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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삶은 물론, 라이프스타일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여행과 레저, 즉 아웃도어 액티비티의 뉴노멀 시대. 사람들은 방역지침 등으로 여가 활동을 하지 못했던 갈증을 자연을 벗삼아 해소했다. 이에 따라 세단보다 활용도가 높고, 일상과 레저 활동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SUV와 픽업트럭 등의 같은 RV(레저용 차량)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이런 트렌드 속에 주목받는 브랜드는 쉐보레다. 1935년 세계 최초로 SUV를 탄생시킨 쉐보레는 유구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소형부터 초대형, 픽업트럭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RV 모델을 선보여왔다. 특히 쉐보레 RV 모델들은 어반 라이프와 캠핑, 차박, 낚시 나아가 트레일러링을 아우르는 아웃도어 라이프까지, 광활한 미국 대륙에서 대자연을 벗삼아 여가를 즐기는 정통 아메리칸 감성이 듬뿍 담겨있다.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 트래버스(Traverse), 타호(Tahoe)에서 콜로라도(Colorado)까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면서 아웃도어에서 더욱 빛나는 쉐보레의 정통 아메리칸 RV의 매력을 살펴본다.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도심형 SUV를 표방하는 수많은 소형 SUV들은 적재용량이나 활용도는 높지만 오프로드나 험로 주행에는 약하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러한 편견을 깨는 정통 SUV 본연의 DNA를 갖춘 모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SUV 본연의 오프로드 성능을 위해 포스코의 기가스틸(GIGA Steel) 22%를 포함, 차체의 78%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강성을 확보했으며, 동급에서 유일하게 전륜구동과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는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시스템을 지원한다. 때문에 작지만, 뛰어난 험로 주파능력을 갖춰 타 소형 SUV가 갈 수 없는 오지캠핑이 가능하다.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지만 이를 뛰어넘는 사이즈를 지닌 ‘업스케일’ 모델로 주목받았다. RS와 ACTIV 모델 기준으로 전장 4425mm, 전폭 1,810mm, 전고 1,660mm의 큰 차체를 갖춰 1인, 2인 가구의 캠핑에도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으며, 특히 풀 플랫을 지원하는 2열 시트를 접으면 180cm가 넘는 성인도 편히 누울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에 차박에도 적합하다.

  동급 최대 사이즈의 대형 SUV 트래버스

  

  출시 당시 슈퍼 SUV라 불리기도 한 트래버스는 SUV 세그먼트에서 가족 단위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대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사이즈를 자랑한다.

  4인 가족, 나아가 3대까지도 넉넉하게 품어주는 트래버스의 전장은 5,200mm로 동급 현대 팰리세이드,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교가 불가하며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3,073mm로 경쟁 모델 가운데 가장 넓다. 이러한 압도적인 실내 거주성 덕분에 트래버스는 차박 특화 SUV로도 이름을 날렸다.

  

  동력성능 역시 가장 뛰어나다. 고성능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매칭돼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 kg.m의 폭발적인 파워를 발휘한다. 여기에 FWD(전륜구동) 모드 및 AWD(사륜구동) 모드를 상시 전환할 수 있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가 기본 탑재된다. 웬만한 험로는 트래버스에게 위협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 최대 2.2톤의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체결해 운행할 수 있는 히든 순정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를 적용한 것 역시 트래버스의 장점이다.

  클래스가 다른 아웃도어 종결자 타호

  

  단순하게 짐을 많이 싣고, 가족을 많이 태울 수 있는 SUV는 많다. 그러나 타호에게는 타 SUV와 비교불가한 매력이 있다. 바로 견인력이다.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된 tvN의 예능 ‘바퀴 달린 집 시즌 4’에서 타호는 거대한 트레일러 하우스를 끌며 등장했다. 약 3톤의 달하는 바달집을 끄는 것은 여타 SUV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강인한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의 차체와 3.4톤에 달하는 견인력을 보유한 타호에게는 문제가 될 수 없다.

  또한 차량의 적재공간에 맞춘 짐 싸기는 낚시나 캠핑을 떠나기 전 가장 먼저 타협해야 되는 일이다. 부피나 무게가 너무 크면 포기해야 되는 물건들이 분명 있기 때문. 하지만 타호에겐 해당되지 않는 얘기다. 전장 5,350㎜, 전폭 2,060㎜, 전고 1,925㎜의 거대한 풀사이즈 차체로 광활한 적재공간을 갖춘 까닭이다. 3열 뒤 기본 적재용량만 722리터, 모든 시트를 접을 시에는 적재용량이 무려 3,480리터라는 압도적 수치는 차박, 캠핑, 서핑보드 등 모든 아웃도어 활동에 대응이 가능한 제왕이라 불릴만하다.

  

  또한 타호는 단순하게 크기만 큰 차가 아니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힘을 발휘하는 6.2L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어떠한 험로도 주파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거기에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Adaptive Air Ride Suspension)과 마그네틱 라이드 콘트롤(Magnetic Ride Control)을 통해 고급 대형세단에 버금가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갖췄다.

  수입 픽업트럭의 절대강자, 콜로라도

  

  콜로라도는 ‘멀티플레이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하다. 이유는 화물이나 장비적재가 용이한 픽업트럭 특성상 업무적으로 사용하기도 좋으며, 세련된 스타일과 편의성을 갖춰 일상생활, 거기에 레저활동까지 두루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정통 픽업트럭의 가장 큰 특징인 적재함을 이용한 캠핑이 가능하다. 특히 오픈된 적재함 공간에 텐트를 설치하는 방식은 오직 픽업트럭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지면과 떨어져 적재함 위에서 깔끔한 피칭이 가능하며 야생동물의 접근과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별도의 평탄화 작업도 필요하지 않다. 더불어 루프탑 텐트나 트럭 캠퍼 모두 콜로라도에서는 가능하다.

  

  또한 콜로라도에는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kg.m의 폭발적인 힘을 내는 3.6L V6엔진이 탑재돼 8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동급 최강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함께 탑재된 전자식 오토트랙 액티브 4×4 사륜구동 시스템은 캠핑부터 전문적인 오프로드 주행까지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모플시승] 쉐보레, 아웃도어 특화 SUV 풀 라인업 '낚시부터 오지 캠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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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와 모터스포츠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수십 년 전부터 다양한 레이스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내구 레이스는 포르쉐의 주 무대다. 1971년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 917K 레이스카로 첫 출전해 우승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이후로도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로 WEC(세계 내구 챔피언십)의 LMP1 클래스에서 2015 시즌부터 2017 시즌까지 3연속 챔피언을 달성한 바 있다.

