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NEWS

• 

  <Verdict>
  렉서스 최초의 양산 순수 전기차. 아직 나아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보조금 100%, 4천만원대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Good
  - 무게 중심이 낮은 플랫폼 바닥에 무거운 배터리를 촘촘히 깔아 주행 안정성이 높다.
  - 프리미엄 브랜드 중 유일한 실구매가 4천대원대 순수 전기차.
   
  Bad
  - 2019년에 글로벌 데뷔한 모델이 이제서야 나왔다. 233km의 주행거리는 당시에도 충분치 않았는데, 지금 기준으로도 굉장히 빈약하다.
  - 급속 충전 단자가 DC 차데모? 생각보다 충전기 보급율이 높지만, 앞으로 새로 생기는 충전소에는 국내 급속 충전 표준인 DC 콤보 1을 우선 적용한다.
   
  <Competitors>
  -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 : 보다 먼 거리를 주행하고 가심비도 좋지만, 보조금은 50%대로 확 줄어 든다.
  - 제네시스 GV60 : 월등한 주행가능거리와 막강한 주행 편의 장비. 높은 가격대로 인한 적은 보조금.

  

  렉서스 만큼 스트롱 하이브리드 기술에 진심인 브랜드는 없다. 국내 기준으로만 봐도 볼륨 모델인 ES는 오직 하이브리드로만 이뤄졌고, 스포츠 드라이브를 강조하는 LC나 플래그십 LS를 제외하고 ES와 같이 오직 하이브리드로만 라인업을 꾸렸을 정도로 하이브리드 대표하는 브랜드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전기 자동차 관련해선 렉서스는 유독 빈약하다. 특히국내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렉서스의 순수 전기차는 여태 단 한 모델도 없고, 엔진이 달려 있긴 하지만 전기 배터리와 모터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전무하기 때문이다.  

  

  순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중 브랜드를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불꽃 튀는 각축전이 한창인데, 렉서스의 이런 행보가 많이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굉장히 늦었지만 렉서스에서 최근 렉서스 최초의 양산 순수 전기차, UX 300e를 국내 출시하며 본격적인 순수 전기차 시장에 뛰어 들었다.  
  
  한창 늦은 출시지만 워낙 과거부터 자동차 전기 배터리와 모터를 다루고 있는 브랜드라 그들의 첫번째 순수 전기차에 대한 자긍심은 굉장히 높아 보였다. 비록 전자 제품 마냥 일년이 멀다 하고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최근 순수 전기차 치고는 출시 3년차에 접어든 모델이긴 하지만 말이다. 국내 순수 전기차의 성지 제주도에서 첫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를 진행한 것도 그들의 렉서스 UX 300e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년 차에 접어든 렉서스 UX 300e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닌 렉서스의 범용 플랫폼을 사용해 만들었다. 정확한 플랫폼은 GA-C다. 렉서스의 글로벌 아키텍처 콤팩트 사이즈의 플랫폼은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을 뿐 더러 배터리 수납에도 제약 요인이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렉서스는 54.35kWh 배터리를 바닥에 잘 깔아놔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기본 적재함 공간을 오히려 약 41L 확장한 305L를 확보했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해 외관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이가 없다. 차이점 정도를 보면 순수 전기차 전용 휠 디자인과 뒤 펜더 좌우에 각각 완속과 급속 충전 단자가 존재하는 점 정도다. 특이한 점은 완속은 흔히 볼 수 있는 AC 5핀인데, 급속은 DC 차데모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충전 단자가 별도로 나뉘어져 있다.  
  
  국내는 2016년부터 북미의 DC 콤보 1 타입으로 급속 충전 방식을 통일화 했다. 최근 출시하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모두 같은 방식의 충전 단자가 마련돼 있다. 올해 출시한 전기차 중 DC 차데모 방식을 사용하는 차는 이 차가 유일하다. 독특한 충전 단자이긴 한데 과거 충전 타입이 통일화 되기 전에 설치한 급속 충전기에는 차데모 충전 케이블이 대부분 마련돼 있다. 충전기가 많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사용하기 불편함은 없어 보이나 앞으로 새로 설치할 급속 충전기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렉서스 측은 렉서스 UX 300e가 개발을 시작한 2015년 기준 아직까지 충전 방식의 규격화가 이뤄지기 전이었고, 국내 뿐 아니라 현재 판매를 하는 다른 모든 지역에서도 DC 차데모 방식의 단자가 달린 모델만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실내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출시하는 순수 전기차들은 대화면 디스플레이에 물리 버튼을 최대한 생략하고, 미니멀한 실내 레이아웃을 지녀 상당히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하지만 렉서스 UX 300e는 이와 반대로 보통의 렉서스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한 실내 구성을 지녔다. 순수 전기차 치곤 굉장히 올드한 느낌이다.

  

  특히 7인치 메인 디스플레이 패널은 이 과거의 자동차 느낌을 배가 시킨다. 터치 방식을 지원하지 않는 이 터치 패널은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게 작은 편인데, 패널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베젤이 너무 두꺼워 작은 화면을 더 작게 보인다.  

  

  올드한 실내 디자인과 더불어 감성 품질 역시 많이 부족하다. 브랜드의 엔트리급 모델이니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 치고는 도어 패널이나 루프 콘솔, 센터 콘솔 등에 위치한 각종 버튼의 재질이 고급스럽지 않다. 다만 시트를 이루는 가죽은 또 상당히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촉감을 준다. 한 공간 안에서 극과 극을 보고 있자니 혼란스럽다. 

  

  주행 감각은 ‘전기차스럽다’고 표현하고 싶다. 최근 순수 전기차는 전기차의 특성을 잘 포장해 내연 기관 자동차와 다르지 않은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순수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일한 느낌을 받으며 이질감 없이 주행하며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배려다. 때문에 전기모터가 작동할 때 나는 특유의 소리도 잘 억제하고, 초반 토크가 높은 전기 모터로 인한 급격한 출발, 다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회생제동 시스템 등을 마련한다. 

  

  렉서스 UX 300e는 움직임에 있어 전기차임을 온 몸으로 표현한다. 일단 전기차 특유의 전기 모터 소리가 매우 크게 들린다. 하체 소음이나 외부 풍절음 유입은 적은데, 일부러 순수 전기차 감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가속 감각도 조금 급한 편이며, 회생제동 강도는 세지 않은 편이다. 
  
  핸들링 감각은 젊은 층이 주로 소비하는 차급에 맞게 상위 모델 대비 직관적이다. 렉서스 ES로 대표하는 특유의 부드러움에 조금의 역동성을 더한 느낌. 스포츠 모드도 따로 마련해서 모드 변경에 따른 주행 감각 변화도 느낄 수 있다.

  

  4천만원대에 만날 수 있는 순수 전기차 렉서스 UX 300e는 여러 장점이 있는 자동차지만, 이 장점을 가리는 단점도 도드라진다. 바로 주행가능거리. 렉서스 UX 300e의  주행가능거리는 233km다. 2019년 첫 공개 기준으로도 넉넉하지 않았고, 지금 기준으로는 어디 내세울 수준이 아니다. 렉서스는 도심형 콤팩트 SUV 성격에 맞게 근거리 도심 생활에서는 충분한 거리이며, 한번 충전으로 일주일간 국내 평균 1일 주행거리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렉서스의 첫 양산 순수 전기차이자 미래 렉서스 전기차를 엿볼 수 있는 청사진’이라는 합리화에도 주행가능거리는 순수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더구나 비슷한 가격대에 2배 정도 주행가능거리를 지닌 경쟁 모델이 존재한다. 

  

   

  

  [모플시승] 렉서스 UX 300e. 하이브리드 장인이 만든 EV

• 

  <Verdict>

  SUV의 특징과 미니밴의 장점을 모두 품은 대가족을 위한 대형 SUV

  Good

  - 3열을 갖춘 수입 대형 SUV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풍부한 옵션.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로 국내 도로 환경에 더 적합하다

  - 2, 3열의 공간 구성까지 알차게 챙겨 놨다. 특히 이제 3열에 누군가를 태울 때 미안하지 않아도 된다

  Bad

  - 단단한 서스펜션을 선호하는 이에겐 움직임이 다소 불안할 수 있다

  - 오로지 가솔린과 디젤로만 이뤄진 파워트레인 구성은 아쉽다

  <Competitors>

  - 혼다 파일럿 : 최상위 트림과 비슷한 가격대. 성능은 비슷하지만 편의 장비는 다소 부족하다. 하지만 희소성이 높다

  - 쉐보레 트래버스 : 북미산 대형 SUV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다 넓은 공간을 원한다면 추천

  

  앞 집 1002호에 사는 가족의 자동차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다. 요즘 보기 드문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가 셋이나 있다. 아이가 많은 가족이다 보니 집에 들어 오고 나갈 때 시끌벅적한 소리가 현관을 넘어서까지 자주 들려 온다. 특히 금요일 밤이나 토요일 아침 일찍 캠핑을 떠날 땐 요란하다.

  

  앞 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요즘 세상. 구성원에 자동차까지 아는 이유는 아파트 현관에 자동차를 세워 두고 5인 가족의 캠핑 짐꾸러미를 한가득 싣고 내리는 것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절기 캠핑 시즌에 보면 이 많은 짐이 다 들어갈까 싶은데도 차곡차곡 쌓는다. 어떤 자동차를 사용하나 유심히 살펴보니 팰리세이드였다.

  

  요즘 캠핑처럼 야외활동을 즐기는, 아이가 2명 이상인 가족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차는 단연 팰리세이드다. 캠핑장을 가도 꼭 한 두대는 보이고,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것저것 짐을 싣고 내리는 장면을 보면 꼭 팰리세이드가 꼭 보인다. 이번에 부분 변경이 출시했을 때도 주변에서 어떠냐는 물음도 꽤 많이 받았다. 특히 아빠들에게 말이다.

