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큰일 나는데 신경 안 쓰는 부품, 자동차 와이퍼
자동차 와이퍼는 안전 운행을 위해 꼭 필요한 장치다. 눈, 비가 오거나 먼지가 잔뜩 쌓여있다면 앞을 볼 수 없어 운행이 어려울 터. 운전자가 밖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바로 와이퍼다. 사실상 우리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중요 부품이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던 부품이기도 하다. 눈에 띄지도 않고 그냥 묵묵히 제 자리에서 역할을 다할 뿐, 다른 부분처럼 신경 써서 체크하는 부품은 아니다. 이번 시간에는 묵묵히 안전운행을 돕는 숨은 공신, 와이퍼의 역사와 종류 그리고 장단점까지 한 번에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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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와이퍼는 자동차 발명품이 아니었다. 1903년 매리 앤더슨이라는 한 여성이 우연히 유리창을 청소하다 발명한 물건이다. 와이퍼는 걸레보다 훨씬 빠르게 물을 닦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흡수한 물을 짤 필요도 없었다. 이 획기적인 발명품은 차차 자동차에도 적용되기 시작하며, 1916년 대부분 자동차에서 기본으로 갖춘 부품이 되었다.
와이퍼가 자동차 필수 장치로 인정받은 후 10년 뒤, 독일 부품 제조사 보쉬(Bosch)는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와이퍼를 개발했다. 이는 자동차 안전을 크게 향상시킨 혁신적인 발전이었다. 그리고 30년 후 먼지와 이물질을 깨끗이 닦아주는 유리 세척 시스템이 개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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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는 훨씬 얇고 정확하게 잘린 와이퍼 고무 덕에 눈에 띄게 성능이 좋아졌다. 1986년에는 와이퍼에도 스포일러 역할을 하는 장치가 추가되기 시작했다. 자동차 기술 발전에 따라 주행속도가 빨라졌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 스포일러가 얹힌 것. 1990년대 말부터는 와이퍼를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는 어댑터가 개발됐다.
와이퍼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소재부터 디자인, 작동 방식 등 모든 부분에 있어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실제로 와이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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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구조와 모양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와이퍼는 텐덤 방식이다. 와이퍼 두 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각각 부채꼴을 만들며 이물질을 닦는다. 대부분 모델들이 이 방식을 사용한다. 대형차나 군용차 등 유리가 큰 자동차에서는 와이퍼가 3개인 텐덤 방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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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향형 방식도 와이퍼가 부채꼴을 만든다. 하지만 움직이는 방향이 반대다. 그래서 대향형으로 불린다. 와이퍼가 유리 좌우 바깥쪽을 향해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는데, BMW 순수 전기차 i3가 이 방식을 사용한다. 참고로 A 필러 쪽에 와이퍼가 위치하는 대향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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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퍼가 하나인 싱글 방식도 있다. 보통 가운데 위치하며 혼자 부채꼴을 만든다. 주로 레이스카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일반 자동차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초고속에서 달리는 레이스카는 공기 저항 등의 이유로 싱글 방식을 사용한다. BMW의 전설적인 미드십 슈퍼카 M1도 싱글 방식을 채택했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시내버스에는 수직 방식 와이퍼가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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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에 따라 나눌 수도 있다. 크게 일반형, 플랫형, 하이브리드형으로 분류한다. 일반형은 싸고 우수한 밀착력으로 두루 사용되는 방식이다. 대신 이물질로 인한 떨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동결되기도 비교적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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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형은 일반형의 단점을 보완한 방식이다. 프레임 구조물 간 이음 부분이 없기 때문에 마찰 소음이 적고, 밀착력이 뛰어나 고속 주행 시에도 안정적이다. 대신 밀착 압력이 일정하지 않아, 와이퍼 끝 쪽이 들뜨거나 끌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와이퍼의 경우 이런 문제점도 거의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출시하는 많은 모델들이 플랫형 와이퍼를 사용한다.
마지막 하이브리드형은 일반형과 플랫형을 섞은 방식이다. 장점을 두루 갖추긴 했지만, 부피가 크고 가격도 비싸다. 하이브리드형은 큰 부피로 고속 주행 시 많은 바람 저항을 받게 된다. 때문에 와이퍼에 공기 흐름을 유연하게 만드는 곡선을 넣어 이를 극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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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앞 유리에 장착된 와이퍼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해치백이나 왜건, SUV, 미니밴 등에는 뒷유리에도 와이퍼가 장착된다. 세단 뒷유리에도 와이퍼가 있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긴 하다. 반대로 SUV임에도 와이퍼가 없는 경우도 있다.
달리는 차에는 와류가 생긴다. 소용돌이치는 공기의 흐름이다. 차는 달리면서 공기를 밀어내는데, 그 자리가일시적으로 진공이 돼 주변과 압력차가 생기게 된다. 압력차에 의해 공기가 움직이고, 빈 공간인 차의 뒤쪽으로 공기가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이때 먼지나, 빗물 등의 이물질이 함께 딸려오기 때문에 이를 닦기 위해 뒤 유리에 와이퍼를 장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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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해치백이나 왜건, SUV, 미니밴 등은 후면부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형태를 갖고 있다. 이런 구조는 세단 대비 큰 와류를 일으킨다. 이게 주변 먼지, 빗물 등이 많이 달라붙는 원인이다. 세단의 경우 이물질이 뒷유리보다 트렁크 해치 뒤쪽에 몰려, 와이퍼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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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해치백, 왜건, SUV, 미니밴 등이라고 무조건 뒤쪽 와이퍼가 있고, 세단은 무조건 없는 건 아니다. 포르쉐 928은 패스트백 스타일의 날렵한 디자인을 가졌음에도 뒤쪽에 와이퍼가 위치한다. 반대로 카이엔 쿠페는 SUV임에도 뒤쪽 와이퍼가 없다. 치밀한 공기 역학 설계 덕분에 와류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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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임에도 뒤쪽에 와이퍼가 있는 경우도 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판매하는 차가 그렇다. 또, 과거에는 헤드램프에 와이퍼가 장착되기도 했다. 최근 출시하는 차에서는 보기 힘든 옵션이지만, 그래도 아직 헤드램프 워셔 기능은 남아 있다.
자동차에 없어서는 안 될 부품 와이퍼. 자동차는 물론이고 비행기나 기차에도 장착된 중요한 장치다. 소음이나거나 깨끗이 닦이지 않는다면 와이퍼를 교체하길 추천한다.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에도 고무가 상했을 수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