  

  일반적인 레이스는 정해진 코스를 누가 더 빨리 달리느냐가 순위를 정한다. 그러나 내구 레이스는 일정한 시간 동안 어떤 차가 더 멀리 달리느냐가 승부를 결정 짓습니다. 따라서 내구 레이스에 출전하는 레이스카는 단순히 출력과 속도가 높은 것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포르쉐가 내구 레이스에 출전하는 것 역시 고성능과 내구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는 셈이다.

   

  올 시즌 포르쉐는 내구 레이스 양대 산맥인 2023 WEC 하이퍼카 클래스와 2023 IMSA GTP 클래스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포르쉐가 준비한 차는 ‘963’이다. LMDh(르망-데이토나 하이브리드) 클래스를 만족하는 레이스카다.

   

  포르쉐 모터스포츠 DNA를 이식한 963

  

  포르쉐 963은 한눈에 보기에도 포르쉐 모터스포츠 DNA를 담뿍 담았다. 지난 LMP1 클래스에 출전했던 포르쉐 레이스카의 실루엣이 스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레드-화이드-블랙으로 이어지는 리버리도 단번에 포르쉐르 떠올리게 하는 요소다. 아울러 좌우 각각 4개씩 적용한 LED DRL과 차체 뒷부분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수직 핀 등에서 미래지향적인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차에 담긴 기술력은 2005년 LMP1 클래스 내구 레이스를 평정한 RS 스파이더와 2015년 출시한 하이퍼카 918 스파이더로부터 시작했다. 다시 말해 963의 파워트레인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뜻이다.

  

  963이 참가하는 LMDh 클래스는 엔진 설계에 있어, 배기량과 실린더 수 제한이 없다. 그럼에도 포르쉐가 V형 8기통 엔진을 채택한 건 RS 스파이더에 얹은 V형 8기통 엔진이 레이싱에 유리한 점을 많이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포르쉐가 사용하는 V형 8기통 엔진은 크랭크축의 위치가 낮아 무게중심을 끌어내릴 수 있다. 963에 적용한 V형 8기통 엔진 역시 여기서 영감을 받아 918 스파이더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완성했다.

  

  더불어 자연흡기 방식이던 V형 8기통 4.6리터 엔진에 2개의 터보 차저를 추가해 출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MGU(Motor Generator Unit)도 적용해 레이스 중 제동상황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회수해 직선 구간에서 30~50kW(30~68마력)의 힘을 보탠다.

  

  이렇게 완성한 963의 총 시스템 출력은 무려 500kW(약 680마력)에 달한다. 기술적으로 더 높은 출력 세팅도 가능하지만 520kW에서 제한하는 내구 레이스 규정을 맞추기 위한 전략적 수치다.

  

  올 시즌 LMDh 클래스 규정은 파워트레인을 제외하고 매우 까다롭게 규제한다. 참가팀들의 개발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다. 때문에 변속기는 모든 LMDh 경주차가 같은 사양을 공유한다. Xtrac이 제공하는 7단 시퀀셜 레이싱 변속기가 그것이다. 클러치는 CFK 레이싱 클러치를 맞물린다. 배터리 역시 보쉬 전자 제어 장치와 WAE(Wiliams Advanced Engineering)가 동일하게 공급한다. 섀시 역시 4개 제조업체가 각 팀에 맞춰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를 제공한다. 포르쉐는 4개 업체 중 유일하게 멀티매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까다로운 규정 속, 포르쉐는 차별점을 줄 수 있는 파워트레인 개발과 섀시 업체 선정에 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건 지난 수십 년간의 내구 레이스에서 축적한 운영 노하우와 레이서의 투지뿐이다.

  

  내구 레이스를 평정할 포르쉐의 아이콘, ‘포르쉐 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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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자동차 업계에서 파워트레인의 전동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이고 친환경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모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BMW는 i4, i7, iX, iX3 등 순수전기차 ‘i 브랜드’ 라인업을 한국에 소개하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BMW와 여타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은 사뭇 다르다. 여러 회사들이 앞다퉈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신차를 출시하는 반면, BMW는 기존 모델들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가 주를 이뤘다. 이런 전략은 누구보다 먼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어 본 BMW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BMW i 브랜드의 전동화 플랫폼은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오늘의 이야기를 바로 시작한다.  

  30년 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상한 BMW

  

  BMW가 처음으로 전기 구동계를 탑재한 차를 만든 건 무려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2년 뮌헨 올림픽 의전용 차량으로 시험 제작한 전기차 2대를 제공한 것이 시작이었다. 일찌감치 전기차의 가능성을 엿본 BMW는 이후 꾸준히 순수 전기차 개발에 투자를 이어갔다.

  기존 양산차 기반 개조 전기차의 한계를 느낀 BMW 엔지니어들은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배터리와 구동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배치한 ‘진정한 전기차’를 만들기로 한다. 그렇게 완성한 것이 199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프로토타입 전기차, E1(코드명 Z11)이다.

  

  E1은 도심 주행에 맞는 컴팩트한 차체에 배터리와 모터를 차체 하단에 탑재해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오늘날의 전기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진보적인 차였다. 당시에는 여러 현실적 문제로 양산에 이르지 못했지만, 이미 30년 전부터 BMW는 이상적인 전기차를 위한 전용 플랫폼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아이디어가 양산에 이른 건 시간이 흐른 뒤, 2013년의 일이다. 바로 BMW 최초의 양산 전기차, i3(코드명 I01)의 탄생이었다. 특징은 작은 차체와 스케이트보드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배터리 무게를 상쇄할 카본 파이버 강화 플라스틱(CFRP) 차체였다. 또 가볍고 탄탄한 카본 파이버 차체를 사용하는 미래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 i8(코드명 I12)도 비슷한 시기에 선보였다. 그렇게 BMW는 i 브랜드의 시작을 알렸다.  