  

  아직 자녀가 없는 나로선 그들의 궁금증에 답 해주기 위해 신형 팰리세이드를 ‘부모’의 마음으로 시승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 가격대 가족을 위한 꼼꼼한 디테일까지 챙긴 활용성 높은 자동차는 팰리세이드 말고는 없다. 자동차 곳곳을 둘러 보고,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보니 현대차에서 팰리세이드 개발팀엔 일부러 자녀 둘 이상 있는 직원만 참여 시켰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실사용자를 위한 구성이 알차다.

  

  

  물론 시승차는 최상위 모델인 캘리그래피 트림이다. 캘리그래피 트림에 빌트인 캠, 듀얼 와이드 선루프를 달아 가격대가 5,226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3천만 원 후반대에 시작하는 기본 익스클루시브 트림에도 웬만한 편의 장비를 기본 사용할 수 있고, 4천만 원 중반에 포진한 프레스티지 트림의 장비 구성도 나쁘지 않다. 팰리세이드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평소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트림 선택을 하면 좋을 듯 싶다.

  

  파워트레인은 V6 3.8L 가솔린 엔진과 8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최고출력 295마력에 최대토크는 36.2kg.m이다. 다운 사이징 과급기 엔진으로 힘을 쥐어 짜지 않고 모든 영역에서 여유롭게 운전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최고 속도가 어떻고, 가속반응성이 어떻고 하는 건 이 차에서 그리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 터. 가족 구성원을 목적지까지 얼마나 편하고 안전하게, 조용하고 부드럽게 이동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그런 관점에 이 차는 꼭 들어 맞는다.

  

  운전을 하면서도 부드럽고 조용하다는 느낌이 처음부터 끝까지 쭉 따라 다녔다. 이제는 대배기량으로 볼 수 있는 자연흡기 엔진이 여유롭게 쏟아내는 힘과 부드럽게 새팅된 섀시의 어울림이 상당히 좋다. 차음과 방음대책도 잘 해놨고, 1열과 2열 창에는 이중접합 유리까지 사용했다. 다만, 단단한 하체 세팅을 선호하는 사람에겐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부분변경의 가장 큰 변화는 물론 '디자인'. 워낙 전작의 지명도가 탄탄했고, 시장 반응도 좋은 차니 시각적인 부문에 집중해 새로움을 추구했다. 유독 전면부의 변화폭은 상당히 큰 데 프론트 그릴의 디자인을 극적으로 바꿔 보다 웅장한 느낌을 강하게 전해준다.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은 크게 변화한 점이 없다.

  

  실내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운전대와 대시보드 등 전면부다. 운전대부터 디스플레이 부분이 싹 다 바뀌었다. 운전대는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 그대로. 디스플레이 부분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메인 디스플레이 패널을 하나로 연결한 통합 디스플레이 패널을 적용했다. 더불어 자주 사용하는 버튼은 하단부에 물리 버튼으로 마련했고, 공조장치를 위한 별도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넣었다. 기어 셀렉터가 위치한 센터페시아 하단부는 구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승차는 2-2-3의 7인승으로 시트를 구성했다. 2명이 앉을 수 있는 독립형 2인 2열은 미니밴만큼 공간이 넉넉하고 승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장비를 마련했다. 중앙부분에 2열 독립 공조장치를 마련 했는데, 이 곳에서 2열 통풍시트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센터 콘솔은 없는데, 1열 좌석 뒷부분이나 2열시트 방석 부분에 그물방을 이용해 소품을 적재할 수 있다. 2열 도어 하단부에는 음료 거치부도 있어 센터 콘솔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3열 부분 구성은 만족스럽다. 보통의 3열을 갖춘 SUV는 3열 뒤 적재 공간이 좁아 접어서 사용한다. 때문에 3열에 여러 편의장비가 빈약하기 마련인데, 팰리세이드의 3열은 꽤 알차다. 먼저 3열의 등받이 기울기 조절이 자유롭다. 꽤 뒤로 많이 젖혀져 장시간 탑승해도 큰 불편함이 없고, 레그룸 공간도 넉넉해 어린 아이 뿐 아니라 보통 체격의 성인도 탑승에 무리가 없다.

  

  또한 엉덩이 부분도 짧지 않아 앉았을 때 안정감이 좋다. 여기에 좌우 끝에 음료수 거치대, USB 충전 포트, 루프 쪽의 에어 밴트도 마련했다. 또한 캐빈토크 기능도 있어 1열과의 의사소통도 편리하게 할 수 있다. 3열의 가운데 좌석 역시 구색 맞추기에 끝나지 않고 번듯한 헤드 레스트도 있고, 엉덩이 부분도 넉넉해 버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넉넉한 적재 공간 역시 팰리세이드의 장점이다. 기본 적재 용량은 509L에 이르며 3열을 접으면 1,297L, 2열을 접으면 2,447L까지 늘어난다. 시승차의 경우 전동식으로 3열 시트를 접고 펼 수 있고,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어서 사용이 편리하다.

  

  현대차의 신형 팰리세이드는 시승 할수록 SUV 형태의 슬라이딩 도어가 없는 미니밴을 보는 듯 했다. 요즘 소비자 트렌드를 잘 맞춘 SUV에 미니밴의 편의성을 대부분 지녔기 때문이다. 또한 실내 구성을 살펴보며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밴의 실용성을 많이 가져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 강해진 디자인과 더불어 이전 모델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온 부분 변경 팰리세이드. 미니밴의 장점도 누리면서 온 가족이 함께 탑승해 편안하고 안전한 이동을 바라는 사람에게 강하게 어필할 것이다.

  

   

  

  [모플시승] 현대차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 적수 없는 3열 대형 SUV

• 

  86이 10년 만에 2세대로 돌아왔다. 코너에서 뒤를 조금씩 흘리는 ‘스릴 만점’ 주행감은 GR86의 가장 큰 매력.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던 엔진은 덩치 키우며 출력을 보강했다. 변속기는 요즘 차에서 보기 드문 6단 수동. 지난 86 구매자의 90% 이상이 수동변속기를 택했기에 이번엔 자동변속기 모델만 들여왔다. 어른들의 장난감, GR86은 트랙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Verdict>
  10년 만에 돌아온 타쿠미의 애마. 기본에 충실한 진짜 스포츠카.
  
   Good
   - 소형, 경량, FR, 출력 높인 박서엔진
   - 10년 전보다 싼 가격
  
   Bad
   - 실내 디자인은 여전히 올드하다
   - 이미 올해 사긴 글렀다
  
   <Competitors>
   - 현대 벨로스터 N, 아반떼 N : 빠르고 재밌고 자극적인 스포츠 모델. 각종 장비도 풍부하다. 대신 인위적인 배기 소리는 에러.

   

  확 바꾼 외모, 편의성 높인 실내 

  

  1세대 모델과 비슷한 구석을 찾기 어렵다. 슬쩍 봐도 형제차 스바루 BRZ와 똑 닮았다. 둘은 큰 뼈대만 공유하는 형제차가 아닌, 디자인까지 공유하는 사이다. 그렇다 보니 토요타만의 디자인 특징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G 메시 그릴과 앞 범퍼 디자인 일부가 거의 유일한 차이다. 실내도 토요타, GR 엠블럼을 제외하면 모든 부분이 같다.

  

  앞 모습은 둥글둥글한 헤드램프와 낮고 긴 보닛 덕분인지, 재규어 F-타입 쿠페가 떠오른다. 이전에는 가운데로 쪽 찢어진 헤드램프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웠는데, 2세대는 보다 부드럽고 상냥한 이미지로 바뀌었다. ‘ㄴ’자 주간주행등은 범퍼 좌우 ‘ㄱ’자 장식과 대조를 이룬다. 범퍼 그리고 아래쪽 립은 상당히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다.

  

  옆쪽은 전형적인 2도어 쿠페다. 길이 x 너비 x 높이는 4,265 x 1,775 x 1,310mm로, 이전보다 25mm 길고 10mm 낮다. 휠베이스는 2,575mm로 5mm 늘었다. 길이가 BMW M2보다도 20cm가량 짧을 만큼 컴팩트하다. 휠은 17인치가 기본이며, 프리미엄 트림에는 18인치를 끼운다. 타이어 너비는 앞뒤 모두 215mm로 차체 크기와 무게, 출력 등을 감안하면 적당해 보인다.

  

  

  테일램프는 ‘ㄷ’자 형태로 역시 이전보다 둥글고 부드럽게 디자인했다. 트렁크를 가로지르는 까만 바는 좌우 테일램프와 만나며 수평적 디자인을 강조한다. 펜더는 불룩하게 솟아 전형적인 스포츠카 이미지를 전달한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대구경 파이프는 양쪽에 하나씩 마련했다. 트렁크는 입구도 좁고 기본 용량도 크지 않다. 대신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여분 타이어 4짝 정도는 적재할만한 공간이 나온다.

  

  

  실내는 신형답게 디자인을 손보고 편의성은 개선했다. 다소 올드하지만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 대시보드 등 대부분 영역을 새로 꾸몄다. 디지털 계기판은 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는 8인치 크기다. 투박한 글씨체와 달리 반응성이 괜찮고, 전 트림에 유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좌우측 송풍구는 터빈 모양으로 디자인했고, 냉난방 다이얼에도 디스플레이를 심었다. 센터콘솔 암레스트는 높이를 낮춰 변속 시 팔꿈치가 걸리는 일을 줄였다. 대부분 새로 디자인했지만, 주행 안전장치 및 트랙 모드 버튼, 열선 시트 버튼은 10년 전과 똑같다.

  

  

  시트는 버킷 형태로 스웨이드와 가죽을 섞었다. 몸을 잡아주는 지지력도 좋고 쿠션감도 적당하다. 트랙에 오는 길이 심심하지 않도록 스피커는 8개를 넣었다. 안전 사양으로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 후측방 경고 시스템, 스티어링 연동형 헤드램프 등도 제공한다. 다만, 위 모든 옵션은 프리미엄 트림에서만 누릴 수 있다. 2+2 시트 구성의 뒷좌석은 성인과 아이 할 거 없이 타기 좁아, 짐 공간으로 사용하는 편이 낫다. 
  
