인 것이 전부. 이 마저도 자동차 제조사나 배터리 제조사는 보안을 이유로 기술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교수진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나올 때 까지는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전기차 배터리 안전 확보는 사실상 결정적 논의가 되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각자도생. 이번 정책토론회를 참여 후 드는 마지막 소회다.
인천 청라 제일풍경채 아파트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 벤츠 EQE 350+ 화재는 자동차 업계를 넘어서 한국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당국이 전기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발표를 하고 있지만 ‘전기차 포비아’는 전체적으로 더 확산 추세에 있다.
공포심에 대처하기 위해 늦으나마 배터리 공급업체들을 파악하기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구체적인 제조업체를 식별하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겠지만 어떤 배터리 브랜드가 화재에 취약한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배터리 화재에 대한 확실한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 받는 이유다. 다시 말해 더 많은 데이터들이 필요하다.
어떤 제조사들은 정부 권고에 따라 혹은 자발적으로 배터리 제조업체들을 밝히기도 했다. 국산배터리를 쓴 제조사들은 환호를 받았지만 다른 배터리를 쓴 쪽은 눈총을 피하기 어려웠다. 단지 국산 배터리가 안심이 된다는 이유라기 보다는 중국산 공산품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더 낮은 탓이다.
이런 감정적인 기류를 모두 제거하고 본다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발생 회수는 더 적다.
보험회사 오토인슈어런스가 국가교통위원회의 데이터를 활용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한 10만대당 전기차 화재 발생률은 25건인 반면 가솔린 차는 1,530건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더 많아서 3,475건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소방청에서 발표한 전기차 관련 화재는 72건. 2021년 24건보다 200%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 증가와 대비하면 적다. 비율에 대한 데이터도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1만대당 화재 건수는 1.3건이며 내연기관차는 1.9건이다.
수치로 봐도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보다 불이 더 많이 난다.
국제 에너지 기구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5대 중 1대는 전기차로 모두 1,400만대가 판매됐다. 대부분 중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이다. 글로벌로 따지면 전기차는 모두 4천만대가 사용중이다.
문제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화재보다 훨씬 더 크다는데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내연기관차 화재와 달리 더 오래 지속되고 진화도 더 어렵다. 게다가 아파트라는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집단 거주형태에서 지하주차한 전기차 화재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이런 전기차 화재에 더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인구밀집도가 높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5천만명 인구 중에 아파트를 비롯한 다세대 주택 거주 비율은 60%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주차장은 대부분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다. 환경적으로 전기차 화재 발생 수가 내연기관차보다 적더라도 경계심이 커지는 이유다.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처도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우선 90% 미만 충전된 차만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충전소를 지상으로 모두 바꾸자는 계획은 제조사와 소비자 양쪽에서 모두 공격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기차 판매에도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K카에 따르면 이달 8월 국내 전기차를 중고로 내놓는 사람들의 신청 건수가 일주일전보다 184%나 증가했다. 사고 이후 출시된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술설명회를 열어 자사의 BMS 시스템 등을 포함해 안전관련 내용을 더 강조한다. 제조사와 소비자들 그리고 정부 관계자들이 모두 화재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더 신중히 고민해야 할 시기다.
4일 기아가 전기차 EV3의 가격을 공개했다. EV3는 일명 ‘캐즘’이라 부르는 전기차 판매 절벽 현상을 타개할 대중형 전기차를 표방한 차다. EV3 가격은 결정적인 키를 쥔 셈이다. 과연 EV3로 전기차는 다시 판매세를 회복할 수 있을까?
우선 기아 EV3의 가격을 살펴보자. EV3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스탠다드 모델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 라인 4,666만원, 롱레인지 모델,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 라인 5,108만원이다. 지역별 보조금을 비롯해 세제혜택을 반영하면 대략 3천만원대 중후반 가격대로 형성된다.
문제는 기아 EV3의 차급에 걸맞는 가격대인가라는 것. 기아 EV3는 차급을 결정짓는 전장과 축거가 각각 4,300mm, 2,680mm로 같은 브랜드의 인기 모델 셀토스(전장 4,390mm), 현대차 코나(4,350mm)보다도 작다. 동급의 SUV보다 작은데다 2천만원대로 시작하는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앞자리가부터가 틀리다.
자동차 전문매체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 반응은 냉담하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라는 점과 연료비나 정비 비용 등 보유에 따른 유지 비용이 차이가 있다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아 EV3의 당초 목적인 ‘대중화’에 적합한 가격대는 아니라는 것. 동급의 전기 모델 니로나 코나 EV에 비해 편의장비가 우수하고 배터리가 더 크다는 의견도 있지만 EV 판매급감 현상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아 EV3 가격대는 소비자가 원했던 가격이라기 보다는 판매자가 받아야 할 가격이라는 셈이다.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아 EV3에 들어간 배터리 원자재인 리튬-선물 가격대가 올해 들어 -65% 떨어졌다. 저렴한 가격을 기대했던 기아 EV3 잠재 고객들이 실망한 이유 중 하나다.
기아 EV 가격 정책에 대한 소비자 의구심이 커진 것은 플래그십 전기차 EV9부터다. 기아 EV9은 출시 후 6개월 만에 대규모 할인 정책으로 판촉 전략을 수정했다. 할인은 파격적이었다. EV9 6인승 에어 2WD 모델 기본 가격은 7700만원, EV9 어스 4WD 모델 기본 가격은 8600만원이었다. EV9 7인승 어스 2WD 모델을 2600만원 정도 할인 받아 5800만원에 샀다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EV9의 전철을 EV3가 밟을 확률은 희박하지만 EV3 가격을 확인한 소비자들은 기아 EV9 가격대를 처음 접했던 당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저가형 LFP 배터리를 탑재하더라도 2천만원대 EV3가 나왔어야 했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KGM의 LFP 배터리 전기차들도 여럿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 결국 선택을 받기 위해선 가격과 함께 브랜드와 상품성 모두 필요한 셈이다. 기아 EV3에 대한 아쉬움은 이 가격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EV9처럼 EV3에 대한 할인을 노릴 지에 대해선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터. EV3 사전 계약 돌풍에 대한 뉴스가 들리지 않는다면 수 개월 내 할인 소식이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글로벌 전기차의 판매 성장은 지난해 절반에 불과하지만 올해 16.6%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상황은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 성장세 둔화의 빈틈을 채우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흐름도 비슷하지만 국내 상황은 하이브리드차가 더 큰 흐름을 차지한다. 심지어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국내 전체 판매대수의 30%를 차지할 정도.
문제는 이런 전기차의 빈틈을 토종브랜드가 아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노리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메이커인 BYD는 BYD코리아 설립을 이미 마치고 2026년까지 전시장 70곳을 국내 설치하고 돌핀, 시걸, 아토3를 내놓는다. 여기에 올해 초에는 '바오'와 '한' 역시 추가 상표권을 등록했으며 내년까지 '씨라이언'과 '씨라이언 9' 2개 차종을 이후 2026년에는 4개의 추가 전기차를 추가한다. 3년 이내 모두 9개 차종을 라인업으로 갖추는 셈이다. 중국자동차 업체는 BYD 뿐 아니라 샤오펑, 지리자동차 등도 간접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경기도 평택항에는 수십대의 중국브랜드 자동차들도 이미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점적 경쟁시장은 불완전하다. 시장 참여자의 숫자가 늘수록 경쟁은 치열해진다. 하지만 시장의 균열을 중국산 자동차가 채운다는 점에 대해 우리의 준비가 충분한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