  모두를 위한 BMW의 선택, ‘파워 오브 초이스’

  

  i3는 2022년까지, i8은 2020년까지 생산해 세계 각국 시장에 소개됐다. 하지만 진보적인 설계와 카본 파이버 섀시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이들 모델에게는 큰 난관이 있었다. 바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모델로는 보다 대중적인 전기차를 만들 수 없다는 문제였다. 첫 i 브랜드 모델들이 등장할 당시만 해도 전기차 시장은 훨씬 작았고, BMW의 신공법을 도입했음에도 카본 파이버 차체의 생산 단가는 매우 비쌌기 때문이다.

  이에 BMW는 i3와 i8 출시 이후 숨고르기에 나서며 차세대 모듈형 플랫폼을 개선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기차 만들기에 나섰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모델과 같은 플랫폼을 공유한다면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혼류 생산이 가능해 생산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는 기존 BMW 소비자가 전기차를 원할 때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다.

  

  2015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BMW의 CLAR(CLuster ARchitecture) 플랫폼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내연기관은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에 이르는 다양한 구동 방식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때문에 같은 플랫폼으로 전기차를 만들더라도 실내공간이나 주행성능을 포기할 필요가 없어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는 차량과 견줘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자랑했다.

  

  BMW는 이러한 전략을 ‘파워 오브 초이스(Power of Choice)’라고 부른다. 같은 BMW 모델을 구매하더라도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고를 수 있고,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최신 BMW 전기차 i4, i7, iX3, iX 등의 모델은 모두 이 파워 오브 초이스 전략에 따라 공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BMW, 다시 한 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빚다

  

  그렇다면 BMW는 전동화에 회의적이거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 없는 것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단지 현재의 시장 상황과 전기차 보급 추이로 미루어봤을 때 너무 성급하게 전용 플랫폼을 도입하고 전기차 전용 모델을 대량생산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입니다.

  전기차 인프라를 잘 구축한 편인 우리나라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전동화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여전히 많은 나라들이 충전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100년 넘게 사용해 온 내연기관 자동차를 하루아침에 퇴출 시키고 모두 전기차로 바꿀 산업적 준비도 충분하지 않다. 급격한 전기차 증가로 인한 원자재 의존도 심화, 폐 전기차의 친환경적 해결방안 부족 등 부가적인 문제도 따른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 속에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내연기관차를 찾고 있고, BMW는 이에 발맞춰 가능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내연기관차와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전기차를 병행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앞서 소개한 ‘파워 오브 초이스’ 전략에 따라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병행 개발하며 전동화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BMW는 오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과거 BMW의 새 시대를 열었던 차, 뉴 클래스(Neue Klasse)의 이름을 딴 전용 플랫폼은 i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2025년이면 완전 전동화를 위한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리라는 게 BMW의 생각이다.

  

  뉴 클래스 플랫폼 기반의 BMW 전기차는 단순히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미 BMW는 i3 출시 당시부터 차량 내부의 가죽, 플라스틱 등에 재생 가능한 소재를 적용해 자동차의 전 생애에 걸쳐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러한 노력은 미래의 BMW 전기차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BMW 전기차 플랫폼 히스토리, 전동화 여정의 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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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가 올해 초 911 다카르를 공개했다. 911 다카르는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911 랠리카를 모티프로 개발한 전천후 스포츠카다. 그저 911에 오프로드 타이어를 신기고 새로운 리버리만 붙여 출시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포르쉐 911의 랠리 활약상을 떠올리면 흔히 1984년 파리-다카르 랠리를 꼽는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911의 도전은 아프리카의 험난한 비포장도로에서 먼저 시작했다. 911 다카르에 세 종류로 제공하는 리버리 또한 1970년대 911 랠리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오늘 준비한 이야기도 포르쉐 911의 사파리 랠리 도전에 대한 내용이다.

   

  포르쉐 랠리의 시작 : 1971 사파리 랠리

  

  아프리카의 극한 랠리 경기 중 가장 친숙한 건 다카르 랠리다. 하지만 1979년 시작한 다카르 랠리보다 훨씬 긴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는 케냐에서 열리는 사파리 랠리다. 그 시작은 1953년,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를 기념해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에서 처음 개최한 것이다. 하여, 그 역사가 올해로 70년에 달한다.

  

  911의 랠리 도전기도 사파리 랠리와 함께한다. 포르쉐가 랠리 워크스 팀을 꾸려 1971년, 사파리 랠리에 참가한 게 시작이다. 911 S를 기본으로 제작한 첫 랠리카는 단순한 리버리를 둘렀다. 후드와 도어, 프론트 윙에 검은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스폰서 데칼 몇 개를 붙인 게 전부였던 수준이다.

  포르쉐는 이 차에 폴란드 출신 유럽 랠리 챔피언 소비에스와프 자사다(Sobiesław Zasada)를 태웠다. 19번 번호를 붙인 911 경주차는 아프리카 사막과 초원을 5,000km 넘게 달려나갔다. 첫 출전, 최종 순위는 5위를 기록했다. 완주도 힘든 랠리 경기에서 우수한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우승 문턱에 오르다. : 1974 사파리 랠리

  

  포르쉐가 본격적으로 랠리를 공략한 건 1974년이다. 당시 유럽 최강 랠리 드라이버였던 스웨던 출신 비요른 발데고르드(Björn Waldegård)를 앞장 세운 것이다. 그는 앞선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911 경주차를 타고 대회를 제패한 적이 있었다.

   

  1974년 사파리 랠리는 5,000km가 넘는 구간을 총 3개의 섹션으로 나눠 진행했다. 주어진 시간은 단 5일, 험난한 비포장길을 하루에 1,000km나 달려야 했다. 그리고 발데고르드가 운전한 911 카레라 2.7 RS 랠리카는 이를 거뜬히 완주합니다. 심지어 두 번째 섹션을 마칠 땐 선두와 격차가 불과 36분 차이였다.