   순수한 정통 스포츠카는 바로 이런 맛

  

  스포츠카, 아니 자동차라고 함은 뒷바퀴굴림이 기본이다. 조향은 앞바퀴가 구동은 뒷바퀴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앞바퀴가 조향과 구동을 함께 감당하면, 코너에서 언더스티어로 큰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GR86은 FR 구조로 엔진은 앞쪽, 구동축은 뒤쪽에 위치한다.

  

  낮은 무게 중심 역시 기본이다. 내연기관 차에서 가장 무거운 부품 중 하나는 엔진이다. 수평대향 엔진(박서엔진)은 엔진 중심을 낮게 위치시킬 수 있어 저중심 설계에 유리하다. 국내 시판 중인 승용 모델 가운데 수평대향 엔진을 얹은 차종은 포르쉐 911과 718 그리고 GR86이 전부다. 이 중 자연흡기 엔진은 718 박스터 & 카이맨의 GTS 4.0 버전과 911 GT3, 그리고 GR86뿐이다.

  

  작고 가벼운 무게는 스포츠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크고 무거운 차는 코너에서 둔한 움직임을 보인다. 직선 주로에서는 빠르겠지만, 코너에 들어서면 작고 가벼운 차에게 꽁무니를 잡히기 마련이다. GR86은 작은 크기일 뿐 아니라 1,300kg이 채 안 되는 가벼운 몸무게를 자랑한다. 또, 배기량을 400cc 늘렸음에도 경량화를 통해 이전과 거의 동일한 엔진 무게를 구현했다. 소형, 경량, FR, 수평대향 엔진. GR86은 순수한 정통 스포츠카로 분류하기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

  

  클러치 감각은 가벼워 변속 잦은 일상 주행에서도 부담 없을 듯하다. 브레이크, 가속 페달 위치는 적당히 가까워 오른발을 빠르게 옮기기 좋다. 6단 수동 변속기는 제 단수에 쏙쏙 잘 들어갈 뿐 아니라 기어비도 적당하다. 과거 트랙에서 2~4단을 주로 썼던 것과 달리, 신형은 2단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도 인제 트랙을 완주할 수 있다. 그만큼 기어비가 적절히 나눠져있고, 토크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코너에서 2단을 맞물리는 경우 뒷바퀴에 슬립이 일어날 정도다. 최대토크는 25.5kg.m로 4.6kg.m 올랐다. 발현 시점 3,700rpm이다. 

  

  2.4L로 몸집 키운 엔진은 27마력 올라 최고출력 231마력을 낸다. 0-100km/h 가속 시간은 6.3초로 이전 세대보다 1초 이상 빠르다. 물론 최신 스포츠카들과 비교하면 느린 수치다. 하지만 GR86은 빠른 속도로만 경쟁하는 모델이 아니다. 진정한 운전 재미는 직선이 아닌 곡선에서 나온다. 그렇다고 가속이 느린 건 또 아니다. 640m의 긴 직선로에서 400cc 늘린 배기량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스포티한 박서엔진 배기음 역시 여전하다.

  

  코너에서 움직임은 약 오버스티어 성향이다. 욕심내면 꽁무니를 조금씩 흔든다. 대신 과도한 진입 속도로 언더스티어가 발생해도, 엑셀링 및 스티어링 조타만 적절하게 한다면 부풀은 곡선을 금세 가라앉힐 수 있다. 대신 언제든 오버스티어가 생길 수 있으니, 과격한 스티어링 조작이나 변속 등의 움직임은 지양하는 편이 좋다.

  

  400~500마력 혹은 그 이상의 고출력 모델들은 트랙에서 다루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231마력의 만만한 출력은 운전자로 하여금 자신감 있는 주행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실제 슬립이 일어나는 경우에도 자세를 바로잡기 쉽다. GR86은 운전자의 개입 여지를 크게 열어뒀지만, 동시에 최소한의 안전도 겸비했다. 스포츠 모델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반길만한 대목이다.

  

  고깔 사이를 질주하는 슬라럼 테스트도 진행했다. 에어로 파츠와 퍼포먼스 파츠를 모두 넣은 모델과 순정 모델을 번갈아 타며 차이를 느꼈다. 짧은 테스트로 차이를 크게 느낄 순 없었지만, 트랙 주행을 염두에 둔다면 퍼포먼스 파츠는 넣는 편이 좋아 보인다. 퍼포먼스 파츠는 엔진룸에 댐퍼가 달린 스트럿바, GR 브레이크 패드, 멤버 보강재 중 선택 가능하다. 가격은 셋을 합쳐 200만 원 이하로 예상하며, 정확한 가격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GR86은 시종일관 편안했다. 매끄러운 트랙을 주행할 때도, 불룩 솟아오른 연석을 밟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네 바퀴가 계속해서 지면에 붙어있는 느낌이었고,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은 적었다. 이는 일반 스포츠카보다 부드럽고 여유롭게 세팅한 서스펜션 덕분이다. 대개 고성능 스포츠카의 경우, 서스펜션 댐핑 범위가 짧아 트랙 연석 등에서 한계점을 쉽게 넘긴다. 이 경우 바퀴가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운전 피로도는 증가하고 타이어 접지력은 낮아질 수 있다. GR86은 트랙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도 꽤 편안하게 달릴 수 있을 듯하다. 
  
   유지비 적은 스포츠카, 스탠다드 트림 추천

  

  GR86은 스포츠카의 기본을 잘 다듬은 모델이다. 특정 부분에서 매우 특출나진 않지만, 정통 스포츠카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또, 입문자에게 중요한 건 유지비다. 자동차로 트랙 주행을 즐기려면 꽤 많은 돈이 든다. 자동차 값이 다가 아니다. 트랙 주행을 위한 튜닝비, 트랙 주행 요금, 유류비, 각종 소모품 정비비 등 돈 드는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GR86이 가진 무기가 여기서 제대로 드러난다.

  

  

  우선 타이어다. 215/45R17, 215/40R18 사이즈 타이어는 구하기가 쉽다. 또, 고성능 타이어라 할지라도 가격이 저렴하다. 시승차에 끼워진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의 경우, 위 사이즈 타이어 가격은 각각 24만 원, 27만 원 선이다. 만약 너비가 증가하거나 직경이 늘어나면, 가격은 급격하게 올라간다. 같은 모델 245/40R19 사이즈 타이어는 39만 원을 호가한다. 타이어 소모가 매우 많은 트랙 주행 특성상, 교체 비용에 대한 부담은 훨씬 커진다.

  

  주유비도 문제다. 취급점마다 다르지만, 고급유와 일반유 가격차는 리터 당 200원가량이다. GR86은 일반유 사용 가능한 몇 안 되는 스포츠카다. 연료 소모가 큰 트랙 주행에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이 밖에 다른 부품들도 고성능 모델들에 비해 저렴하다. 비교적 큰돈 들이지 않고도 갖고 놀 수 있는 진짜 장난감인 셈이다. 
  
  가격은 스탠다드가 4,030만 원, 프리미엄이 4,630만 원이다. 여기에 아까 설명했듯 에어로 & 다이내믹 파츠를 추가할 수 있다. 프리미엄 트림에는 18인치 휠, 스웨이드 버킷 시트, 8개 스피커, 안전 옵션 등이 추가로 들어간다. 하지만 스탠다드 트림만 해도 편의 및 안전 장비가 충분하고, LSD나 벤틸 디스트 브레이크 등의 장치들도 모두 들어간다. 입문형 스포츠 모델을 찾는다면, 스탠다드 모델에 퍼포먼스 패키지만 추가하는 걸 추천한다.

  

   

  

  [모플시승] 유지비 적은 정통 스포츠카, 토요타 GR86

• 

  <Verdict>

  연식 변경을 통해 소소한 디자인 변경, 편의 장비를 추가했다. 하지만 예스러운 실내 디자인은 그대로다

  Good

  - 무심한 주행 - 만족스러운 연비. 요즘 같은 고유가에 이만한 효자도 없지

  - 전기배터리를 잘 수납해 실내 공간을 손해 없이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

  Bad

  - 외관 디자인은 이제 ‘뇌이징’ 됐다만 10년전 자동차를 보는 듯한 실내 디자인은…

  - 편안함을 위해 재미를 버린 주행감각

  <Competitors>

  - 혼다 CR-V 하이브리드 : 분명 수치상 출력은 라브4 하이브리드보다 낮지만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 세팅이 보다 스포티해 더 다이내믹하다

  - 현대 투싼 하이브리드 : 더욱 큰 차체로 활용성이 높다. 가격면에서도 합리적이고, 보다 트렌디한 디자인과 최신 주행 및 편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 재미로 평가하는 사람에게 토요타란 브랜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특별히 뛰어난 것도 없고, 그렇다고 뭐 하나 유별나게 부족한 것도 없다. 무색무취, 무미건조한 이온 음료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이유로 최근 토요타는 국내에 GR86을 시작으로 GR 브랜드를 론칭하며 ‘우리도 이 정도까지 한다’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 뇌리에 막혀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개선할지, 특히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국내 시장 환경상 얼마나 어필할지에 대해 시간을 좀 두고 지켜봐야 할 듯 싶다.

  

  토요타가 국내 출시하는 볼륨 모델의 이런 특징은 바꿔 말하면, 자동차를 운용함에 있어 큰 스트레스 없이 자동차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다가 온다. ‘사람이나 짐을 싣고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자동차 본연의 ‘이동수단’이라 목적으로 볼 때 사실 토요타 만큼 추천 리스트 상단에 자주 오르는 자동차 브랜드도 없을 것이다.

  

  토요타의 도심형 콤팩트 SUV인 라브4 역시 이런 특징을 그대로 지녔다. 토요타 라브4는 괴팍하게 다듬어진 디자인 면에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겠지만, 잘 달리고 잘 서고, 크기 대비 공간도 넓고, 여기에 기름까지 적게 마시고, 잔고장도 적으니 이 만큼 있는 듯 없는 듯 사용자의 생활에 부대낌 없이 녹아 드는 자동차 별로 없어 보인다.

