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믿고 살 수 있을까
중고차 생활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중고차에 대한 여러 영역을 꼼꼼히 되짚어보고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국내 중고차 거래량은 연간 207만대에 이릅니다. 신차에 비하면 약 1.2~1.3배나 될 만큼 큰 규모입니다. 하지만 신차와는 달리 중고차는 판매과정이나 구매자의 심리가 전혀 다르게 작용합니다. 요컨대 신차는 구매하고자 하는 차의 가격, 용도와 스타일도 중요하지만, 전 세대 모델에 대한 평판과 개인적 경험 등이 구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중고차는 사고는 없는지 구매하고 나면 고장 나지 않을지 고민이 듭니다. 심지어 취등록비용이나 공채 등을 납입하고 낸 잔금은 제대로 받은 것인지도 의문이죠. 간혹 여성운전자들은 중고차 중개인에 대한 선입견도 작용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정보격차가 크다는 ‘레몬마켓’ 특성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구매자를 안심시키는 중고차 중개인이야 말로 가장 훌륭한 덕목을 가졌다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구매자는 어떻게 해야 안심할 수 있는 걸까요? 대표적인 5가지 요소를 살펴보겠습니다.
구매에 앞서, ‘사고는 없을까?’
중고차 믿고 살 수 있을까
중고차를 판매하는 중개인이나 중고차 상사 그리고 광고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신뢰’를 강조합니다. 무언가 베일에 쌓여 있는 듯 보이면 분명 소비자를 속이기 위한 장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죠. 그리고 대부분 그렇기도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믿을 수 있는 것만 믿어야’ 합니다. 이 중 가장 소비자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든 단연 구매대상에 오른 차의 ‘사고 여부’ 확인입니다.
그래서 중고차 성능-상태점검 기록부를 작성해 매수자에게 고지하고 일정기간 보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기록부에 사고의 유무와 각종 상태를 표기해서 구매자에게 고지하도록 되어 있으니까요. 여기에 표기된 사고기록은 ‘주요 골격부위의 판금-용접-수리 및 교환’에 해당되는 내용의 사고기록만 남습니다. 볼트로 골격부와 고정된 외판의 교환이나 수리 등은 사고로 보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런 이유로 외판 교환을 했음에도 프레임은 손상되지 않았으니 사고차가 아니라고 하는 중개인의 주장은 납득이 갑니다. 하지만 구매자 입장은 조금 다르죠. 외판을 교환한 흔적이 뻔히 있는데 사고차가 아니라니 인식의 차이가 느껴지는 겁니다. 거의 대부분 중고차를 보러 온 사람들은 본넷을 볼트 풀린 자국이나 씰링의 강도와 균일함, 표면 페인팅 등을 살펴봅니다. 간단하게 사고차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알려졌기 때문이죠. 여기에서 뭔가 미심쩍은 부위가 포착되면 그때부터는 상호간 어떤 이야기도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집니다.
중고차 믿고 살 수 있을까
따라서 이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함께 감가 요인으로 살펴서 구매자와 판매자 간 합의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약간의 팁을 더하자면 외판 교환이 된 프레임 무사고차를 구입하는 것도 합리적인 중고차 구매방식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중고차를 구매하는 많은 사람들이 엔카나 KB 차차차 등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통해 구입하는 만큼 제3자의 사고차 확인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차가 마음에 들면, ‘시세는?’
시세는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온 자동차들의 평균가격입니다. 평균값이니 불현듯 평균범위에서 벗어나는 고가의 차 혹은 저가의 차가 매물로 나오면 시세는 변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시세란 것이 널을 뛰는 편은 아닙니다. 따라서 대체로 시세에 맞는 차라면 앞서 전한 사고 유무만 확인해 구매하는 것도 올바른 구매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간혹 단지별로 ‘시세위원회’ 등 암암리의 담합을 하는 행동도 있었습니다. 중고차 단지의 특별한 서비스를 앞세워서 타 단지에 비해 더 고가인 이유를 소비자들에게 강요하기도 했었죠. 최근엔 거의 사라졌습니다만 고가의 수입차가 많이 있는 단지에서는 자주 확인되곤 했습니다.
중고차 믿고 살 수 있을까
그러므로 본인이 구매의사가 있다면 매물의 시세 정도는 연식별로 확인해 구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엔 광고 플랫폼에서 시세를 제공하고 있지만 저 마다 시세폭이 차이가 심한 경우가 있어 절대 신뢰를 보내기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희소한 차가 아니라면 구매 시 반드시 참고해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보태어 구매자가 판매자와 적절한 신뢰도를 형성하려면 시세에 부합하는 모델이라는 점을 상호간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 시 ‘원활한 계약과 명의 이전’
중고차는 차량 금액 이외에 이전등록비, 보험료, 기타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이전등록비란 차를 구매할 때 명의를 이전하면서 발생하는 세금과 기타비용을 말하지요. 계산법은 처음 보면 조금 복잡해 보입니다만 응당 거래시 발생하는 구매비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혹 ‘매도비’에 대해선 갸우뚱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불해야 하는게 맞습니다. 매도비란 중고차 상사와 개인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비용인데, 중고차 상사가 해당 매물을 보유하면서 발생하는 부대비용에 대해서 법적으로 보장받도록 허가한 내용입니다.
중고차 믿고 살 수 있을까
하지만 이 매도비란 것이 중고차 단지들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점 때문에 구매자와 판매자간 문제가 발생합니다. 심지어 같은 중고차 단지 내 상사들도 매도비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오죠. 매도비는 단지내 주차비용이나 상품화 후 관리비 등 제반요소를 담은 비용입니다. 평균적으로 20~40만원 선에서 결정되는데 자동차 관리법에 기재된 합법적인 수수료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단지 내 조합에서 매도비를 정하는 편이죠.
이처럼 중고차 구매 결정과정에서 원활하게 계약을 하고 명의를 이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더해 무언가 사족이 붙는다면 반드시 의심해보고 이유를 살펴야 할 겁니다. 법적으로는 차량 계약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완료해야 하는 사항이므로 등록이 완료되고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중개인으로부터 고지를 요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취등록비용과 공채매입비용 등 구매 후 중개인이 진행하는 모든 과정의 납부 내역과 금액 이동과정은 영수증 등으로 빠짐없이 챙겨 놓아야 합니다. 함부로 카드를 건네거나 일정 비용을 수고비로 요구할 경우는 응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구매 후 ‘이 차 보증은 되는 거죠?’
구매자가 중고차 판매자로부터 구매한 이후 보증 기간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신차만 보증기간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죠. 중고차 역시 구매 후 일정 기간은 엔진과 변속기 등 주요부품에 대해서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중고차 믿고 살 수 있을까
중고차 중개인이 매입한 물건에 대해서 성능점검을 받을 때 해당 성능장은 보험사를 통해 자체 보증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니 말이죠. 별도로 판매자가 보증 프로그램을 가입해 구매자의 안심을 유도하는 배려를 한다면 금상첨화입니다. 하지만 역시 이런 별도의 보증 프로그램은 소비자의 자동차 판매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고차라는 특성상 보증은 구매 후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장치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예산 범위에 반드시 보증비용을 지불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하겠죠.
간혹 연식이 꽤 지난 차 혹은 고장부위에 대해서 고지를 받은 차라고 하더라도 성능점검장에서 보험으로 보증수리가 가능한 부분은 꼭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자동차는 여러 부품들이 조합을 이루어 달리며 돌고 섭니다. 따라서 고장 부위에 연결된 다른 부분도 당장은 멀쩡할지라도 주행거리가 조금만 지나도 곧 이상증상을 드러낼 수 있으니까요.