  

  하지만 경기 도중 발생한 고장으로 1시간여의 수리 시간을 소요했다. 때문에 최종 순위는 2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당시 총 99대 중 완주에 성공한 차가 고작 16대에 불과할 정도로 극악한 주행 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이기에 911 랠리의 저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때 두른 푸른색 스트라이프 리버리 역시 여전히 모터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설의 마티니 데칼 랠리카 : 1978 사파리 랠리

  

  포르쉐가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린 건 4년 뒤 1978년 사파리 랠리에서다. 드라이버 라인업은 비요른 발데고르드와 빅 프레스턴 주니어(Vic Preston Jr.)로 구성했다. 랠리카도 한 눈에 눈길을 끌었다. 흰색 바탕에 하늘색과 붉은색 스트라이프를 기하학적으로 배치한 리버리를 두른 것이다. 마티니(Martini)가 스폰서로 참여한 흔적이다. 이미 포르쉐와 마티니의 스폰서쉽은 르망 24시부터 이어져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화려한 리버리와 달리 경기는 유독 불운이 잇따랐다. 레이스 중 사고로 구동축이 망가지는 고전을 겪은 것이다. 그럼에도 포르쉐 드라이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주행을 이어 나가 종합 2위와 4위로 완주에 성공했다.

  

  포르쉐가 랠리에서 종합 우승을 거둔 건 그로부터 6년 뒤, 1984년 다카르 랠리에서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우승의 영광 이면에 끝없는 도전이 있었던 것이다. 최근 공개한 911 다카르와 세 종류의 리버리 역시 이런 이야기를 품고 있다. 포르쉐가 많은 팬을 거느릴 수 있는 이유 역시 이 때문 아닐까?

  

  911 다카르 이야기, ‘사막의 911 신화는 여기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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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5년, 최초의 DS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은 DS 19. 유기압 서스펜션을 전후륜 모두에 적용해 차고 조절을 할 수 있었음은 물론 안락한 승차감으로 업계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운 차였다. 더불어 세계 최초로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한 양산차라는 사실도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사실 중 하나다.

  

  덕분에 DS 19는 샤를 드골 대통령의 의전차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1962년 8월 22일 샤를 드골 대통령은 영부인 이본과 함께 파리 외곽 오를리 공항으로 향하던 중, 극우파 OAS 대원 12명으로부터 140발이 넘는 총격을 받고도 무사했던 일화 역시 유명하다.

  

  지난 2015년 독자 브랜드로 독립한 DS가 추구하는 가치 역시 과거 DS 19와 맞닿아 있다. 아방가르드 정신과 프랑스 명품 제조 노하우를 자동차 산업에 접목하겠다는 미션들이 그렇다. 새로 시작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다운 차별점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들을 차에 담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가치를 인정받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2012~2017년)은 DS 5를 의전차로 사용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2017년~ 현직)은 DS 7 크로스백을 의전차로 탑승한다. 즉, 현시점 DS의 가치를 가장 잘 담고 있는 차역시 DS 7 크로스백이라 할 수 있는 셈이다.

  

  DS 7 크로스백 외모를 살펴보면 한눈에도 익숙하지 않은 여러 디자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DS를 상징하는 마름모 꼴 패턴이 그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역시 그중 하나다. 헤드램프와 번개 모양 주간 주간주행등까지 예사롭지 않은 구석이 없다. 게다가 저녁에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헤드램프 움직임까지 발견할 수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 DS가 추구하는 장인 정신도 물씬 느낄 수 있다. 시각적으로도 부드러워 보이는 가죽들은 실제 촉감까지 촉촉함을 머금고 있다. 여기에 각종 다이얼들은 마름모 꼴 장식을 넣었고 센터 터널 위 메탈 가니쉬에 적용한 ‘기요세’ 패턴도 발견할 수 있다. 참고로 기요세 패턴은 프랑스에서 탄생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 중 하나인 브레게가 워치 페이스에 즐겨 사용하는 장식 요소다.

  

  승차감 역시 과거 DS 19의 안락함을 적극 구현했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어떤 도로라도 잔잔한 강으로 만들어 버리는 수준. 카메라와 가속 센서를 통해 다가오는 노면 상태를 파악하고 서스펜션 움직임을 전자제어해 얻은 결과다.

  

  나아가 DS는 E-텐스 브랜드를 통해 2024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포뮬러 E에 ‘DS 테치타’ 팀으로 참가하는 중이다. 포뮬러 E를 통해 얻은 전기차 기술을 양산차에도 적극 적용한다. DS 9 E-텐스 4x4 360에 탑재한 회생 제동 기능 역시 포뮬러 E에서부터 사용한 기술이다.

  

  또한 추후에 출시할 DS 전기차에 담길 800V 배터리 기술 역시 DS 레이스카 ‘FE19’와 ‘FE21’에 적용한 기술을 응용해 구현할 예정이다. 각각 700V, 900V 배터리를 사용 중인데 이를 활용해 실제 DS 전기차의 배터리 충전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DS는 과거의 유산을 물려받아 편암함과 장인 정신을 통한 고급감을 출시하는 차 곳곳에 반영했다. 여타 프리미엄 브랜드와는 다른 방향성을 통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많은 요소도 챙겼다. DS의 가치는 디테일에 있는 셈이다. 앞으로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 DS가 보여줄 차별점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차’ DS 오토모빌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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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GS글로벌이 BYD T4K를 수입판매해 시판에 나서면서 1톤 전기 트럭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이 행사에는 류쉐량 BYD 총경리가 직접 나서며 BYD T4K 알리기에 힘썼다.

  BYD T4K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1톤 트럭 시장에 전동화 기술로 진검승부에 나선다. 이 차는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블레이드 형태로 가공해 삽입했다. BYD T4K는 82kWh를 장착해 환경부 인증 기준 상온 246km, 저온 209km를 주행할 수 있다. 모터 출력 역시 현대 포터 EV의 135kW보다 5Kw 높다.

  BYD T4K의 제원표는 여러 면에서 현대차 포터에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차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감추기 어렵다.

  

  우선, 브랜드를 신뢰도에 대한 문제가 크다. BYD는 중국이나 세계적으로 볼 때 신뢰도가 높다해도 국내 시장 상황에서 애프터 서비스는 아직 검증의 시간을 거치지 않았다. 아울러 동풍소콘이나 중국의 앞선 자동차 메이커들은 사업 실패를 이유로 국내에서 철수한 이후 시판된 자동차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는 단순히 중국산 전기차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아니다. 일부 중국산 수입 부품을 핵심부품으로 이용하는 충전기 업체에서는 안정적인 부품 수급이 어려워 시설 AS에 상당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두번째, 가격경쟁력 낮다. T4K 슈퍼캡 롱레인지 프리미엄 가격은 4,669만 원이다. BYD T4K는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1,200만 원과 지자체 보조금까지 받으면 1,95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치로 받는 지역과 소상공인 특별 추가지원금까지 더해 ‘최대치’를 가정한 숫자이므로 교모한 속임수에 불과하다. 