  

  시승한 토요타 라브4는 2022년식 모델로 네개의 바퀴를 굴리는 AWD 모델이다. 현재 국내에 토요타 라브4는 직렬 4기통 2.5L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선택할 수 있는 트림은 2WD와 AWD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가격대는 2WD 모델이 4,170만원, AWD 모델이 4,740만원이다. 2021년식 대비 각각 111만원, 113만원 상승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헤드라이트 디자인이다. 2021년식 대비 얇고 길어져 날렵한 이미지를 준다. 여기에 LED 주간주행등까지 추가해 인상적인 전면부 마스크에 강렬함을 더했다. 측면부의 경우 새로운 디자인 18인치 휠 디자인을 적용해 새로움을 강조했고, 후면부는 전 모델 대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실내는 바뀐 점이 거의 없다. 굳이 토요타 라브4의 단점을 꼽자면 이 실내 디자인이다. 디자인보다 레이아웃이 굉장히 올드하기 때문. 요즘 자동차는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2개 이상 사용하고, 물리 버튼 수를 줄이는 등 실내를 간결하게 가져간다. 이에 비해 토요타 라브4의 실내는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게 말하면 클래식하다. 수 많은 물리 버튼과 불쑥 솟아 오른 온도조절 다이얼 등을 보면 잠깐 과거로 회귀한 느낌이다. 직관적인 사용성에 있어서 칭찬할 수 있겠지만, 다음 세대엔 보다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미적인 부분을 차치하면 실내 공간만큼은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2.7m의 휠베이스를 최대한 활용해 실내 거주성을 높인 느낌이다. 밖에 보는 차체 대비 실내가 넉넉해 실내 어디에 앉아도 좁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특히 넓은 적재함 공간은 칭찬할 부분. 배터리를 2열 시트 하단부에 수납해 적재공간을 온전히 살렸다. 60L 캐리어 4개와 골프백을 여유롭게 실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은 여유롭다.

  

  여기에 2022년식은 조수석도 파워시트를 적용해 편리하게 승차 위치를 조정할 수 있고, 6:4로 폴딩 가능하고 리클라이닝을 사용할 수 있는 2열 시트에 리마인더 기능을 추가해 뒷좌석 승객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엔진은 바뀐 게 없다. 직렬 4기통 2.5L와 무단변속기를 조합해 시스템 총 출력 222마력, 최대토크 22.5kg.m을 발휘한다. 스트롱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서 정지 후 일정 속도 내의 이동이나 순간 출력이 필요할 때 전기 모터가 적극 개입해 엔진에 힘을 보태는 방식이다.

  

   

  저속에서의 움직임은 전기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조용하고 얌전하다. 이내 속도가 붙으면 엔진이 깨어나는데, 전기모터와 엔진으로의 주동력 이동 과정이 부드럽게 이뤄지고, 무단변속기의 변속과정 역시 부드럽다. 가속 페달을 어지간히 깊게 밟지 않으면 엔진으로 이동시에도 실내로 유입되느 소음과 진동은 적은 편이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서스펜션 포용력이 좋아 웬만한 잔진동은 다 걸러내 주행 내내 편안함을 전해준다. 하지만 아무래도 차체 형태와 물렁한 서스펜션으로 고속 주행이나 급격한 자세 변화 시에는 안정적이지 못한 게 사실. 보통 가족단위 사용자가 편안하게 이용한다는 주 사용 목적으로 보면 큰 단점은 아니다.

  

  심심한 주행 감각으로 얻는 보상은 역시 연비다. 공인 연비 수치는 15.2km/L. 가혹한 테스트 주행 환경에서도 연비 수치다 13km/L대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걸 보면 실제 이용할 때는 공인 연비 수치 이상의 연비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바로 1년전 2021년형 라브4 하이브리드를 시승했고, 이번에 2022년형 모델을 출시 후 바로 만나볼 수 있었다. 연식 변경으로 인해 편의 장비는 추가됐고, 장점이었던 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가격은 100만원 초반대로 소폭 상승했지만 추가된 장비와 물가상승율을 감안했을 때 그리 큰 상승폭은 아니니 이해할 만한 수준이다.

  

   

  

  [모플시승]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특출 나진 않지만 중간 이상 SUV

•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 특히, 실내 고급감과 승차감은 동급 최고로 봐도 무방할 정도. 스포츠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편안한 고급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차는 벤츠지’라는 우스갯소리가 확 와닿는다. E-클래스 판매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든다. 근데 C-클래스가 이렇게 비싼 차였나?
  
  <Verdict>
  동급 경쟁 모델 뛰어넘는 실내와 훌륭한 승차감. 대신 가격도 뛰어넘었다
  
  Good
  - S-클래스 부럽지 않은 실내
  - 아방가르드와 AMG 라인 모두 훌륭한 승차감
  - 벤츠답지 않게 공격적인 기본 옵션 구성
  
  Bad
  - 동급 모델 대비 높은 가격
  - 승차감 얻고 포기한 스포츠성
  - 뒷좌석 승객은 열선, 공조기 조작, USB 포트 사용 불가
  
  <Competitor>
  - BMW 3시리즈 : 스포츠성 강조한 BMW 대표 콤팩트 라인업. 330e도 C300 보다 싸다
  - 아우디 A4 : 265마력 45 TFSI 콰트로가 6,100만 원. 다만 곧 풀체인지 앞두고 있다
  - 제네시스 G70 : 제네시스가 심혈 기울여 만든 스포츠 세단. 옵션도 4,110만 원 기본 트림부터 충실한 편

   

  

  베이비 S-클래스 
  
  C-클래스는 ‘베이비 S-클래스’로 불린다. 매번 플래그십의 디자인 기조를 이어받았기에 붇은 별명이다. 신형역시 바로 위 E-클래스보다 큰 형 S-클래스를 더 닮았다. 비교적 엔트리급에 해당하지만, 디자인만큼은 형들이 부럽지 않다. 

  

  전체적인 비율은 이전 세대와 비슷하다. 차체 크기는 C 200 4매틱을 기준으로 길이 x 너비 x 높이가 4,755 x 1,820 x 1,440mm다. 이전과 비교하면 50mm 길고, 10mm 넓고, 10mm 낮다. 휠베이스는 2,864mm로 25mm 늘었다.

  

  과격한 라인 없는 차체는 유려한 곡선을 바탕으로 꾸몄다. 보닛 라인은 조금 더 길고 낮아 보이며, 얇은 헤드램프에는 트림에 따라 S-클래스에 탑재됐던 디지털 라이트가 들어간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아방가르드 트림에선 세로형으로 디자인했고, AMG 라인에는 스타 패턴 전용 그릴이 적용된다. 휠은 18인치가 기본이며, AMG 라인은 19인치 휠과 타이어를 신는다. 

  

  뒷모습도 S-클래스의 축소판이다. 가운데로 뾰족하게 모이는듯한 테일램프 모양은 형들과 기조를 나란히 한다. 위아래로 나뉜 투피스형 테일램프에는 패턴 장식이 S-클래스를 닮은 모습이다. 안쪽 그래픽은 점선 모양면발광 LED를 활용해 새롭게 꾸몄다. 범퍼 디자인은 다소 심심하다. 

  

  

  트렁크 용량은 455L로 네모반듯하게 마감했다. 4:2:4 뒷좌석 폴딩도 지원하는데, 트렁크 좌우측에 버튼을 마련해 손쉽게 접을 수 있다. 특히, 자동으로 등받이가 넘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다. 의외로 버튼만으로 뒷좌석 접을 수 있는 세단이 많지 않다. 폴딩은 쉽지만 풀-플랫은 불가능하며, 중간에 턱도 다소 생기는 편이다. 
  
  실내는 경쟁자 ‘압살’, 이게 고급차지 

  

  이전 모델이 5세대 C-클래스도 실내 고급감은 경쟁 모델을 압도했었다. 특유의 매끈한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잘 다듬어진 우드 및 하이글로스 재질, 여기에 고급스러운 엠비언트 라이트까지 고급차임을 한눈에 알 수있었다. 

  

  6세대 신형 C-클래스는 이보다 한층 더 진화한 모습이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S-클래스를 닮은 센터페시아 구조를 갖췄다. 플로팅 타입 세로형 모니터는 화질이 선명하고 반응 속도도 빠르다. 다만, 디스플레이 계기판과 더불어 발열은 꽤 있는 편이고, 테두리 마감이 썩 좋지 못하다.  

  

  대시보드에는 트림에 따라 우드 및 하이글로스 재질 장식이 고급감을 높인다. 스티어링 휠도 상급 모델에서 봤던 디자인으로, AMG 라인에는 양쪽에 더블 스포크가 자리하는 ‘잠자리 모양’ 스티어링 휠이 들어간다. C-클래스의 전반적인 실내 분위기는 작은 부분까지 고급스럽게 신경 쓴 모습이다.

  

  

  뒷좌석 공간은 차체 크기 대비 준수하다. 이전보다 25mm 길어진 휠베이스 덕에 조금이나마 다리 공간이 늘어났다. 다만, 머리 공간은 여전히 다소 좁은 편이다. 시트가 푹신하고 크기도 적당해 장거리 주행에서도 불편함이 없을 듯하다. 뒷바퀴굴림 모델이기에 드라이브 샤프트가 지나가는 센터 터널이 높게 솟아 있다. 때문에 뒷좌석에 세명이 타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가장 큰 단점은 편의 장비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 뒷좌석을 위한 옵션은 송풍구와 듀얼 타입 파노라마 선루프가 거의 전부다. 송풍구는 온도 조절이 불가능하며, 열선 시트 기능 역시 빠져 있다. 전자기기 충전을 위한 별도의 USB 단자 등도 없다. 앞 좌석 승객은 고급차를 탄 느낌이겠지만, 뒷좌석 승객이라면 아쉬운 점이 많다. 
  
  스포츠 세단은 아니다, 대신 승차감은 일품 

  

  먼저 C200 4매틱 아방가르드를 시승했다. 가장 먼저 와닿는 부분은 승차감. 부드럽고 충격을 말끔하게 걸러낸다. 일반적인 도로 환경에서는 정말 승차감이 좋다. 대신 포트홀처럼 큰 요철을 넘을 땐 서스펜션이 물렁해 한번씩 크게 휘청인다. 