  BYD T4K의 배터리는 포터 EV보다 많은 용량을 갖췄다 해도 포터 EV의 NCM 배터리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이유가 있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LFP 배터리는 무겁고 순간 출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이 크다해도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데에는 이런 숨은 이유가 있다. 하지만 BYD T4K는 이런 설명을 하지 않는다. 

  

  세번째는 2023년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충돌 안전 테스트에 따라 1톤 트럭 역시 이 기준을 통과해야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바뀔 예정이라는 점이다. 강화된 충돌 안전테스트는 BYD T4K와 같은 캡 포워드 방식의 트럭은 통과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같은 형태인 현대 포터2나 기아 봉고 역시 단종 루머가 퍼지는 이유다. 다시말해 올해 국토교통부에서 입법 예고한 내용을 보면 이른바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BYD T4K의 수준 이하의 만듦새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다룬 바 있는 BYD T4K의 완성도는 수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화물사업자들은 "적재함 바닥 용접이 허술하고 제대로 마감되지 않은 것 같다"라며 "화물차 특성상, 적재함 바닥과 측면 구조물의 강성이 중요한데 국산차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적재함 바닥 용접 상태는 치밀함이 떨어졌다. 심지어 BYD T4K는 앞 뒤 모두 판 스프링을 사용해 운전자가 느끼는 승차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BYD T4K의 차기작이 과연 국내에서 시판될 것인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진출한 중국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차기작을 출시하며 판매를 이어갔던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차의 중고차 가치는 과연 어느 정도가 될 지 짐작이 가능하다. 이 차를 주로 사용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중고차 시세에 민감하다. 재산이기 때문이다. BYD T4K 가격은 4,669만 원(슈퍼캡 롱레인지 프리미엄), 포터 2 일렉트릭은 4375만 원이다. 현대차보다 300여만 원이나 더 비싼 BYD T4K에 경제적 가치를 기대하기란 살 때도 팔 때도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모플비평] GS글로벌, BYD T4K를 향한 불안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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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해치백-왜건 이런 차들을 싫어하는 걸까요? 짐차라서? 장의용 운구차같아서?

  해치백은 노치백(세단)의 트렁크 공간을 위로 올려서 더 키운 차를 말하죠. 왜건도 마찬가지죠. 유럽에선 워낙 인기가 높은 해치백-왜건이다 보니까 이름도 브랜드 마다 다양합니다. 스포트백-에스테이트-아반트-슈팅브레이크 등등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해치백-왜건들이 인기가 없는 차가 됐을까요? 오늘은 바로 이 이야기입니다. 뭔가 증거가 확실하고 학구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즐겁게 봐주시고, 여러분도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자동차의 실내 공간을 넓게 쓰고자 했던 고민은 소형차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객실공간과 화물공간의 벽을 없애 뒷좌석 공간을 유동적으로 사용려는 고민은 바로 해치백 스타일로 연결되었습니다. 

  

  해치백 스타일을 처음으로 선보인 차는 1961년 프랑스 르노 R4였습니다. 이 차를 계기로 해치백 스타일은 대중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습니다. 르노 R4를 보시면 알겠지만 어지간한 조형미나 장식 등은 모두 제거의 대상이 되었죠. 

  반면, 우리나라는 자동차의 보급이 서구 유럽보다는 비교적 도입이 늦었죠. 서구화가 한창 진행되던 당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이 그린 모습을 보면 자동차는 당시에 ‘괴물’로 보여서 사람들이 도망다녔다고 해요.

  

  이런 시기가 지나고 자동차들이 점차 보급되었는데, 비싼 가격 때문에 처음에는 부유한 사람들이 먼저 자동차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하겠죠. 그리고 1970년대 현대차가 포니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는 점차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라는 소비재가 고가의 소비재 인 것은 지금이나 과거나 비슷했죠.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는 주로 부유층들이 누리던 권위의 상징이 되었고, 우리의 의식 속 깊이 그리고 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이 자동차를 대표하는 형태는 노치백 즉, 세단이 대표성을 가진 차가 되었죠. 세단은 한마디로 자동차 그 자체를 상징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과거나 지금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세단 이외의 자동차는 권위나 품위를 대표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인 탓에 세계적인 흐름과는 거리가 멀었죠. 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해치백-왜건들이 같은 형태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그야말로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것이 아직 산업으로 자리잡기 전에 해외 유수의 디자이너들이 당시로선 해치백을 우선 디자인해 출시하면 우리나라에는 이 해치백을 노치백 즉 세단으로 바꾼 모델들이 훨씬 더 잘 팔렸어요.

  

  포드와 기술제휴로 생산했던 기아 프라이드는 세단형으로 바꾼 프라이드 베타가 출시되었고, 현대차 포니도 주지아로가 해치백으로 처음 디자인했지만 정작 사람들은 포니 시리즈에 이어 1983년 11월 두번째 고유모델이었던 스텔라를 더 선호했습니다. 중형차인 스텔라는 지금 준중형차급인 아반떼보다 더 작았습니다. 직선을 강조한 쐐기형 디자인이라 차체도 커보이고, 최고급 사양인 프리마까지 이어지면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반면 해치백은 소형차가 기반인 터라 대체로 차의 크기를 그 가치를 평가하는데 익숙했죠. 작으면 싸구려 – 크면 고급차라는 식이었죠. 해치백은 대부분 작은차라 뭔가 ‘퀄리티’를 기대하기 어려웠어요. 그러니 내장재 옵션도 좋은 게 달릴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 이런 류의 해치백들을 접한 소비자들은 “너무 작고 내장재도 마음에 안들어서…..”라며 외면했죠. 게다가 해치백을 선택한 일부 소비자들은 프라이드 해치백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게 남은 나머지 “프라이드 같다”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야 했죠.