  

  C200의 심장은 I4 2.0L 가솔린 터보 엔진.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2.6kg.m 사양이다. 9단 변속기와 결합해 정지부터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7.1초가 걸린다. 20마력을 추가로 제공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얹혔음에도 가속 느낌은 썩 밋밋하다. 아무래도 네 바퀴를 동시에 굴리기 때문에 가볍게 나가는 느낌보다는 안정적으로 발진한다.
  
  대신 꾸준히 속도를 올리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실제 최고 속도도 241km/h로 꽤 높은 편이다. 매끈한 도로에서의 고속 안정감은 좋지만, 요철이나 굴곡진 바닥을 만나면 여지없이 흔들려 불안감이 든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다.

  

  C300 AMG 라인은 보다 단단하다. 그럼에도 BMW의 M 스포츠 패키지만큼 과하진 않다. 일상 영역이라면 승차감 좋은 C300 쪽이 훨씬 낫다. 정지 가속 성능도 6.0초로 C200보다 빠르고, 고속 안정감도 훌륭하다. C300에는 최고출력 258마력 사양의 I4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간다. C200과 마찬가지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얹혔으며, 9단 자동변속기와 합을 이룬다.

  

  C200과 C300 둘 다 날카로운 핸들링 느낌은 아니다. 탑승자의 편안한 주행을 위해 여유롭게 세팅한 듯 보인다. C300 쪽이 서스펜션 등의 이유로 좀 더 역동적인 모습인데, 3시리즈나 아우디 A4 등과 비교하면 확실히 스포츠성은 떨어진다. 일품인 승차감을 얻은 대가로 스포츠 세단 칭호는 내려놔야 할 거 같다. 
  
  하위 트림 신설, 2열 구성 보완은 필수 

  

  현재 판매하는 트림은 C200 4매틱 아방가르드와 C300 AMG 라인 두 종류다. 가격은 각각 6,150만 원, 6,800만 원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뒷바퀴굴림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는 무조건 값비싼 C300을 구매해야 한다. 더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한다고 해도 말이다. 반대로 보다 탄탄한 주행감과 여유로운 가속 성능을 원한다면, 무조건 네바퀴굴림 사양의 C200을 골라야 한다. 선택의 폭이 좁다는 이야기다.

  

  가격만 놓고 보면 비싸 보이지만, 적용한 사양들을 감안하면 적정 가격대로 보인다. 다만, 5세대의 경우 시작가가 4천만 원대부터였고, 부분변경 모델도 5천만 원대 초반대였다. 뒷바퀴굴림 사양의 옵션 덜어낸 C200을 추가 출시한다면, 보다 다양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듯하다. 현재는 경쟁 모델들과 실구매가가 크게 차이 난다.

  

  또, 위에서 언급했듯 뒷좌석 승객을 위한 장비가 부족하다. 신형 C-클래스는 트림에 상관없이 어댑티브 LED헤드램프, 전동 트렁크, 통풍 및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파노라믹 선루프,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 등이 기본이다. C300에는 어라운드 뷰, HUD,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들어간다.
  
  하지만 뒷좌석 승객은 공조기 온도 조절, 스마트폰 충전, 열선 시트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연식변경 모델을 통해 단점을 보완한 트림을 신설한다면, D 세그먼트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세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플시승] 3시리즈 & G70 ‘압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부분변경을 치르고 돌아온 AMG GT 43 4matic+와 AMG CLS 53 4matic+를 만났다. 신차를 트랙에서 가장 먼저 타는 일은 흔치 않은 기회다. 마음껏 차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 비록 시승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확실하게 느낀 몇 가지를 적어본다.
  
  새로운 디자인, 전기모터 더한 심장 

  

  

  AMG GT 4-도어 쿠페는 2-도어 쿠페의 스포티한 비율을 기반으로 실용적인 쿠페형 디자인을 갖췄다. 세로형 AMG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낮게 위치하는 ‘샤크 노즈’ 형태의 보닛은 범상한 차가 아님을 암시한다. 수평적인 테일램프는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든다. 

  

  실내는 새롭게 디자인한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이 눈에 띈다. 스포크 아래쪽에 위치한 두 개의 원형 컨트롤러를 통해 주행모드, 자세제어장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는 모두 나파 가죽으로 마감했다. 

  

  

  스페셜 에디션도 선보였다. 루벨라이트 레드 외장 컬러와 V8 외장 스타일링 패키지, AMG 크롬 패키지가 기본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는 투톤 나파 가죽으로 마감했다. 이 밖에도 그레이 컬러 우드 트림, 에디션 배지 등이 들어간다. 

  

  

  CLS의 외모도 한층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내외관에는 AMG 라인이 기본이다. 새로 디자인한 스타 로고 그릴, AMG 전용 프론트 에이프런과 스플리터, 스포티한 공기 흡입구, 뒤쪽 AMG 스포일러 립 등으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실내도 12.3인치 모니터 두 개를 엮은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 기본이며, 새로운 스티어링 휠은 정전식 핸즈-오프 감지 기능으로 스마트폰처럼 손쉽게 기능들을 조작할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터보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새롭게 얹었다. 전기모터는 최대 22마력을 추가로 발휘하며, 스톱앤고 시스템이나 다른 전장 장비의 원활한 사용에 도움을 준다.
  
  빠르지만 분명 스포츠카는 아니다

  

  사실 AMG GT 43이나 AMG CLS 53 모두 스포츠카는 아니다. 자고로 스포츠카는 빠르면서도 민첩해야 한다. 하지만 이 둘은 크고 무겁다. 가속력만 놓고 보면 웬만한 스포츠카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긴 직선로에서 가속력을 최대한 끌어냈을 때 펀치력은 상당하다. 특히, AMG CLS 53은 정지부터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단 4.5초가 걸릴 만큼 힘이 강력하다. AMG CLS 53에 들어간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53.0kg.m를 낸다. AMG GT 43은 같은 엔진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보다 낮은 367마력, 51.0kg.m다. 정지 가속 시간도 4.9초로 다소 늦다.

  

  하지만 브레이킹에 대한 압박감으로 더욱 공격적인 가속을 할 수 없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임에도 다양한 안전장비들이 계속해서 개입했다. 이 같은 이유로 앞차와의 간격에도 여유를 두었고, 페이스도 조금 낮춰 진행했다.
  
  분명한 건 다양한 전자 장비들이 운전자를 돕는다는 점이다. 이 두 차의 길이가 5m를 넘고 무게도 2톤 이상나가는 걸 감안하면 코너 탈출 실력은 발군이다. AMG GT 43의 경우, 뒤쪽 차축에 전자식 LSD가 들어가 있어, 바퀴의 과도한 미끄러짐을 제어한다.
  
  트랙에서도 빛난 승차감 

  

  AMG GT 43은 AMG GT의 4-도어 쿠페형 모델이다. 스포츠성을 조금 내려놓은 대신 실용성을 극대화했다고 보면 된다. CLS는 본래 4-도어 쿠페다. AMG CLS 53은 성능을 손보고 몇몇 기능을 더한 고성능 라인업이다. 즉, AMG GT 43과 AMG CLS 53은 편안한 주행에 초점을 맞춘 모델들이다. 

  

  그 진가는 의외로 트랙에서 드러났다. 특히, AMG CLS 53은 시종일관 부드럽고 편안했다. 승차감뿐만 아니라 주행감각도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AMG 라이드 컨트롤+ 에어 서스펜션은 자잘한 돌과 모래가 많은 트랙 바닥을 매끈하게 헤엄친다. 앞 차에서 수없이 돌이 날라왔지만, 대형 세단을 모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편안했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실내, 담긴 호사스러운 편의 장비도 이 두 모델을 럭셔리카로 부를만한 이유로 꼽힌다.
  
  이 두 모델 모두 트랙에서 질주할 차는 분명 아니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항속 주행하는 고속도로라면, AMG GT 43과 AMG CLS 53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듯하다.

  

  [간단시승] 스포츠카가 되고픈 럭셔리카, AMG GT 43 & AMG CLS 53
•  

  <Verdict>

  쉐보레 타호 덕분에 6.2L V8에서도 ‘실키(Silky)’함을 느꼈다. 다만 유지비는 ‘사악’하다.

  Good

  - 개념 있는 가격에 빵빵한 편의사양 구성. 욕은 먹지 않겠다.

  - ‘즉시 출고’ 가능!

  Bad

  - 쉐보레가 말한다 ‘걍 이거 사!’, 선택의 여지가 없다.

  - “요즘 누가 이런 차 타면서, 기름 버리고 다니냐”는 핀잔을 각오하라

  <Competitor>

  - 포드 익스페디션 : 쉐보레 홍보팀 이승윤 팀장도 “굳이 꼽자면 뭐….”라며 선택했다. 동의한다.

   

  

  최근 출시한 쉐보레 대형 SUV 타호의 미디어 시승회가 서울 양재동에서 열렸다. SUV의 고향인 미국에서도 ‘풀 사이즈’급으로 통하는 쉐보레 타호를 국내 도로환경에서 시승해 본다는 경험은 시작부터 설레는 일이었다.

  쉐보레 타호는 전장 5,350mm, 전폭 2,060mm, 전고 1,925mm로 국내에선 비교할 대상이 없는 크기다. 휠 베이스도 3,071mm에 크롬으로 무장한 휠은 무려 22인치에 이른다. 국내 출시 모델 가운데 현대차 펠리세이드나 기아 카니발 등은 두 체급이나 낮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압도적인 덩치다. 다만 이 큰 덩치는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세운 쉐보레 타호는 1994년 1세대를 시작해 현재의 5세대에 이르기까지 북미지역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모델로 유명하다. 쉐보레 서버번의 숏 바디 모델인 타호는 미국 관용차로 많은 자주 등장했고, 바디 온 프레임 차체 구조에서 기인한 강력한 견인력(최대 3,402kg) 덕분에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SUV로 미국 레저활동의 근간이 되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선 일부 마니아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병행수입 업체들이 모델을 들여오기는 했었다. 하지만 쉐보레가 최근 공격적인 출시 행보를 보이며 타호가 국내 데뷔를 마쳤고, 이제 국내 도로 환경에서 북미산 풀 사이즈 SUV도 활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소문에 걸맞게 압도적인 풍채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불러오게 만들 정도. 국내엔 하이컨트리 단일 트림(9,253만 원)만 들어오고 여기에 외관에 블랙 보타이와 엠블럼으로 치장한 다크 나이트 에디션(9,363만 원)만 추가해 운영한다. 반도체 공급부족 이슈로 후방주차 보조 기능이 빠진 마이너스 옵션이지만 후방카메라를 통한다면 부담을 덜어낼 수 있으리라.

  전면부엔 크롬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아낌없이 크롬을 쏟아 부었다. 날렵하게 째진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동도 역시 안쪽엔 크롬을 여지없이 들였고, 범퍼 하단부까지 크롬 테두리를 둘렀다. 측면에는 높고 각진 차체 한 켠으로 치켜세운 C필러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22인치로 거대한 휠 하우스를 꽉 채운 전후면의 휠과 타이어가 시선을 멈춰 세운다.  

  

  리어뷰는 타호 레터링을 중심으로 펼쳐진 크롬 장식과 좌우측 끝단으로 밀어낸 리어 램프로 인해 2m를 훌쩍 넘는 너비를 더 크게 보이도록 한다. 치켜 세운 범퍼 하단부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높이가 아닌 탓에 좀처럼 적응하기가 쉽지 않으리라. 킥 모션과 버튼으로 누르고 여닫는 트렁크는 SUV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기대를 채울 수 있을 정도다.

  실내는 쉐보레의 전형적인 디자인 형태를 따르는데, 하이컨트리라는 최고 트림 답게 편의사양 구성도 충실하다. 특히 레저활동에 대응하는 힐 디센트 컨트롤,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이 주목할 만하고, 주행관련 편의장비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캐딜락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시스템도 갖췄다.

  

  특히 2열은 밴치 시트가 아닌 캡틴시트로 평평한 바닥 공간과 어울려 승차감의 격을 한층 더 높였고, 2개의 C타입 충전포트와 HDMI 연결선을 바탕으로 2개의 10.2인치 컬러 스크린에 원하는 영상을 띄울 수 있다. 여기에 220V 파워 아울렛, 열선 시트, 블루투스 헤드셋까지 갖추었으니 그야말로 장거리를 위한 거의 모든 장비를 채택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6.2L V8 엔진의 호쾌한 주행성능

  쉐보레 타호는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63.6kg.m을 내는 6.2L V8 ‘에코 테크3’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전동화 시대가 무색하게도 시동과 동시에 묵직하고 걸걸한 V8 사운드를 마주할 수 있다.  쉐보레 타호는 국내에 도입한 6.2L V8 이외에 북미에서 추가로 2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고 있다. V6 3.0L 듀라 맥스 디젤엔진과 5.3L V8 엔진이다.

  

  이 중 디젤엔진은 유럽 디젤 엔진 규정을 따르는 국내 상황과 맞지 않고, 나머지 엔진 라인업은 운영 이슈로 인해 도입이 무산됐다. 아무래도 이전 쉐보레의 대형 SUV였던 트래버스 판매결과를 분석해 보면 레드라인 등 플래그십 혹은 최고급 사양에 판매가 집중되었던 이력이 이번 쉐보레 타호의 트림이 하이컨트리 단일 트림으로 한정된 이유로 볼 수 있다.

  거대한 차체를 움직이기에 6.2L V8 엔진은 더 할 나위가 없다. 부드럽게 미끄러져 흐르는 움직이는 쉐보레 타호는 약간만 액셀에 힘을 줘도 튀어나갈 듯 차체가 움찔거린다. 특히 1,925mm나 되는 전고 덕분에 차체 높은 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어 운전의 부담감을 시트에 앉자마자 지워낼 수 있다. 다만 스티어링 휠이 다소 얇고 손쉽게 돌아가는 편이라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다만 3세대 타호를 몰아봤던 개인적 경험에 비추면 조금 더 타이트해진 편이다.

  

  시내길을 지나 고속도로를 진입하자 곧바로 쉐보레 타호의 진가가 펼쳐진다. 기본으로 탑재된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은 자동 레벨링과 지상고 조절기능을 제공한다. 주행에 집중하기 편하도록 15인치까지 커진 HUD는 실시간으로 차의 상황을 운전자에게 전하고 측후면을 책임지는 사이드 미러는 큼지막하게 버티고 선 모습이 듬직하다.

  조작 버튼류는 대체로 오프로드 관련 버튼과 인포테인먼트 관련 버튼 등 테마별로 나뉘어져 배치했다. 키를 누르는 조작감은 대체로 평이한 수준인데, 기어 변속까지 버튼으로 하니 쉐보레 타호는 그야말로 ‘버튼 천국’이다. 정말 많은 버튼이 있다. 시트는 기존 미국차에서 느꼈던 소프트하면서 얇은 느낌보다는 조금 둔탁하지만 내구성이 느껴지는 시트다.

  

  3열 공간은 구색만 갖춰 놓기 보다는 C타입 충전 포트와 컵 홀더까지 있어 꽤 앉을 만했고, 버튼 하나로 2열 시트를 자동으로 접을 수 있어 활용성 면에도 좋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했다. 또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열어 젖히면 개방감도 좋아 장거리 주행에 활용하기에도 좋을 법하다.

  쉐보레 타호는 직선 주로를 크루징 할 때는 그야말로 편안하며 차체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락하다. 정차 후 거동에도 무게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스르르 움직일 정도. 다만 감속이나 제동시 둔탁한 느낌은 지우기 어렵다. 회전 구간의 무게 이동은 상당히 매끄럽고 5.3m가 넘는 전장을 가진 타호의 거동 치곤 민첩하다는 평가를 주기가 어렵지 않다.

  

  대형 트레일러를 장착한 약간의 주행상황도 경험했는데, 견인한계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감이 느껴졌을 뿐 아니라 오르막길에서도 처지지 않을 만큼 강한 출력도 체감할 수 있었다. 트레일러를 견인하지 않더라도 340kg의 수직하중을 견딜 수 있으니 히치 바스켓 등 짐공간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확장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쉐보레는 이전에 트랙스로 소형 SUV 시장을 열었다. 비록 최초의 수식어는 포드 익스페디션에게 뺏겼지만 쉐보레 타호가 국내 자동차 시장 특히 대형 SUV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나타낼 수 있을 지 기대가 앞선다.

  

   

  

  

  

  

   

  

  [모플시승] 초대형 SUV쉐보레 ‘타호’, 대담함을 넘어선 웅장함

• 

  6천만 원대 전기차 중 구성이 가장 좋다. 고출력 전기모터와 다양한 주행, 안전, 편의 옵션, 여기에 승차감도 좋다. 근데 언제까지 이 가격 구성으로 살 수 있을지에 대해선 확신이 없다. 조만간 가격 및 옵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Verdict>
  6천만 원대 전기차 치곤 좋은 구성 하지만 형편없이 낮은 전비
  
  Good
  - 풀-옵션 구성 대비 저렴한 가격
  - 준수한 승차감 및 NVH 대책
  
  Bad
  - 완충해도 고작 356km....... 
  - 프리미엄 메이커로선 편의장비가 부족하다
  
  <Competitor>
  - 제네시스 GV60 :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구성도 더 화려하다. 대신 가격은 1,000만 원 비싸다.
  - 메르세데스-벤츠 EQA : GLA의 전기차 버전. 대신 전륜구동에 주행거리 짧고 출력도 약하다.
  -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 조금 느리지만 공간 넓고 멀리 가고 옵션도 풍부하다. 전기차 보조금도 100% 받는다.

   

  브랜드 최초 쿠페형 SUV 

  

  100년 가까운 볼보 역사상 첫 번째 쿠페형 SUV다. 외모는 XC40을 빼닮았다. 둥근 보닛 라인은 좌우 측에 에지를 줘 심심하지 않게 꾸몄다. LED 헤드램프에는 볼보 특유의 ’T’자형 주간주행등이 들어갔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전기차답게 막혀있다.

  

  옆쪽은 매끈한 쿠페형 라인이 돋보인다. 특히, 위쪽으로 치켜올라간 C 필러 윈도우 라인과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가 만나는 부분은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육상 선수 같기도 하다. A, B, C 필러, 루프, 사이드미러는 모두 검게 칠해 스포티함을 더했다. 휠은 20인치 단일 사양이다. 앞뒤 전기모터 출력이 같음에도 각각 235mm, 255mm 너비 타이어를 끼운 점은 조금 특이하다.

  

  

  

  뒷모습도 XC40의 특징을 이어받아 이질감이 없다. 테일램프는 점선 그래픽을 추가했고, 방향지시등은 흐르듯 움직여 고급감을 더한다. C40 리차지에는 리어 와이퍼가 없는데, 실제 비 오는 환경에서 테스트한결과를 보면 물방울이 거의 맺히지 않는다. 두 개의 스포일러가 뒷유리에 와류가 생기지 않도록 돕기 때문. 트렁크 용량은 489~1,205L로 XC40보다 다소 적다. 보닛 아래에는 31L 부피의 작은 프렁크도 존재한다.  

  

  

  

  실내는 XC40과 더욱 흡사한 모습이다. 대신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친환경차인 만큼 C40 리차지에는 가죽을 전혀 넣지 않았다. 대신 직물과 목재를 활용했다. 아쉬운 점은 도어트림이나 센터패시아 등에 사용한파란색 소재다. 부직포 같은 느낌인데 내구성이 괜찮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손이 자주 닿는 부분에는 내구성 높은 소재가 쓰이길 바란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에는 전기차 전용 메뉴들을 추가했다. 시동 버튼 구멍은 플라스틱 커버로 막았는데, 조금 더 깔끔하게 마감 처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뒷좌석 공간은 차의 크기를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폴스타 2와 비교하면 한결 넓다. 머리 공간은 다소 좁은데 쿠페형 모델임을 감안하면 납득 가능한 정도다. 커다란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높은 개방감을 선사한다. 따로 햇빛 가리개는 없는 타입이다.
  