  해치백보다 노치백 세단을 선호하는 현상은 우리나라의 고유의 현상이었습니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엑셀, 르망, 프라이드는 '마이카 삼총사'로 1980년대 자동차 대중화를 이끌던 모델이었습니다. 당시 이 차들은 모두 세계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해치백 이었죠.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엔 들지 않았죠. 부자들이 자동차를 소유했으니 권위적이고 전형적인 스타일 즉 해치백 보다는 노치백 세단을 더 선호했습니다. 그래서 엑셀은 프레스토, 프라이드는 프라이드 베타, 르망은 출시 후 곧 이어 세단형을 더했습니다. 

  

  자동차라는 물건을 접한 우리는 줄곧 세단만 눈에 보아왔으니 해치백을 이상한 모양으로 취급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사실 해치백은 품위야 세단보다 떨어지더라도 더 가볍고 날쌔게 움직이는데다 활용도가 아주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소형 냉장고 정도는 세단보다 해치백에 더 가뿐하게 싣을 수 있으니 말이죠.

  자동차 대중화를 맞은 80년 이후에도 노치백 세단을 선호하는 기호는 이후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현대차가 2013년 i30, 벨로스터, i40를 묶어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브랜드를 론칭해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PYL'은 '팔리지 않는 양산차 라인업'이라는 조롱만 들었죠. 첫 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해치백보다는 노치백 세단을 더 선호했습니다.

  해치백의 도전은 계속되지만 점차 틈새시장으로

  

  해치백의 우수성을 잘 아는 자동차 회사 상품기획자들은 지속적으로 해치백을 국내에 소개했습니다. 해치백에 대한 대중의 기호를 이해하기보다 '홍보가 부족'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수입차에선 폭스바겐 골프와 폴로가 대표적이었죠. 스웨덴 자동차 메이커 볼보도 마찬가지로 V시리즈로 일찍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국산모델로는 기아 크레도스 파크타운, 아반떼 투어링 등이 대표적이죠. 가끔 만나면 저는 너무 반갑더라구요. 하지만 내놓는 족족 실패를 맛봤고, ‘한국은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말도 같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해치백은 노치백 세단에 비해 후방충돌시 덜 안전하다는 루머까지 퍼지기도 했죠. 하지만 플랫폼이 같고 후방충돌 안전성 평가에서도 해치백은 노치백 세단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평가를 받습니다. 루머에요.

  

  조금 더 이야길 풀어볼게요. 해치백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차종이라 수출이 중요한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연구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해치백이 점차 틈새시장 그러니까 많이 팔리는 차보다는 개성을 강조하는 캐주얼한 영역에 치우치게 되었습니다. 좌우 문 개수가 다른 일명 ‘비대칭 도어’로 유명한 현대차 벨로스터가 대표적인 차였어요.

  

  이 차는 현대차 스스로도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개성이 뛰어난 차다' 라고 이야기했었어요. 심지어 벨로스터는 고성능 버전 N까지 확정되면서 점차 대중성과는 멀어지게 되었죠. 그리고 지난해 출시 11년 만에 단종되고 말았죠. 그래서 사실상 국내 해치백모델은 이제 단…  정말 단 한 대도 없습니다.

  자 이제 해치백이나 왜건보다 세단을 선택했던 우리는 2000년대부터는 SUV를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SUV는 차급별로 모두 갖춰져 있고, 브랜드도 다양해 이제 해치백이나 왜건은 아예 설 자리 정도가 아닐 씨가 말라버렸죠. SUV는 세단의 정통성까지 침범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해치백이나 왜건은 일부 수입차 모델이 아니라면 보기 힘든 차종이 되고 말 것 같습니다. .

   

  

  [모플테마] 한국사람이 ‘해치백’을 싫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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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를 대표할 수 있는 단어는 ‘개성’이다. 특징적인 디자인과 운전 재미 등 미니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를 담아 차량을 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니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브랜드의 개성을 더욱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모델을 준비한 것. 그것이 바로 스페셜 에디션 모델이다.

  스페셜 에디션의 시작은 1976년이다. 미니는 출시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미니 1100 스페셜’을 단 5,000대만 제작했고, 이때부터 이른바 미니의 ‘에디션 유니버스’가 확장을 시작했다.  

  

  한정판 미니 중에서도 가장 희소성이 높은 것은 오직 한 대만 제작하는 원-오프 모델(one-off model). 수많은 원-오프 미니 중에서도 세계적인 청바지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특별한 오프로더, ‘레드 머더(Red Mudder)’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레드 머더의 탄생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니는 이전부터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기획해 왔는데 2011년 미니와 손을 잡은 건 세계적인 프리미엄 진 브랜드, 디스퀘어드2(DSQUARED2)였다.

  디스퀘어드2는 1995년 캐나다에서 설립한 회사다.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쌍둥이 형제 딘 케이튼(Dean Caten)과 댄 케이튼(Dan Caten)은 이탈리아계 캐나다인으로 베르사체, 디젤 등 여러 패션 브랜드 디자이너를 거쳐 직접 브랜드를 차렸다. 이때 마돈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유명 가수들이 디스퀘어드2 옷을 입었고, 이후 스타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세계적인 프리미엄 데님으로 급부상했다.

  케이튼 형제가 미니와의 협업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삶의 기쁨’이다. 3-도어를 기반으로 어떤 역경도 극복하고 거침없이, 그리고 즐겁게 달릴 수 있는 특별한 미니를 구상한 것. 그렇게 탄생한 세상에 한 대 뿐인 미니가 바로 레드 머더다.

  

  레드 머더는 미니 3-도어 해치백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툭 튀어나온 휀더와 거대한 올터레인 타이어, 강인한 철제 범퍼를 두른 모습이 평범한 미니와는 사뭇 달라 보인다. 랠리 대회에 나가는 레이스카에 가까운 모습이다.

  

  차체 측면에는 디스퀘어드2의 상징이자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잎 로고와 케이튼 형제의 출생연도인 ‘1964’를 새겼다. 단풍잎 로고는 시트와 운전대 등 실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뒷좌석은 아예 제거하고 필요한 장비를 실을 공간으로 확보했다.