  풀-옵션에 가까운 구성, 공격적인 가격 정책 

  

  C40 리차지의 옵션 구성은 소위 ‘풀-옵션’이라고 부를 만큼 풍부하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통풍 시트와 HUD 등을 빼면,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없을 정도. 우선 파워트레인은 듀얼 모터 사양으로 최고출력 408마력을 낸다. 네바퀴굴림 모델이 기본인 셈. 여기에 볼보의 안전 및 주행 보조 기술도 총망라되어 있다. 중앙 터치스크린에는 전기차 전용 옵션이 들어간 티맵 내비게이션을 넣었는데, 계기판과 연동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고급 오디오 시스템인 하만카돈 역시 들어간다. 볼보 구매 고객의 95%는 최상위 트림 인스크립션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C40 리차지의 옵션 구성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세제혜택을 적용한 C40 리차지의 가격은 6,391만 원이다. 5,500만 원을 넘기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의 절반만 받을 수 있다. 국고 보조금은 264만 원이다. 지자체 보조금은 서울시 약 75만 원, 경기도는 약 113~188만 원 수준이다. 결국, C40 리차지의 실구매가는 서울 6,052만 원, 5,939~6,014만 원쯤이 된다.
  
  폴스타 2, GV60, EQA 등과 비교하면? 

  

  폴스타 2는 C40 리차지와 자주 비교하는 모델 중 하나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며, 부품이나 옵션 사양도볼보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폴스타 2는 구매 보조금을 100% 받기 위해 기본 가격을 5,500만 원 이하로 세팅했다. 반대로 C40 리차지는 비싸더라도 옵션을 가득 넣었다. 지향점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생산지도 C40 리차지는 벨기에, 폴스타 2는 중국이다. 

  

  차체 크기를 살펴보면, C40 리차지는 길이 x 너비 x 높이가 4,440 x 1,875 x 1,595mm, 휠베이스는 2,702mm다. 폴스타 2는 C40 리차지보다 165mm 길고, 115mm 낮다. 휠베이스는 33mm 길다. 수치만 놓고 보면 폴스타 2의 실내가 여유로워 보이는데, 실제 실내 거주성은 C40 리차지가 한결 낫다.
  
  차체 형상도 차이 난다. C40 리차지는 크로스오버 형태고, 폴스타 2는 키가 조금 큰 세단이다. 최저지상고도 각각 178mm, 150mm로 3cm 가까이 차이 난다. 참고로 XC40 리차지는 이보다 조금 더 높아 완전한 SUV 형태다. C40 리차지를 국산차와 비교하면, 르노코리아 XM3와 유사한 차체 비율을 가졌다. 

  

  직접적인 경쟁 모델은 제네시스 GV60, 메르세데스-벤츠 EQA 등이다. GV60와 크기가 비슷한데, 휠베이스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GV60이 무려 20cm 가량 길다. 듀얼 모터 사양의 GV60 퍼포먼스 트림은 7,4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몇몇 추가 옵션을 더하면 8천만 원을 넘어간다. 대신 출력 및 전비가 높고, e-LSD, 통풍 시트 등의 옵션도 들어가기에 꼭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래도 구입 가격 자체가 많이 차이 나는 건 사실이다. 

  

  EQA는 5,990~5,790만 원의 가격표를 갖고 있다. 하위 트림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보조금을 전부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절반밖에 받지 못하며 경쟁력을 잃었다. 게다가 앞바퀴굴림 싱글 모터 사양밖에 선택할 수 없고, 옵션 구성도 C40 리차지 대비 부족하다. 주행거리도 303km로 356km인 C40 리차지보다 짧다. 이 밖에 주행거리 긴 테슬라 모델 3나 모델 Y도 경쟁자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옵션 구성이 단조롭고 가격도 1,000만 원 이상 비싸다. 
  
  사실 가격만 놓고 보면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비교적 낮은 출력만 제외하면 크고 넓은 공간, 수많은 옵션, 높은 전비 등 우위에 서는 부분이 많다. 승차감이나 정숙성 등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 가장 큰 약점은 1년 이상의 긴 출고 대기 기간이다.
  
  매끄럽고 젊은 주행 감각, NVH 수준도 준수 

  

  최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모델들이 쏟아지고 있다. C40 리차지는 기존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기에, 승차감이나 주행성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 구조 특성이 다른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같은 뼈대 안에서 개발하다 보면 아무래도 한계가 명확할 터. 하지만 직접 주행해 보니 C40 리차지의 주행감은 수준급이었다.
  
  C40 리차지의 차체 바닥에는 500kg 넘는 대용량 배터리가 깔려있다. 단순히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전기차의 경우 서스펜션 세팅을 잘 못하면, 충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어 불안정하게 출렁거리기 십상이다. C40 리차지는 충격을 한 번 전달하고 여진을 남기지 않는 점이 좋다. 고속 주행 중 큰 요철을 만나도 불안감이 적다. 핸들링은 XC40과 유사한데, 뜻대로 움직이되 아주 날카롭진 않다. 앞뒤 52:48 무게 배분은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NVH 대책도 준수하다. 전기차는 구조상 엔진룸 쪽 소음 및 진동이 내연기관 대비 훨씬 적다. 하지만 고속 구간에 들어서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NVH 수준을 보이곤 한다. C40 리차지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나 풍절음 등을 어느 정도 잘 잡아냈다. 특히 커다란 20인치 휠을 품었음에도 휠과 타이어에서 들리는 소음이 크지 않다. 앞 좌석 창문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준수한 풍절음을 보여준다. 
  
  주행 간 가장 아쉬웠던 건 낮은 전비와 짧은 주행거리다. C40 리차지의 전비는 복합 4.1km/kWh,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356km다. 배터리 용량은 78kWh로 결코 적지 않다. 참고로 훨씬 큰 차체의 GV70 전동화 모델은 77.4kWh 배터리로 400km를 인증받았다. 전비도 복합 4.6km/kWh로 C40 리차지보다 높다.(19인치 기준) GV60은 451km를 가는 뒷바퀴굴림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런 선택지가 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최근 볼보가 앞바퀴굴림 사양의 C40 리차지 싱글 모터를 글로벌에서 공개했는데, 국내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 구성과 가격 지킬 수 있을까? 

  

  이번에 만난 C40 리차지는 가격 대비 훌륭한 구성을 갖추고 있었다. 다양한 안전 및 편의 옵션, 차체 크기 대비 준수한 실내 공간도 만족스러웠다. 특히, 승차감이나 NVH 대책에 신경 썼다는 점에서 고급차로 평가받기 충분했다. 하지만 낮은 전비와 1회 충전 주행거리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입소문 탓인지 C40 리차지의 올해 물량은 이미 마감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물량도 위태로운 수준이라고 한다. 인기가 지속되면 스웨덴 본사에 추가 물량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보겠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볼보코리아는 C40 리차지를 미국이나 독일 등보다 훨씬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구성과 가격을 지킬수 있다면, C40 리차지의 인기는 오랜 시간 식지 않을 것이다. 

  

   

  

  [모플시승] 6천만 원대 ‘혜자’ 전기차, 볼보 C40 리차지
•  

  <Verdict>

  내연기관과 이질감 없는 부드러운 주행 감각의 전기차. 전기차 초심자에게 추천할 만 하다

  Good

  - 강력한 듀얼모터를 통한 역동성. 필요할 때 확실히 치고 나갈 수 있는 부스트 모드

  - 기본 모델만 선택해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편의 장비 및 안전 기능

  Bad

  - 주행거리와 합리성을 챙긴 싱글모터 모델의 부재

  - 22L나 된다는 프렁크는 수치보다 매우 작다

  - 터치 방식의 메인 디스플레이 패널이 너무 멀어 손이 잘 닿지 않는다

  <Competitor>

  - BMW iX3 :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지만, 주행거리와 편의 장비는 조금 포기해야 한다

  -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4Matic : ‘다른 건’ 몰라도 성능과 옵션면에선 확실히 앞 선다.

  

  제네시스 브랜드 내에서 ‘70’ 이라는 이름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생각한다. 조금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큰 임무를 부여 받은 ‘70’ 모델은 젊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지녔으며, 주행 성능 역시 30-40대 젊은 층을 겨냥해 매우 역동적이다.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을 표방한 G70이 그러했고, 300마력 중반대의 높은 출력으로 대표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의 콤팩트 SUV와 자주 비교되는 GV70이 그러했다.

  

  그런데 GV70을 기반으로 전기 파워트레인을 심은 순수 전기차, GV70 전동화 모델의 주행을 시작하니 이런 느낌이 싹 걷혔다. 분명 외관은 GV70 내연기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면부에 지-매트릭스라고 하는 전기차 전용 프론트 그릴을 추가했고, 숨바꼭질 하듯 그 안에 숨겨 있는 충전 플러그를 제외하면 크게 다른 점이 없는 날렵한 모습은 그대로다.

  

  하지만 가속 감각이나 초기 움직임이 너무 부드럽다. 상위 등급의 고급 세단을 타는 기분. 지그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가 미끄러지 듯 앞으로 사뿐사뿐 나아간다. 귓가에 울리는 이질적인 전자음과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에너지 흐름도에서 시선을 떼면 전기차인지, 잘 세팅된 가솔린 자동차인지 헷갈릴 정도.

  

  무게가 내연기관 GV70보다 이런저런 전동화 관련 부품과 옵션에 따른 장비를 적용하면 최대 400kg대까지 더 나가 2.3톤 정도에 육박한다. 무거운 전기차이기에 새털처럼 가볍고 부드러움이 아닌 묵직하고 안정적인 부드러움이라 표현하고 싶다.

  

  도로에서의 움직임은 브랜드 내 ‘70’의 의미를 잘 담아냈다. 확실히 치고 나갈 때는 그만큼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며, SUV이지만 그리 높지 않은 높이와 넓은 트랙으로 급격한 차선 변경이나 고속 코너링 같이 차체를 흔들어도 버둥거림이 적다. 무거운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깔려 무게 중심을 잘 잡아 주고 있기에 이러한 상황에서의 주행 안정성은 내연기관 모델보다 뛰어나다 하겠다.

  

  전기 파워트레인 성능을 보면 예상보다 꽤 높다. 77.4kWh의 배터리 용량과 앞뒤 각각 하나의 전기모터를 사용한 듀얼 네바퀴굴림방식으로 시스템 총 출력은 320kW(435마력), 최대토크는 700Nm(71.3kg.m)에 달한다. 부스트 모드도 존재하는데 스티어링 휠 6시 부분에 달린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10초 동안 369kW로 달려 나갈 수 있다. 이를 마력으로 환산하면 489마력 정도인데, 단순 마력을 놓고 보면 포르쉐 911(992) GTS와 동일한 수치다. GV70 전동화의 최대주행가능 거리는 19인치 휠 기준 400km다.

  

  수치만 보면 일반인들이라면 다루기 힘든 높은 성능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고성능 주행을 의도하지 않는다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의도치 않게 ‘훅’ 튀어 나가는 경향도 없고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하는 i-페달 시스템을 패들 시프터를 통해 사용하면 뒤에 잡아 채는 듯 한 전동화 자동차 특유의 거북함도 줄일 수 있다.

  

  부드럽고 강력한 힘 외에도 주행 중 장점은 다양한 주행 편의 및 안전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승한 GV70 전동화 모델은 거의 모든 옵션 사항이 추가된 풀옵션 모델이다. 하지만 기본 모델에도 웬만한 주행 편의 및 안전장비를 다 이용할 수 있어 이 점은 가격대에 상관없이 구매자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주행 모드와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지형에 따른 주행 모드도 마련했다. e-터레인이란 이 시스템은 눈, 모래, 진흙과 같은 설정에 따라 네 개의 바퀴에 구동력을 차등 배분해 최적의 주행 환경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주행 중 사용해 볼 순 없었지만,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소비층에겐 매우 유용할 것이다.

  

  GV70 전동화 모델은 제네시스 모기업의 E-GMP 플랫폼을 사용한 GV60와 달리 G80 전동화처럼 내연기관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했다. 순수 전기차 플랫폼이 아니라 배터리 수납이나 전기모터 장착 최적화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GV70 전동화 모델을 살펴 보면 탑승객 공간의 침범을 최소화한 개발진의 노력을 엿 볼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GV60과 완벽하게 동일한데 배터리를 차체 바닥과 2열 시트 아래 잘 숨겨 놨다. 배터리 수납 관계로 2열의 시트 포지션은 내연기관 GV70보다 조금 높은 편이며, 트렁크 하단부 역시 조금 높다. 하지만 2열의 센터 터널의 높이 낮춰 체감상 좁다는 느낌은 전혀 없으며, 트렁크 역시 길이가 길어 실생활에 큰 불편은 없어 보인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는 최근 시승해 본 전기차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내연기관 자동차와 흡사한 주행감각을 지닌 모델이다. 전기 파워트레인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나 전기모터의 이질감이 거북한 소비자가 첫번째 전기차로 선택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다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싱글 모델의 부재와 높은 가격대다. GV70 전동화는 현재 고성능의 듀얼 모터 모델만을 출시했다. 추후 뒷바퀴굴림 기반의 싱글모터 모델을 출시해 주행거리를 좀 더 늘리고 가격대를 보다 합리적으로 가져 간다면 타겟 소비층의 보다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플시승] 전동화 이상의 변화. 제네시스 GV70 전동화
•  

  <Verdict>

  3천만원 미만에 이 정도 실내와 장비를 갖춘 SUV는 흔치 않다.

  Good

  - 낮은 시작 가격에 취향에 맞는 옵션을 넣을 수 있다.

  - 수치 이상의 여유로움을 주는 실내.

  - 조용한 가솔린 엔진과 꼼꼼한 차음 대책으로 조용한 실내.

  Bad

  - 기본 트림엔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선택 조차 하지 못한다.

  - 10km/L의 연비는 크게 나쁘지 않으나, 요즘 기름값이 너무 올랐다.

  <Competitor>

  - 현대 투싼 : 성능과 가격이 대동소이하다. 디자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길.

  - 르노삼성 QM6 : 동일 가격대의 한 체급 위 모델. 세월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장비는 감안해야 한다.

  

  기아 2세대 니로의 가격표를 보면 가장 낮은 트림이 2,7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상위 모델인 기아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의 가장 낮은 트림인 트렌디가 2,400만원대니 가격 차이가 꽤 난다. 기아 2세대 니로의 가장 큰 구매 목적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아니라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 것.

  

  자동차를 접할 기회가 많기에 실제 두 모델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변 지인의 고민 상담 메시지를 종종 받는다. 성격이 분명 다른 모델이지만, 한정된 제화로 최선의 소비를 해야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대가 비슷한 두 모델 사이 저울질에 명확한 결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시간엔 기아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의 가장 낮은 트림, 트렌디를 시승해보기로 했다. 어떤 차가 더 좋고 나쁘다라는 가치 판단이 아니다. 최근 출시했기에 넘쳐나는 기아 2세대 니로의 정보 속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기아 스포티지 트렌디 트림에 대한 정보를 꺼내 고민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이다.

  기본 트림도 외관 차이 적어. 작은 휠 사이즈는 조금 아쉬워

  

  시승차는 기아 스포티지 1.6 가솔린 터보 트렌디다. 여기에 컨비니언스(85만원), 드라이브 와이즈(100만원), 12.3인치 내비게이션(165만원) 옵션을 추가했다. 개소세 적용시 2,442만원에 옵션 350만원이 더해져 2,792만원의 가격표가 달린다. 기아 2세대 니로 트렌디 2,781만원 11만원 차이 나는 가격대다.

  

  기아 스포티지 트렌디 트림에 기본적으로 전방 충돌방지 및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등 기본적인 첨단 운전자 보조 장비를 이용할 수 있고, 이중접합 윈드실드, 17인치 휠, LED 헤드라이트와 DRL 등을 적용했다. 휠과 LED가 적용된 등화류만 빼면 상위 모델과 하위 모델의 차이점이 거의 없다.

  

  다만 큰 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17인치 휠은 아쉽다. 실제 측면에서 차를 보면 휠 크기의 작음이 도드라져 전체적인 밸런스의 ‘옥에 티’다. 자동차 외관을 중시한다면 스타일 패키지를 선택해 휠 사이즈를 키우고, 유광 블랙 재질의 외관 마감재를 추가해도 좋을 듯 하다.

  기아 최신 트렌드를 적용한 실내. 널찍한 공간은 가장 큰 장점

  

  실내를 살펴보겠다. 시승차는 트렌디 트림이긴 한데 12.3인치 내비게이션 옵션이 추가된 모델이다. 계기판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대화면 메인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넓은 화면으로 연결된 듯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기아의 최신 실내 레이아웃으로 출시 2년차 모델이긴 하지만 최근 출시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기아 니로 대비 기아 스포티지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넓은 실내다. 2.7m에 이르는 휠베이스에서 실내 공간을 널찍하게 잘 뽑았다. 1열 거주성은 물론이고 2열의 레그룸, 헤드룸 어디하나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특히 레그룸의 경우 한국 평균키의 남성이 앉았을때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다만 제일 낮은 트림이기에 2열엔 편의 장비라고 할 만 한 기능이 전무하다.

  

  적재함 공간 역시 스포티지의 강점이다. 스포티지는 기본 637L에 2열을 접었을 때 최대 1,923L까지 확장할 수 있다. 2열 좌석은 접었을 때 적재함 바닥과 완벽히 편평해지기 때문에 차박 캠핑이나 피크닉을 즐기기에 쾌적하다. 참고로 기아 2세대 니로의 경우 기본 적재 용량은 451L다.

  반자율주행 시스템 추천. 하이브리드 대비 연비는 아쉬워

  

  기아 스포티지 1.6 터보는 4기통 1.6L 터보 가솔린과 7단 DCT를 통해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를 낸다. 배기량이 덩치에 비해 작아 보이지만 과급기를 달아 이용하기에 부족함 없는 출력을 이끌어 낸다. 3-4명 정도의 한 가족이 타고 도심이나 교외 든 어떠한 주행 환경에서 이용 딱히 단점이 없다.

  

  기본 트렌디 트림에도 주행 모드를 사용하 수 있고, 내리막길에서 유용한 힐 디센트 기능도 기본 장착됐다. 주행 모드별 주행 감각 차이는 크지 않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 반응이 예민해지고 RPM이 꽤 치솟아 은근한 재미를 느낄 있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며, 자세를 급격하게 바뀌면 크게 허둥거리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단단함을 지녔다. 전체적인 주행감각은 무난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시승차는 드라이브 와이즈라는 기아의 반자율주행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모드를 설정하면 자동차 스스로 차간거리와 차선을 맞추고, 정차 후 출발 기능까지 제공한다. 현대기아의 반자율시스템의 부드러움을 익히 정평이 나 있다. 시승 중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었고, 막히는 도심 구간에서는 운전자의 피로도를 현저히 낮춰준다. 이용 빈도가 꽤 높고 기능 작동 상태도 만족스러워 가성비가 좋은 옵션이라 할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이라 소음 스트레스도 없고, 차음 대책도 꼼꼼히 해놔 주행 중 거슬리는 소음은 크게 없었다. 다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비교 시 낮은 연료소비효율은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유가를 보면 더욱 부담스럽다.

  

  기아 스포티지 트렌디 트림은 평일 이용이 많지 않고, 주말에 3-4명 정도의 가족 구성원이 사용하기에 적당한 모델이다. 더욱이 비슷한 가격에 기아 2세대 니로 대비 더 많은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아 2세대 니로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인한 높은 연료소비효율이 장점이라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 운행이 많은 사람에게 적격이다. 다만 기아 스포티지 대비 실내가 좁아 1-3인 구성의 탑승객이 이용하기에 좋을 듯 하다.

  

  [모플시승] 기본 트림도 탈 만 할까? 기아 스포티지 1.6 터보 트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