  

  지붕에는 루프 랙과 4개의 서치 라이트를 장착했고고, 메쉬 디자인을 적용한 선루프는 아예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지붕 위에 사람이 올라설 수도 있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레드 머더를 처음 공개힐 당시 케이튼 형제는 지붕 위에 서서 등장하기도 했다. 한껏 지상고를 높인 차체 뒤쪽에는 옛 오프로더들처럼 스페어 타이어까지 장착했다.

  

  그렇다면 미니와 디스퀘어드2는 어쩌다 이런 협업을 진행하게 됐을까? 바로 세계 최대의 에이즈(AIDS) 관련 자선 행사, 라이프 볼(Life Ball)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라이프 볼은 1993년부터 2015년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자선 축제로,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에이즈 연구와 치료를 위한 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했다. 팝 공연은 물론이고 패션쇼, 자선 경매 등 다양한 이벤트가 함께 치러진 것이 특징이다.

  

  미니는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라이프 볼 행사에 참여해 왔다. 아장 프로보카퇴르, 베르사체, 디젤, 미쏘니, 지안프랑코 페레 등 여러 패션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11년 라이프 볼의 패션쇼 호스트였던 디스퀘어드2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것이 레드 머더였던 것.

  레드 머더는 라이프 볼이 주최하는 자선 경매를 통해 판매됐고, 수익금은 레드 머더가 그려진 디스퀘어드2의 한정판 스커트 판매 수익과 함께 에이즈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미니를 ‘청바지 디자이너’가 만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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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는 과거부터 이어지는 발자취를 전설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 뇌리에 머무는 멋진 차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중 포르쉐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레이스카가 있다. 바로 917/20다. 일명 ‘분홍 돼지(Pink Pig)’라 불리는 차다.

  

  917/20이 포르쉐 역사에서도 명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역대 917 시리즈 중 가장 특별한 원-오프 버전이기 때문이다. 그 전설은 1969년에 시작하는데, 다양한 트랙에서 레이스를 펼치기 위한 고성능 레이스카 917의 시작이 이때다. 지난 908 레이스카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시킨 것. 포르쉐 917은 짧은 개발 기간에도 경쟁 상대를 압도하는 성능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켰다.

  

  포르쉐는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카 917을 보유하고도 새로운 레이스카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우승할 특별한 경주차가 필요해서다. 때문에 더 빠르고 정교한 드라이빙을 위한 917 개량 작업을 시작했다. 포르쉐는 특히 공력 개발에 힘썼다.

  

  1971년 포르쉐는 917 개선 프로젝트에 프랑스 디자인 회사 세라(SERA) 디자이너들도 합류 시켰다. 곱지 않은 시선도 뒤따랐다. 외부 인력을 투입했다는 이유 때문. 그럼에도 완벽한 결과물을 향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포르쉐는 개발을 밀어붙였다.

  

  그렇게 탄생한 레이스카가 917/20이다. 공력 성능을 위해 기존 대비 부풀어 오른 차체 크기와 유려한 곡선들 특별한 윙 디자인들을 대거 적용했다. 그 크기가 얼마나 커졌는지 일반 917 대비 전폭만 무려 24cm가 늘어났을 정도다. 하지만 타이어 트랙은 그대로였기에 살이 부풀어 오른 듯이 보였다. 게다가 기존 917의 롱테일마저 짤막하게 바꿔 흡사 돼지를 연상케 하는 외모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917/20은 레이스에 출전하자마자 경쟁팀들을 압도했다. 짧아진 꼬리는 4.9리터 V형 12기통 엔진을 넣기 위한 결과물이었고, 부풀어 오른 차체도 공력성능을 최대로 끌어내기 위함이었다. 또 육중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차체 무게는 고작 813kg에 불과했다. 여기에 V형 12기통 엔진이 발휘하는 600마력의 힘이 더해져 최고시속 360km까지 빠르고 안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모터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포르쉐 917/20 레이스카는 대화 주제의 단골로 올라섰다. 그리고 대화 속 917/20은 ‘돼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일쑤였다. 이를 포르쉐도 모를리 없었다. 그리고 실제 레이스카를 고기 색과 비슷한 핑크로 칠하고 정육점을 연상케 하는 돼지고기 부위를 차체 곳곳에 새겨 넣으며 유머를 발휘했다.

  

  이때부터 917/20은 ‘분홍 돼지(Pink Pig)’라는 이름으로 더욱 유명세를 떨쳤다. 그리고 1971년, 포르쉐의 기술력과 집념 여기에 유머까지 담긴 917/20 레이스카는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다. 진정한 전설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포르쉐는 5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917/20 레이스카를 다양한 방법으로 추억한다. ‘23서울모빌리티쇼 포르쉐 부스에 ‘911 PSR’에 분홍 돼지 리버리를 두른 것 또한 917/20을 기억하기 위한 포르쉐의 노력이다. 이런 노력들이 지금의 포르쉐를 더욱 가치 있게 하는 비결이다.

   

  

  포르쉐 ‘분홍 돼지’ 레이스카에 얽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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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는 날카로운 주행 감각을 통해 운전 재미를 전달하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를 완성하는 데 엔진도 큰 역할을 한다. 강력한 출력은 당연하고 부드러운 작동감과 가속 페달 조작에 따라 빠르게 반응하는 답력이 바로 그것. BMW의 ‘실키 식스’라 불리는 직렬 6기통 엔진이 명성을 배경과 일치한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BMW의 직렬 6기통 엔진의 과거 현재에 대해 알아본다.

   

  1936년, BMW 직렬 6기통 엔진의 시작

  

  BMW 직렬 6기통 엔진이 최초로 세상에 이목을 끌기 시작한 건 1936년이다. BMW 238에 적용한 배기량 2.0리터 직렬 6기통 M328 엔진이 그 주인공이다. M328 엔진은 시대를 앞서는 혁신 기술의 집합체였다. 지금으로부터 90년이나 이전 기술임에도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를 사용했고 DOHC와 유사한 밸브 제어 기술도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수치적으로도 인상적이었다. M328 엔진의 초고출력은 80마력, 최대 토크는 13.8kgm를 발휘했다. 당시로선 무척 높은 출력 수치였다. 무엇보다 엔진 회전수가 최대 5,000rpm에 이른다는 점도 놀라움을 자아냈다. 게다가 회전할 때 질감도 매끄러워 본격적인 ‘실키 식스’의 명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74년, 레이싱카로 확장한 실키 식스의 명성

  

  1973년은 실키 식스의 명성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한 해다. 1968년 개발한 M30 직렬 6기통 엔진의 고성능 버전을 BMW 레이싱카 역사에 길이 남을 BMW 3.0 CSL 쿠페에 적용했던 것이다. 이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M30 직렬 6기통 엔진의 흡배기 밸브가 실린더당 4개였다는 점이다. 당시는 실린더 당 2개의 밸브를 쓰는 게 일반적이었던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덕분에 엔진 반응 속도는 빨라지고 고출력으로 세팅하는 데도 유리했다.

   

  출력을 끌어올린 M30 엔진은 최고출력 450마력이라는 무시무시한 출력을 뿜어냈다. 그 결과 BMW 3.0 CSL 레이싱 쿠페는 1973년부터 1979년까지 5년 연속 유럽 투어링카 챔피언십을 비롯해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BMW 실키 식스 엔진에 ‘강력함’이라는 수식어를 더하는 계기를 만든 셈이다.

   

  1978년, 최초의 M 전용 직렬 6기통 엔진의 탄생

  

  1978년에는 최초의 M 버전 직렬 6기통 엔진이 탄생했다. BMW M 최초의 전용 차이자 BMW 최초의 미드십 슈퍼카 ‘M1’에 탑재한 M88 직렬 6기통 3.5리터 엔진이 그것이다. 고성능 모델을 위한 전용 엔진답게 첨단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따라서 여러 수식어들이 붙는데, 그중 대표적인 게 ‘최초의 양산형 DOHC 엔진’이다. 아울러 ‘독립식 스로틀 밸브를 사용한 인젝션 기술’, ‘드라이 섬프 윤활 방식’도 탑재했다. 이렇게 완성한 엔진은 최고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3.6kgm를 발휘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BMW는 직렬 6기통 엔진의 현대화를 본격화 한 것이다.

   

  1980년, 최초의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의 탄생

  

  BMW는 수십 년 동안 직렬 6기통에 자연흡기 방식만 고집했다. 매끄러운 회전 질감을 유지하기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더 고출력을 추구하는 시대 요구에 따라 터보차저를 얹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처음 적용한 엔진이 바로 M102 직렬 6기통 3.2리터 엔진이다.

   

  M102 엔진을 탑재한 차는 1980년 출시한 1세대 7시리즈 그것도 745i에 적용했다. 첫 번째 시도를 담은 엔진이었음에도 플래그십에 얹을 수 있을 만큼의 자신감을 표출했던 것이다. 수치도 최고출력 252마력과 2,600rpm의 낮은 영역부터 4,000rpm에 이르는 고른 영역에서 최대토크 38.7kgm를 발휘하며 준수한 성능을 뽑아냈다.

   

  2000년, 리터당 100마력을 넘어선 고회전 자연흡기 직렬 6기통 엔진 개발

  

  새 천년에 접어들어 BMW는 직렬 6기통 엔진에 더욱 강력한 성능과 감성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대표적인 엔진은 E46 M3에 탑재한 S54B32 직렬 6기통 3.2리터 엔진이다. 1990년을 풍미한 과거 엔진과 비교해 배기량을 늘리고 캠샤프트와 밸브, 압축비, ECU, 스로틀 컨트롤러, 오일 펌프 등 세부적인 개량을 거쳐 완성했다.

  

  더불어 당시 유행했던 고회전 엔진 방식을 적용해 최고출력 343마력을 7,900rpm에서 뿜어낼 수 있도록 제작했다. 37.2kgm에 달하는 최대토크 역시 4,900rpm에서 발휘했다. 단순히 작동 엔진 회전수를 높인 것뿐만 아니라 레드존에 가까워진 순간에도 지치지 않고 부드러운 회전 질감, 호쾌한 배기음까지 갖추며 BMW 실키 식스 엔진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을 수 없이 양산해 냈다.

   

  2014년, 고성능 트윈터보 직렬 6기통 엔진의 시작

  

  2000년 이후 BMW 직렬 6기통 엔진의 발전 속도는 점점 가속도가 붙는다. 대표적인 예로 5세대 BMW M3에 탑재한 S55 직렬 6기통 3.0리터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꼽을 수 있다. S55는 N55의 고성능 버전으로 기본형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담았다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M 전용 엔진으로 튜닝하며 엔진 블록, 크랭크샤프트, 피스톤, 밸브, 터보차저 등 광범위한 수정을 거쳐 최고출력 460마력, 최대토크 45.1kgm를 발휘했다. 터보 차저를 얹고도 7,600rpm에 달하는 최대 회전수는 과거 S54 엔진에서 물려받은 유산이다. RPM 게이지가 레드존에 가까워져도 활기찬 반응은 짜릿함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BMW 실키 식스의 매력

  

  BMW 직렬 6기통 엔진은 B58, 그리고 S58 두 가지 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둘 모두 3.0리터 배기량에 트윈파워 터보를 장착해 고성능을 지향한다. 다만, 세부 설정에서 차이를 둔다. B58은 최고출력 387마력으로 세팅해 M340i, M440i, Z4 M40i, M240i 등에 폭넓은 활용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반면, S58은 M을 위한 고성능 엔진으로 세팅했다. 2개의 터보는 압축비를 더욱 쥐어짜고 엔진 최대 회전수도 7,200rpm까지 끌어올렸다. 부품 조합도 달리해 달성한 최고출력은 510마력. 이렇게 다듬은 S58은 현재 판매 중인 M3와 M4 그리고 X3 M, X4 M의 컴페티션 버전에 탑재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실키 식스라 불리는 BMW 직렬 6기통 엔진의 명성은 오랜 시간에 거쳐 완성시켜 온 결과물이다. 현재의 BMW 직렬 6기통 엔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날카로운 반응 속도, 매끄러운 회전 질감, 강력한 힘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담금질 된 것들이다. 따라서 BMW 역시 점점 전동화 물결을 받아들이는 가운데, 차세대 실크 식스 엔진은 어떤 변화를 담고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BMW ‘실키 식스’ 직렬 6기통 엔진의 과거와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